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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연속, '백신거부' 조코비치 운명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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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연속, '백신거부' 조코비치 운명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1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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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호주 오픈 3연패에 빛나는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테니스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자국으로 돌아가야 할 최악의 상황에서 호주오픈 4연패 도전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다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출입국 관리와 세관, 이민 업무 등을 수행하는 호주 국경수비대(ABF)는 조코비치가 입국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백신 거부’에서 시작된 조코비치 논란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출전을 두고 호주 당국과 첨예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명실상부 남자 테니스 최강자다. 20차례나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고 현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랭킹 1위다.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서만 9차례 정상에 올랐고 오는 17일 개막하는 이 대회에서 4연패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백신 접종을 거부해온 조코비치가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호주에 입국했는데, 입국 심사가 불허된 것. 호주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만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터라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내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코비치는 이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물론 조코비치 측이 억지 논리를 펼친 것은 아니다. 호주 입국 전 호주 보건 당국으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는 것. 다만 비자 발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결국은 조코비치가 웃는 것처럼 보였다. 호주 법원은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고 10일 오전까지 호주 멜버른 내 호텔에 격리돼 있던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대회장으로 이동해 현지 적응과 훈련에 돌입했다.

호주 현지에선 조코비치의 입국 불허를 요구하는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그러나 상황은 또 급반전되고 있다.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4일 스페인에서 출국한 조코비치는 1일 사전 제출한 입국신고서에서 ‘호주행 항공편 탑승 전 14일 이내에 (다른 나라를) 여행했거나 여행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거짓이라는 정황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전후 조코비치는 모국인 세르비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르투갈 테니스 전문기자 호세 모르가도의 트위터 계정에 조코비치가 지난달 25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 핸드볼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려져 있었던 것. 또 다음날엔 조코비치가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테니스를 치고 있는 것도 목격됐다.

호주 입국신고서에는 거짓이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을 적을 경우 심각한 범죄로 간주해 민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적혀있다. 대회 출전 무산은 물론이고 비자 취소도 가능해 즉각 고국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

조코비치는 입국신고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대리인에게 맡겼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불리하게 바뀐 것은 사실이다. 패소 후에도 호주 정부는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온 터. 이를 위해선 조코비치의 입국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며 비자 취소 조처가 공공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국신고서 허위 제출로 확실한 명분을 얻게 된 모양새다. 비자가 취소될 경우 조코비치는 3년 간 호주 입국이 금지된다.

호주 테니스 선수 닉 키리오스는 "조코비치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챔피언이라고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사진=EPA/연합뉴스]

 

테니스계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호주 남자 테니스 선수 닉 키리오스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난 어머니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백신을 맞았다”면서 “조코비치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챔피언이라고들 하지만 그 역시 사람에 불과하다. 조코비치는 더 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때 코치로 조코비치를 지도했던 보리스 베커(독일)도 영국 데일리메일 칼럼을 통해 “전 코치로서 조코비치를 가족처럼 여기지만 이번에는 그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조코비치가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아주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의 선수로 지위를 굳힐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코비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인으로서 그가 앞으로도 백신을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면서도 “조코비치는 10년 안에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회 준비를 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앞서 “이런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조코비치의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된 것은 조코비치 자신의 결정 때문이기도 하다”며 “호주 사람들이 그동안 국경을 폐쇄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그들이 ‘호주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조코비치(맨 뒤, 가운데)는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음날에도 테니스 행사에 마스크 없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베오그라드 테니스협회 SNS 캡처]

 

백신 접종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 문제다. 다만 나달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 모두가 정한 규칙을 깨뜨리려고 하는 것은 ‘민폐’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시국 이후 조코비치의 행적을 보면 이번 논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다. 조코비치는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던 2020년 6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을 순전히 개인의 부주의로 돌리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지만 조코비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미니 투어를 기획해 유럽 지역을 순회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심지어 2020 도쿄올림픽과 유럽축구선수권 2020 등이 연기된 상황이었고 대부분 스포츠가 무관중 경기를 고수하던 터였는데, 해당 행사에선 수천 명의 입장을 허용했고 이 과정에서 조코비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에도 코로나19에 확진됐는데, 양성 판정을 받은 다음날에도 자국 내에서 열린 테니스 행사에 참석했고 심지어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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