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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 김성근작 '인천상륙작전' 주연이 외인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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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 김성근작 '인천상륙작전' 주연이 외인일 줄이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21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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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보트 5.1이닝 1실점 쾌투-폭스 2안타, 호수비 맹활약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그토록 마음고생을 시키더니 마침내 해냈다. 김성근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을 완성시킨 주연들은 다름 아닌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한화의 20승 달성 시점이 재밌다. 2012년에는 6월 10일, 2013년에는 7월 6일, 2014년에는 6월 13일이었다. 올해는 5월 17일이다. 매년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한화가 순위 싸움의 변수로 작용하니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민이 있다. 바로 외인 농사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미치 탈보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에 그쳤다. 또 다른 선발 쉐인 유먼도 9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4.84로 시원치 않다. 타자 나이저 모건은 ‘T’만 그리다 짐을 쌌다.

▲ [문학=스포츠Q 이상민 기자] 탈보트는 11일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5.1이닝 1실점하며 선발로서 제몫을 다했다.

21일 SK전만큼은 한화도 SK, 삼성 부럽지 않은 경기를 했다.

탈보트는 마운드에서 김성근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11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그는 5.1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5볼넷 6탈삼진 1실점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채로운 팔색조 변화구에 SK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성근 감독이 “탈보트가 잘 던져줬다. 1회 끝나고 허리가 아프다 했는데도 참고 잘 해줬다”며 크게 만족감을 나타낼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선발진의 집단 부진으로 '혹사논란'까지 부르며 지난주 세 차례나 안영명을 선발로 써야 했던 한화로서는 반색할 수밖에 없는 눈부신 피칭이었다.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는 또 어떤가. 공수 양면에서 빼어난 플레이로 3루 스탠드를 가득 메운 한화팬들을 열광시켰다. 1회초 1-0으로 앞선 1사 1,3루 폭스는 좌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여 SK의 기를 지긋이 눌렀다.

수비에서는 더욱 수준 높은 묘기를 뽐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명기가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폭스가 다이빙 캐치를 해냈다. 184cm, 100kg의 거구가 맞나 싶을 정도의 민첩한 타구 판단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2루타도 2루타지만 그보다도 다이빙 캐치로 탈보트를 살린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폭스는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며 “전날에는 좀 긴장했지만 오늘은 더 집중해 편한 느낌으로 경기에 임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 [문학=스포츠Q 이상민 기자] 모건의 대체 외국인 선수 폭스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화의 연패 탈출 선봉에 섰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왕조 시대를 열어젖힌 김성근 감독은 지난 19일, 1371일 만에 적장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20여명에 달하는 취재기자들이 몰려들었고 3연전 내내 수많은 미디어가 ‘인천상륙작전’이라는 타이틀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2연전을 내줬던 한화는 이날마저도 패했다면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는 것은 물론, 승패 마진이 –2가 되며 순위레이스에서 뒤처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기대하지 않았던 외인들의 맹활약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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