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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잡은 다윗, 1골 1도움 김두현 주연 '성남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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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잡은 다윗, 1골 1도움 김두현 주연 '성남극장'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0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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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16강 1차전, 거함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2-1 승리…서울은 감바 오사카에 1-3 완패

[스포츠Q 박상현·상암=김지법 기자] 정말로 다윗이 골리앗을 잡았다. 시민구단 성남FC가 중국 슈퍼리그의 최강자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잡았다.

성남은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김두현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2-1로 이겼다.

이로써 성남은 오는 27일 광저우에서 벌어지는 2차전 원정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올라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성남FC 김두현(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시민구단 성남과 갑부구단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었다. 성남의 구단 1년 예산이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외국인 공격수 히카르두 굴라트의 이적료보다 더 적을 정도다.

하지만 '학범슨' 김학범 감독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잘 알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굴라트를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맞서며 효과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길목을 지키는 성남의 수비는 굴라트를 무장해제시켰다.

전반 20분이 넘어가면서부터 날카로운 역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남준재의 헤딩슛이 그 신호탄이었다.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었지만 공이 높이 떴다.

그러나 성남 선수들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 결과 전반 23분 선제골이 나왔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김철호가 내준 크로스를 남준재가 헤딩으로 떨궜다. 공을 받은 김두현은 슛을 하는 척 하다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오른쪽에 있던 조르징요에게 공을 연결했다. 조르징요의 오른발 슛은 그대로 골키퍼 정청의 옆을 지나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 김두현을 비롯한 성남FC 선수들이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김두현의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뒤 벤치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후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한 성남은 외국인 공격수 굴라트를 완벽히 봉쇄했다. 전반 42분 황보원의 중거리 슛에 골문을 열어주긴 했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성남 똑이었다.

후반 들어 팽팽하던 접전은 20분 수비수 리슈에펑이 킥을 하는 듯한 파울로 히카르도를 가격하면서 급격하게 성남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리슈에펑은 가차없이 퇴장당했고 성남은 수적인 우세 속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탔다고 생각하며 후반 24분 남준재를 빼고 황의조를 투입, 일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오히려 수세에 몰린 쪽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였다.

승리가 결정된 것은 후반 추가시간 3분이 거의 지나가면서였다. 김두현의 미드필드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광저우 수비수가 히카르도를 잡아채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김두현은 골망 왼쪽 구석을 보고 정확하게 찼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다윗의 승리였다.

▲ FC서울 윤일록(왼쪽에서 두번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슛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FC 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에 1-3으로 덜미를 잡혀 8강 진출이 힘들어졌다.

서울은 전반에 0-0으로 팽팽했지만 후반 들어 수비가 뚫리면서 무더기 3골을 내줬다.

후반 16분 우사미 다카시에게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후반 27분 김동우를 빼고 몰리나를 투입하며 만회골 사냥에 나섰지만 오히려 후반 28분 수비수인 요네쿠라 고키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41분 다시 한번 우사미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 극장'의 단초는 마련했다는 점이다. 후반 윤일록과 교체 투입된 윤주태가 추가시간 감바 오사카의 골문을 열며 영패를 면했다.

0-3으로 졌을 경우 최소 네 골차로 이겨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1-3으로 줄여놓음으로써 세 골차 승리로도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네 골 이상을 넣고 두 골차로 이겨도 다득점 원칙에 따라 서울이 극적으로 8강에 나갈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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