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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솨이 논란' WTA 강수, 사면초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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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솨이 논란' WTA 강수, 사면초가 중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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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여자 복식 우승을 차지하고 복식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펑솨이(35). 지난달 초 중국 고위 관료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폭로 후 묘연해진 행방으로 국제적 화제가 된 인물이다.

테니스계는 펑솨이의 안전에 주목하고 있다. 여자프로테니스(WTA)는 강수를 뒀다. 스티브 사이먼 WTA 대표는 2일 펑솨이에 대한 안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들을 모두 보류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시즌 최종전인 WTA 파이널스를 2030년까지 개최하게 돼 있으며 계약 규모가 무려 10억 달러(1조1000억 원)에 달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위 관료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폭로 후 행방이 묘연해졌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안전 문제로 세계가 떠들썩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WTA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의 개최를 보류하기로 했다”며 “펑솨이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밝히는 것에 압력을 받는 곳에 우리 선수들이 가서 경기하도록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로 맹활약했던 펑솨이는 지난달 초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가오리(75) 중국 전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는데, 이후 이 계정이 사라졌고 펑솨이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이후 중국 관영매체에선 일제히 펑솨이가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WTA 투어에 보낸 반박 메일과 무사함을 알리는 사진과 영상 등을 차례로 공개됐지만 펑솨이가 누군가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또 지난달 말 펑솨이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했는데 바흐 위원장이 장가오리 전 부총리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을 더 키웠다.

WTA 투어는 펑솨이와 바흐 위원장의 영상 통화 사실이 공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펑솨이의 안전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내왔고 이번에 “중국은 이 문제를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대회 보류를 선언하게 됐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도 WTA 결정에 지지 의사를 밝혔고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78·미국)도 “사이먼 대표의 인권을 수호하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런 결정이 여자 테니스가 여성 스포츠의 리더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힘을 보탰다.

IOC는 펑솨이와 두 차례 영상 통화에 이어 다음달 직접 만나볼 계획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도 중국에 ‘믿을만한 증거’를 요구하며 “최근 공개된 그의 모습으로는 펑솨이의 안전과 자유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IOC도 다시 움직였다. 2일 펑솨이와 두 번째 영상 통화를 한 것. IOC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기로 했으며 내달 직접 만나기로 했다”며 “우리도 펑솨이의 안녕과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IOC는 중국 스포츠 단체들과도 이런 우려에 대해 직접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조용한 외교’를 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주의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에 가장 유망한 방법이라 여긴다”고 덧붙였다.

IOC로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였다.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기 때문.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적으로 올림픽을 진행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중국은 큰 반응이 없다. ‘스포츠의 정치화’에 반대한다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WTA의 중국 대회 개최 보류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여러 차례 관련 입장을 설명했다”며 “우리는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행위를 일관되고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WTA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선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불편한 심기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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