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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박민지 넘은 임희정, 교통사고 극복한 퍼펙트샷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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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박민지 넘은 임희정, 교통사고 극복한 퍼펙트샷 [KL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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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교통사고란 크나 큰 악재도 ‘사막여우’의 앞길을 막아서진 못했다.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새 역사를 써냈다.

임희정은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시즌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제패로 장식한 임희정은 한국여자오픈 최소타 우승 신기록을 써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만큼 이번 대회 임희정의 샷은 하나 하나가 예술이었다.

임희정이 19일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 제공]

 

2위 권서연(21·우리금융그룹)을 6타차로 따돌린 임희정은 시즌 첫 우승이자 KLPGA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11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메이저대회에선 2019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제패 이후 두 번째.

이번 대회 임희정은 티샷과 아이언샷, 어프로치, 퍼터까지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 결과 한국여자오픈 종전 최소타 기록인 2018년 오지현(26·대방건설)과 작년 박민지(24·NH투자증권)의 271타를 넘어설 수 있었다.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터라 더욱 놀라운 성과다. 사고를 당한 뒤 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기권과 컷 탈락도 한 차례씩 있었고 10위 이내 입상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위 한 번에 그치는 등 후유증을 겪어야 했다.

근육이 빨리 뭉치는 등 사고 후유증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임희정은 이번엔 전혀 다른 샷 퀄리티를 보여줬다.

첫날(4언더파)에 이어 2,3라운드 연속 6언더파로 쾌조의 샷감을 보인 임희정은 6타차 선두로 여유 있게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1번 홀(파5)과 2번 홀(파4)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라운드 초반부터 우승을 예감케 했다. 샷 하나 하나마다 자신을 따르는 구름 관중들을 열광케했다.

임희정은 교통사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샷 감각을 보였고 특히 숏 게임에 집중하며 대회 최저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KLPGA 제공]

 

박민지 등의 추격도 있었으나 7번 홀(파5)과 11번 홀(파3)에서 다시 타수를 줄이며 추격을 허용치 않았다. 15번 홀(파4)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고도 우승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투혼의 우승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희정은 “몸컨디션은 썩 좋지 않지만 이번 대회만 견디자”는 자세로 나서 새 역사를 써냈고 3억 원에 달하는 우승상금까지 손에 넣었다. 상금랭킹에서도 단숨에 2위(4억619만 원)로 뛰어올랐다.

2019년 3승을 수확한 뒤 이듬해 부침을 겪었던 그는 지난해 다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우승은 한 차례였지만 상금 랭킹(9억9166만 원)은 2위로 완전히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시즌 전 특훈에 나서며 보완점을 메웠다. 당초 올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잡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시즌 초반부터 불의의 교통사고가 닥쳤으나 좌절하지 않았다. 실패를 반복했으나 위기 속에서도 강해지는 법을 깨우쳤다. 임희정은 “아픈 몸으로도 원하는 샷을 해낼 수 있었다는 게 큰 성과”라며 “숏트게임 연마에 집중했던 게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완벽한 샷과 밝은 미소로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 임희정은 결과로 보답해냈다. [사진=KLPGA 제공]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우승으로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었다는 그는 “우승하면 울 것 같았는데 막상 우승하니 눈물이 안 났다”며 “작년에 2년 만에 우승하고는 울었다. 아마 (우승 간격이) 1년이 넘어야 눈물이 나나 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치른 뒤엔 한 차례 쉬어갈 예정이다. 좋은 샷 감각을 보였던 터라 욕심이 커진다. “2주 연속 우승도 하고 싶다”며 “다음 대회를 치르고 나면 대회 한번은 쉬기로 했기 때문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서 고진영(27·솔레어)과 연장 승부 끝 패배했던 임희정도 LPGA 진출에 대한 야심은 품고 있다.

다만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 무대 도전은 하지 않겠다. 교통사고가 없었다면 하반기에 도전할만했겠지만 올해는 아닌 것 같다”며 “그러나 앞으로 기회가 오면 도전하겠다”고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당장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며 국내 대회에만 매진할 예정이다. 2019년 신인 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임희정은 “나머지 (3개) 메이저 트로피를 다 갖고 싶다. 특히 한화 클래식 정상이 당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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