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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도 손사래친 '원맨팀', 한국여자축구는 '원팀'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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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도 손사래친 '원맨팀', 한국여자축구는 '원팀'으로 떠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0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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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여자월드컵 출정, 박은선·유영아·정설빈 등 다양한 공격 루트 자신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여자 월드컵으로 출정했다. 이른바 '황금 세대'로 무장한 한국 여자축구는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그리고 그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장도에 올랐다. 미국 뉴저지에 여장을 풀게 될 여자 대표팀은 오는 31일 미국 여자축구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달 4일 캐나다 몬트리올에 입성한다.

그러나 해외 언론이 한국 여자대표팀을 보는 시선은 다소 평가절하된 느낌이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높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그런 분석은 우리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지소연 원맨팀'이 아니라 '원팀'이라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브라질, 코스타리카, 스페인과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각오다.

▲ 지소연(오른쪽) 등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출국을 앞두고 동료 선수들과 장난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지소연 존재감이 큰 것이 단점이라는 해외 언론

한국 여자대표팀이 지난달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프랑스의 축구전문매체인 풋델르는 지소연의 존재감이 너무 큰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16강 진출을 꿈꾸기에 러시아전에서 2골을 넣은 지소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 이유다.

사실 풋델르의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당시 지소연은 귀국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치른 지난달 5일 러시아와 1차전에서 막판 16분을 뛰고도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달 8일 2차전에서도 풀타임을 뛰며 후반 6분 쐐기골을 넣었다.

또 지소연의 올 시즌 활약상 역시 눈부시다. 지난달에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축구의 종가에서 최고의 여자선수로 인정받았다. 세계 축구의 눈도 지소연을 향하고 있다. 지소연의 존재감이 한국 여자축구의 수준을 생각했을 때 무척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소연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골을 넣는 입장이 아니라 다른 동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이다. 물론 득점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골을 넣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지소연은 분명 '이타적인 선수'다.

◆ 팀에 녹아든 지소연, 골만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이는 소속팀인 첼시 레이디스에서도 잘 드러난다. 첼시 레이디스에서 적지 않은 골을 넣기도 하지만 그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에 주력한다.

지소연도 한국 여자대표팀이 자신이 중심이 된 팀이라는 해외 언론의 지적에 대해 "그것은 우리 팀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단언한다.

지소연은 "월드컵에서 개인 득점 목표는 한 골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골을 넣는 위치가 아니라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라며 "모든 선수들이 한 골씩 넣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막히면 대표팀의 공격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지소연은 "상대팀이 나를 집중 견제한다면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되고 더 좋은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그동안 치렀던 대회에서도 지소연의 공격력에 의존한 적은 없었다. 지소연의 합류가 큰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소연 위주의 공격이 이뤄지진 않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이나 아시안게임에서도 지소연이 일방적으로 공격을 주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 동료들을 잘 이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대표팀에는 다양한 공격 옵션이 있다. 지소연이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 득점(38골)을 기록했지만 전가을(27, 32골)과 유영아(27, 28골), 정설빈(25, 11골) 등 인천 현대제철 삼총사의 득점력도 만만치 않다. 여민지(22·대전 스포츠토토)가 부상으로 탈락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원톱 박은선(29·로시얀카, 18골)도 버티고 있다.

또 윤덕여 감독은 상대와 체력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훈련에 주력해왔다. 지금 당장은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있는 상태지만 월드컵 본선에 맞춰 컨디션이 올라가도록 조정해놨다. 브라질과 스페인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전원공격과 전원수비를 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도 끝났다.

현재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는 조직력으로 무장된 팀이지, 지소연의 존재감 하나만으로 월드컵에 나서는 팀이 아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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