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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24년만의 수비 MVP가 될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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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24년만의 수비 MVP가 될까?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0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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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올 시즌 전북 현대는 또 다시 우승을 목전에 뒀다. 최종전에서 미끄러지지 않는다면 전무한 K리그1(프로축구 1부) 5연패를 달성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스트라이커 구스타보와 일류첸코가 나란히 15골씩 뽑아내며 전북이 1위를 달리는 데 큰 몫을 담당했음에 틀림없다. 허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 시즌 전북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주장 홍정호(32)의 존재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게 축구계 중론이다.

지난달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는 7일 예정된 2021 하나원큐 K리그1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최우수선수상(MVP)과 최우수감독상,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등 4개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MVP 후보진. 리그 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북은 센터백 홍정호를 MVP 후보로 선정했다. 2위 울산 현대는 올 시즌 최고의 이적생으로 꼽히는 이동준, 3위 대구는 명실상부 K리그 최고 외인으로 군림 중인 세징야, 4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토종 득점왕 등극을 눈앞에 둔 주민규를 내세웠다.

홍정호가 K리그1 MVP 후보에 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정호가 K리그1 MVP 후보에 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실적으로 3파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우승 팀에서 MVP가 나온 사례가 가장 많고, 1위 팀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2위 팀에서 으뜸별을 배출한 사례가 뒤를 잇는다. 우승 향방에 따라 홍정호나 이동준 둘 중 하나가 유리해 보인다. 다크호스는 주민규다. 22골을 넣어 2위 라스(18골·수원FC)와 격차를 벌려놓았다. 2016년 정조국(당시 광주FC) 이후 4년 만에 토종 득점왕 등극이 확실시 된다.

공격포인트가 적을 수밖에 없는 수비수는 MVP 경쟁에서 골과 도움으로 말하는 공격수보다 주목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나 라운드 MVP도 주로 극적인 골을 넣거나 멋진 득점으로 승리를 이끈 선수들이 차지하기 일쑤다.

허나 올해 전북이 우승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수비수인 홍정호가 MVP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북은 김상식 신임 감독 체제에서 경기력에 기복을 보였다. 팀을 이끌던 이동국마저 은퇴한 상황에서 홍정호는 경기장 안팎에서 팀 중심을 잡았다. 김 감독은 '화공(화끈한 공격)'을 팀 색깔로 내세웠지만 전북은 올 시즌 수비력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37경기에서 37실점. 경기당 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69골로 팀 득점 1위이기도 하지만 뒷문 단속을 잘한 덕에 5연패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홍정호가 K리그1 MVP 후보에 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정호가 K리그1 MVP 후보에 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정호는 전북 센터백 중 가장 많은 35경기(선발 34경기)에 출전했다. 9월 울산과 현대가 더비 등 중요한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 패배를 막기도 했다. 29라운드 울산전에서 후반 41분 이동준의 헤더를 골라인 앞에서 몸을 던져 걷어낸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16라운드 FC서울전에선 극적인 역전 결승골로 4-3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KBS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논의한 결과 거의 이견 없이 홍정호를 MVP 후보로 정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었고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선수로 모자람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K리그 역대 MVP들을 돌아보면 수비수 수상 사례는 1991년 정용환(대우 로얄즈), 1992년 홍명보(포항제철), 1997년 김주성(부산 대우 로얄즈) 단 3번에 그친다. 홍정호는 24년 만에 수비수로 MVP에 도전하는 셈이다.

MVP는 선수(30%), 감독(30%), 기자단(40%) 투표를 합산해 결정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자단 투표는 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5일 오후 8시 마감된다. 전북이 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릴 경우 홍정호의 수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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