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40 (금)
노경은 김진성 임창민 증명, '방출은 새로운 시작' [프로야구] 
상태바
노경은 김진성 임창민 증명, '방출은 새로운 시작'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19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옥과 천당을 오가고 있는 베테랑들이 눈에 띈다. 노경은(38·SSG 랜더스)과 김진성(LG 트윈스), 임창민(이상 37·두산 베어스)이 지난해 방출 이후 새 팀을 찾은 뒤 날아오르고 있다.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순위표에서 SSG(1위), LG(2위), 두산(4위)은 나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새로 영입된 베테랑들의 활약과 무관치 않다.

한 때 명성을 떨쳤으나 은퇴를 고민해야 했던 버려진 이들은 새 팀에서 180도 변신하며 프로야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노경은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SSG 랜더스에서 3승을 따내며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노경은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6이닝을 소화하며 3승 평균자책점(ERA) 1.13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고 있다.

2003년 두산 입단 후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던 노경은은 2012,2013년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노경은총’으로 불렸다.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이후 완연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9승을 수확하며 반짝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3승 5패 ERA 7.35. 롯데의 방출 결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올 시즌 변신이 더 놀라운 이유다. 아직 커리어를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마흔을 바라보는 노경은은 입단테스트도 불사치 않았다. 여전히 최고 시속 147㎞ 빠른공을 던지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노경은에게 매력을 느낀 SSG는 모험수를 던졌고 이는 대박이 났다.

140㎞ 중반대로 지난해보다 빨라진 구속에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손쉽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선발 투수의 효율적 투구 기준점으로 삼는 이닝 별 투구수(14.75구)도 15구를 넘지 않는다.

지난 16일 안방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이닝 1실점, 시즌 3승째를 거둔 그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2군에서 열심히 공을 던졌기 때문에 몇 팀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SSG가 그렇게 빨리 연락할지는 몰랐다”며 “내 투구를 보고 김원형 감독이 농담 삼아 ‘이제는 강화로 오지 말고 문학구장(옛 SSG랜더스필드)으로 오면 되겠다’고 말씀하셔서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김진성은 LG 트윈스에서 '미스터제로'로 활약하며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절박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롯데 시절 코치와 선수로 인연이 있던 김원형 감독의 신뢰 속 노경은은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팀이 필요로 한다면 불펜으로도 나설 각오가 돼 있다.

시즌 초반 노경은 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불펜 투수도 있다. 나란히 지난해 NC에서 방출된 김진성과 임창민. NC의 8,9회를 책임지는 셋업맨과 클로저로서 합을 맞췄던 동갑내기 듀오는 이제 새로운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투수로 거듭났다.

창단 때부터 NC 허리를 지켜온 김진성은 지난해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ERA 7.17로 부진했다. 리빌딩을 계획하던 NC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종료 후 여러 팀을 찾아 헤매던 그에게 기회를 준 건 LG.

지난해 가장 강력한 마운드 힘을 자랑했던 LG지만 김진성은 그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5경기에 출전, 4⅔이닝 동안 던지며 1홀드 ERA 0, ‘미스터제로’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1,2점 차 박빙 상황에 등판해서도 담대하게 공을 뿌리며 위기를 지워내고 있다. 자신을 구해준 LG를 위해 어떤 경기, 어떤 상황에 등판하더라도 잘 던지겠다는 각오로 매 경기에 나서고 있다.

NC에서 방출된 임창민도 새 팀 두산 베어스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임창민의 활약도 놀랍다. 사실 임창민은 노경은, 김진성과는 다소 입장이 달랐다. 지난해에도 0승 3패 17세이브 ERA 3.79로 여전히 활용 가치를 증명했음에도 NC의 선택은 방출이었다. 창단 때부터 몸바쳐 던졌던 세이브 2위를 두 차례나 차지했던 그에겐 충격이었다.

두산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고 시즌 초반부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8경기에 나서 2세이브 4홀드 ERA는 1.23. 달라진 건 안경뿐이지만 새 팀에서 더욱 절치부심하며 김태형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잘 나갔던 과거는 과거일 뿐이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기만 했다. 심지어는 여전히 활용가치가 있음에도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방출 아픔을 겪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기회를 준 새 구단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분투하고 있는 베테랑 삼총사.

김진성만 친정팀 NC전에 한 차례 등판해 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펼칠 투구도 기대감을 자아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