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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두산-한화-SSG, 연봉 협상 특징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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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두산-한화-SSG, 연봉 협상 특징은?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1.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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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야구 구단들이 전력구성을 마치고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선행될 것이 있다. 바로 연봉협상. 올 시즌 연봉을 확정한 뒤에야 선수들은 다른 생각 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

해를 넘기지 않은 SSG 랜더스를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도 모두 계약을 마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캠프를 꾸릴 수 있게 됐다.

협상에 난항을 겪는 팀들은 자칫 캠프에서 연봉 협상 테이블을 차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누구도 반기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원만히 연봉 협상을 마치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큰 일을 마친 세 구단의 특징은 무엇일까.

SSG 랜더스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박성한은 구단 야수 역대 최고 인상률 366.7%를 기록하며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속도의 SSG, 돋보였던 신진급 성장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SSG.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자금을 풀지 않은 것이 빠른 일처리의 배경이다. 특별한 전력 이탈이나 유입도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토종 핵심 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의 동반 이탈로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친 SSG였지만 성과는 있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박성한(24)과 불펜에서 맹활약한 김택형(26), 장지훈(24)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프로야구 최저 연봉(3000만 원)에서 눈에 띈 점프를 기록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1군에서 처음 풀타임 활약한 박성한은 타율 0.302로 공수에서 동분서주했고 최저치에서 1억1000만 원, 366.7% 인상된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박성한의 연봉 인상률은 2021시즌 최지훈(196.3%, 2700만 원→8000만 원)을 뛰어넘는 구단 야수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데뷔 첫 2점대 평균자책점(ERA, 2.39)을 비롯해 후반기 마무리 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 김택형도 3000만 원에서 9500만 원(316.7% 상승)이 인상된 1억2500만 원에 사인했다. 올 시즌 투수 최고 인상률.

루키로서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으로 2승 5패 1세이브 10홀드를 기록한 장지훈은 250% 인상된 1억500만 원, 선발과 불펜을 두루 소화한 중고 신인 최민준(23)과 고졸루키 오원석(21)은 각각 100% 이상 상향된 6500만 원(116.7%·3500만 원 인상)에 각각 계약을 마쳤다.

이밖에 최지훈(1억5000만 원, 87.5% 인상), 오태곤(1억500만 원, 23.5% 인상), 이태양(1억 2000만 원, 20% 인상), 서진용(1억8500만 원, 8.8% 인상), 박민호(1억2000만 원, 9.1% 인상) 등도 억대 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나긴 양석환은 올해 지난해보다 1억8000만 원 인상된 3억9000만 원을 받는다. [사진=스포츠Q DB]

 

◆ 토종에이스 최원준, 홍건희-양석환 트레이드 파워! 

두산도 지난 24일 재계약 연봉자 62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박건우를 NC 다이노스로 떠나 보냈지만 내부 FA 김재환에게 4년 총액 115억 원을 투자하며 적지 않은 지출이 있었던 두산. 그럼에도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데 공헌한 선수들에 대한 보상은 확실했다.

단연 눈에 띄는 건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투수 최원준(28). 4년차를 맞은 최원준은 12승 4패 ERA 3.30으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억대 연봉자로 뛰어올랐는데, 이번엔 1억6000만 원에서 112.5%(1억8000만 원) 인상된 3억4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팀 내 최고 인상액.

두산은 최근 몇 시즌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이는 연봉 협상에서도 잘 나타났다. 2020년 KIA 타이거즈를 떠나 두산 유니폼을 입은 투수 홍건희(30)는 지난 시즌 불펜에서 74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를 기록했다. 두산 이적 후 맹활약으로 지난해 억대 연봉자로 올라섰던 그는 1억1000만 원에서 127.3%(1억4000만 원) 오른 2억5000만 원, 팀 내 최고 인상률로 사인했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이적한 내야수 양석환(31)도 눈에 띄었다. 트레이드 소식 이후 국가대표 출신 함덕주를 내준 두산이 손해라는 이야기가 많았으나 양석환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으로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홈런은 김재환(27개)보다도 많은 팀 내 최다였다.

그 결과 양석환은 2억1000만 원에서 85.7%(1억8000만 원) 인상된 3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팀 내 최고 인상액. FA 보상 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박계범과 강승호도 각각 1억4500만 원, 1억1500만 원에 사인하며 데뷔 첫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주전 도약 가능성을 보인 김인태도 1억4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화 토종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킨 김민우는 지난해 9000만 원에서 112%,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며 1억9100만 원을 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리빌딩 기조 한화, 역시나 성장세에 눈길

한화도 지난 26일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대한 연봉계약을 마쳤다.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를 영입해 리빌딩을 선언했다. 팀 방향성이 확고하다고는 하나 아쉬운 점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생겨났다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일가견이 있던 수베로 지도 하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쌓아갔다.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으나 FA 시장에서 포수 최재훈을 잔류시키는 것 외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눈앞에 성적보다는 팀 전반을 성장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만큼 성장성을 보인 선수들에겐 당근을 내밀었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뛰어난 수비와 함께 타율 0.272로 제 몫을 했고 전년 대비 48.81% 인상된 2억9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는 팀 내 재계약자 가운데 최고 연봉. 타 팀과 비교했을 때 한화가 얼마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새롭게 꾸려가고 있는지 단 번에 알 수 있는 숫자다.

최고 인상률은 선발 투수로서 14승 10패 ERA 4.00을 기록한 김민우(27)가 차지했다. 지난해 9000만 원에서 112%(1억100만 원)) 인상된 1억91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최연소 단일시즌 100볼넷 등 활약하며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은원(22)도 1억2000만 원에서 59%(7080만 원) 인상된 1억9080만 원에, 불펜과 내야의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한 강재민(25)과 노시환(22)도 각각 1억5000만 원, 1억2000만 원에 합의하며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노수광(32) 또한 선수가 1억2840만 원에 계약하며 한화 억대 연봉 선수(재계약 대상자 기준)는 총 6명이 됐다.

한화는 지난 시즌 일부 스탯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고 이를 고과산정 시스템에 추가 반영했다. 해당 기준 달성에 따라 발생한 금액이 올 시즌 연봉에 포함됐고 일부 선수들의 연봉 총액 중 10만~100만 원 단위 금액이 산정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계약을 마친 세 팀들은 2월부터 본격적인 전지훈련에 나선다. 한화는 1일부터 거제와 서산에서, 두산은 이천 베어스파크(2군은 잠실구장), SSG는 제주 서귀포 강창학구장으로 이동해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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