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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PD의 끝이자 시작,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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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PD의 끝이자 시작,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 [SQ현장]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12.0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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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김태호 PD의 새로운 도전을 알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먹보와 털보'가 공개된다.

8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먹보와 털보'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생중계 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비(정지훈), 노홍철, 김태호 PD, 장우성 PD, 이주원 PD, 이상순 음악 감독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먹보와 털보'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다. 의외의 '찐친'인 '먹보' 비와 '털보' 노홍철이 바이크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각양각색 다양한 여행의 재미를 선보이는 릴랙스 한 풀코스 여행 버라이어티.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MBC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까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김태호 PD와 장우성, 이주원 PD가 지상파 소속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여기에 '놀면 뭐하니?'를 통해 제작진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작곡가로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이상순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김태호 PD는 "전혀 계획적이지 않았다. 노홍철에게 연락이 와서 '비하고 라이딩 캠핑 다니는데 재밌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월드스타 비 안에 가난이 있다', '신이 몸은 주셨는데 머리는 안 줬다. 너무 재밌다'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희는 '연예계 톱 티어하고 홍철이가 어떻게 친하지'라는 생각으로 따라가보자고 준비를 하고 있다가 넷플릭스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프로그램 제작 계기를 밝혔다.

20년 정도 바이크를 탔던 비가 새 친구 노홍철에게 이를 강력 추천했고, 두 사람은 촬영 전인 작년 여름부터 강원도, 제주도 등 전국에서 라이딩과 캠핑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아오고 있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은 김태호 PD가 궁금해했던 '친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비는 노홍철에 대해 "인간적인 매력이 없어서 인간적이다. 서로 피해 안 주려고 하고 부탁 하는 거 받는 거 싫어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면들이 저랑 좀 닮아있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했다. 10년 20년 봐서 끈끈한 게 아니라 언제라도 안 볼 수 있고 그런 사이다. 죽이 잘 맞는다고 보시면 된다"면서 "시즌 2도 조심스럽게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홍철은 "잘 맞았던 건 정말 깨끗하다는 점이다. 제가 겪어본 연예인 중에 제일 깨끗하다. 늘 향이 난다. 놀라운 자기 관리를 보여준다. 부탁하고 받는 걸 안 좋아하는데 부탁할 일을 안 만든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 가 봤는데 단연 최고"라고 비를 극찬했다.

김태호 PD 역시 두 사람의 꾸밈없는 친분에 대해 공감했다. 김태호 PD는 "노홍철 씨가 너무 재밌다고 추천 많이 해주셨고 싹쓰리로 경험이 있었지만 첫 녹화 끝나고 노홍철 씨가 '생각보다 재미없다'면서 '혼자 하면 안되겠냐'고 했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희한한게 한 분은 개인주의고 한 분은 이기주의라 친하지만 선은 넘지 않는 오묘한 관계가 재밌었다. 시간 지나면서 스킨십도 많아지고 자연스러워지는 모습이 재밌었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렇듯 분명한 두 사람의 캐릭터가 프로그램에 그대로 담겼다. 김태호 PD는 "의도적으로 뭘 담아야지 했던 게 아니라 캐릭터를 살리고 두 사람의 여행을 그대로 담아야지 생각했다. 심심한 부분은 심심하게, 스펙터클한 부분은 스펙터클하게 담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먹보와 털보'는 기존에 발매된 음악들을 상황에 맞게 골라서 사용하던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음악도 오리지널로 작업을 해보자’는 제작진의 일념 하에 시리즈 전체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곡을 새롭게 작업했다.

장우성 PD는 음악 감독으로 이상순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2년 전 놀면 뭐하니 위플래시 때 처음 뵀었다. 스무스하게 전체를 보는 그림 그려주셨던 기억이 깊게 남았다. 바이크하면 헤비메탈, 록이 보통 생각나는데 두 분은 그런 감성이 아니라 시속 60km로 수천만원짜리 바이크 타고 다니는 게 유람 같았다. 생각보다 어쿠스틱한 감성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모시게 됐다"고 전했다.

이상순은 "보통 기존의 곡들을 분위기 맞게 쓰는게 보통이다. 근데 모든 곡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해서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제안 준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면서 "작업 시간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 공을 들여서 곡들 만들게 됐다. 일단 이승렬, 조원섭, 토마스쿡, 원슈타인 등 제가 알고있는 최고의 아티스트 섭외해서 노래 부탁을 많이 드렸다. '먹보와 털보' 덕분에 이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김태호 PD는 이상순 음악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만족도를 전하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서로는 재밌다고 하는데 재미 없으면 어떡하냐는 얘기가 나왔다. 혹시라도 안되면 이상순 감독님 열 편짜리 뮤직비디오 만든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그런데 딱 적합하게 음악이 좋게 나와서 그림이랑 너무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먹보와 털보'를 통해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협업한 김태호 PD는 "그동안 패스트푸드만 만들다가 갑자기 한정식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재료 하나하나 고민하고 이거 다음에 뭐가 나와야 맛있을지 어떤 음악이 들어가야할지 작업 자체가 새롭고 재밌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전반적인 촬영 분위기를 바꿨다고도 털어놨다. 김태호 PD는 "회의실 편집실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었다. 매주 콘텐츠 만들다보니 서로 대화를 길게 해보지도 못했다. 조금 더 길게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콘텐츠 만들수 있었겠다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주원 PD는 "저희가 매주 제작하다가 이렇게 통으로 제작을 한 번 해보니까 출연자와 스태프 관계도 돈독해졌지만 제작진들 사이 관계도 좋아져서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장우성 PD는 "훨씬 꼼꼼하고 높은 기준에 맞춰야한다는 부담이 처음에는 있었는데 이런 스탠다드가 왜 정립됐는지 설득이 됐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저희도 도전하면서 190개 국에서 봐도 모두가 좋아할 콘텐츠 만들어보자는 동기가 점점 부여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MBC 퇴사를 예고한 김태호는 '먹보와 털보'에 대해 "제가 20년 몸 담은 MBC와 넷플릭스가 협업했다. 새로운 미디어에 대해 궁금해하시고 의지가 있으신 분들이 모여서 함께 한 작품"이라면서 "저한테는 넷플릭스 작품이긴 하지만 엠비씨에서 마지막 뜨거운 기억을 남길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MBC 내부에서도 글로벌 스탠다드 경험하게 된 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와 하고 싶은 것들 몇 개 더 있다. 이제 시작이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제작진이 전하는 '먹보와 털보'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이주원 PD는 "저희가 초점을 맞춘 건 여행이긴 하지만 두 분 여행을 따라가면서 찍은 것들이다. 풍경의 맛과 멋도 좋지만 두 분이 만들어내는 리얼한 이야기들이 관전 포인트"라고, 장우성PD는 "두 출연자가 정말 좋아한다는 느낌을 시청자 분들도 분명히 알아채실 것 같다. 그런 순간이 나올 때마다 편집하면서 짜릿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프로그램 만들면서 계속 돌아보게 됐다.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홍철은 "정말 모두가 즐거운 여행을 했는데 저희만 간직하지 않고 많은 분들께 보여줄 기회가 생긴 거 같다. 더 많은 분들이 좋은 그림, 좋은 영상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김태호 PD는 "열 편을 몰아보시기 보다는 훌륭한 영화, 드라마 사이사이 골라보시기 좋은 오아시스 같은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10부작으로 제작된 '먹보와 털보'는 오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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