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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킬러'가 된 가시와, 왜 이기기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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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킬러'가 된 가시와, 왜 이기기 힘들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9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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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탄탄한 허리 바탕으로 한 파상 공세…'척추' 한번 뚫리면 와르르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가시와 레이솔(일본)이 연달아 K리그 팀을 울리고 있다. 올 시즌만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닥공' 전북 현대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더니 수원 삼성과 16강 1차전 3-2로 이기며 'K리그 킬러'로 자리를 확고하게 굳혔다.

수원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서정원(45) 감독 역시 가시와를 상대로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2년 전 너무나도 뼈아팠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서정원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13년 수원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시와와 H조에 묶였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2-6이라는 치욕적인 참패를 당했다. 4개의 페널티킥을 얻어내고도 이 가운데 단 하나만 골로 연결시키는 기록적인 부진 속에 얻은 결과였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수원 삼성 선수들이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바라다 아키미(오른쪽에서 세번째)에게 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가시와가 울린 K리그 팀은 수원뿐이 아니다. 전북도 가시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수원에 치욕을 안겼던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당했다. 전북은 1차전을 홈에서 치렀지만 0-2로 진 뒤 2차전 원정에서도 2-3으로 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전북은 올 시즌 가시와를 조별리그에서 만나 2년 전 패배를 설욕하려고 했지만 홈에서 0-0으로 비긴 뒤 원정에서는 먼저 3골을 내주고 2골을 따라붙으며 2-3으로 졌다. 여기에 덧붙여 다시 한번 수원이 가시와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에 대해 가시와의 요시다 다츠마 감독은 "오늘 경기 결과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원은 역시 어려운 팀이었다. 우리 팀이 K리그에 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것뿐"이라고 승리에 대한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그러나 서정원 수원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가시와의 중앙 미드필드 라인이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에 조금만 중앙 수비라인에서 밀려도 한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정원 감독은 "가시와가 다른 J리그 팀과 비교해 특별하게 다른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 선수들을 많이 두면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특징이 있다"며 "중앙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스트라이커에게 공을 내준 뒤 침투를 한다. 첫 실점이 바로 그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또 "중앙에서 가시와가 탄탄하게 압박을 하다보니 중원에서 오장은이나 김은선같은 핵심 선수가 빠진 우리로서는 중원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며 "오범석이 자기 자리가 아님에도 훌륭히 메워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오장은, 김은선의 이탈이 뼈아팠다"고 분석했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가시와 레이솔의 레안드로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고 있다.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곽희주 역시 "2013년 2-6으로 졌을 때도 허리라인에서 밀리다가 결국 무더기 실점했다"며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가시와를 넘기가 힘들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의외의 선수에게 자꾸 당한다는 것도 문제다. 수원은 미드필더 바라다 아키미라는 선수에게 순간적으로 뚫리면서 첫 실점을 허용했다. 바라다는 J리그 통산 5골밖에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원은 2013년에 2-6으로 졌을 당시 구리사와 료이치에게 의외의 2골을 내줬다. 구리사와 역시 J리그 통산 기록이 5골에 불과한 선수다.

그 의외의 선수가 미드필더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원, 특히 가운데 중원에서 계속 뚫린다면 가시와는 앞으로도 계속 'K리그 킬러'로 군림할 것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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