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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오버랩 김주형, 얼마나 대단하냐면 [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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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오버랩 김주형, 얼마나 대단하냐면 [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0.1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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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보다도 빨랐다. 김주형(20·CJ대한통운)이 미국남자프로골프(PGA)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김주형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2022~2023시즌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8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초신성은 정식 회원으로 나선 첫 대회에서 다시 최고의 자리에 우뚝섰다. PGA가 주목하는 슈퍼루키의 스타성을 입증한 대회이기도 했다.

김주형이 10일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21세 이전 2승을 거둔 건 PGA 역사상 김주형이 3번째다. [사진=AP/연합뉴스]

 

김주형은 지난 8월 PGA 투어 정식 회원이 아님에도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 중 최초로 PGA 챔피언에 올랐다. 동시에 한국인 역대 최연소(20세 1개월 18일) PGA 우승 기록이자 PGA 역사를 통틀어도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부 투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PGA 투어 출전권을 얻었고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프레지던츠컵에서도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좋은 성적으로 자력으로 연합팀에 선발된 그는 미국팀에 맞서 2승 3패를 거뒀다.

김주형은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로는 최고 평점인 A+를 부여하며 “이번 주는 톰 김(김주형의 영어 이름)이 주인공이었다”며 “에너지 넘치고 흥미로운 경기를 보여준 그는 미국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극찬했다.

인상적인 경기력과 더불어 시선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로 주목을 끌었다. 대회 셋째 날 경기에선 승리를 확정짓고 모자를 집어 던지는 과격한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CEO(chief energy officer)’, 최고에너지책임자란 별명도 얻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김주형은 경기력과 팬들에게 어필할 능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이런 선수들로 인해 골프 종목의 이야깃거리가 더 풍부해진다”고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주형은 신예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두 대회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사진=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라이징스타는 시즌 개막 후 처음 나선 대회에서 그 스타성을 증명해냈다. 안정감을 더했다. 이번 대회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가는 길마다 기록의 연속이다. PGA 투어 노보기 우승은 지금껏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앞서 1974년 리 트레비노, 2019년 J. T. 포스턴(이상 미국)에 이어 김주형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챔피언조 맞대결을 펼쳤고 12번 홀 공동선두가 되기도 했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연장전이 예상된 18번 홀(파4)에선 캔틀레이가 티샷 실수 이후 황무지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한 반면 김주형은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리고 여유롭게 타수를 지켜내며 정상에 섰다.

PGA투어에서 21세가 되기 전에 두 차례 우승한 선수는 1932년 랠프 걸달, 1996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단 2명뿐이었다. 우승 상금은 144만달러(20억6000만원)을 챙긴 김주형은 이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만 20세 3개월에 2번째 정상에 선 김주형의 페이스는 우즈(당시 20세 9개월)보다도 더 빠르다. 페덱스컵 랭킹도 3위로 끌어 올렸다.

우승 후 임성재(가운데), 김성현(오른쪽) 등에게 축하를 받고 환한 미소를 짓는 김주형. [사진=AP/연합뉴스]

 

통산 2승과 함께 세계랭킹 21위에서 15위까지 점프한 김주형은 신예의 패기는 물론 겸손까지도 겸비했다. 우승 후 치러진 PGA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즈와 비교하는 질문에 “우상인 우즈와 비교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광이고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면서도 “아직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약점도 많고 고쳐야 할 게 많다. 우즈, 로리 맥길로이(영국), 저스틴 토마스(미국) 등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손발을 맞췄던 ‘코리안 브라더스’ 형들은 큰 힘이 된다. 우승 퍼트를 마친 뒤 18번 홀 그린에서 임성재(24), 김시우(27), 이경훈(31·이상 CJ대한통운) 등의 축하를 받은 김주형은 “형들이 함께 우승을 축하해줘서 정말 기뻤다. 나를 위해 18번 그린에서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웠다. 형들이 있는 건 정말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미소지었다.

이번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김성현(24·신한금융그룹)은 1번 홀(파4)에서 102야드짜리 샷 이글을 잡아내는 등 5타를 줄인 끝에 공동 4위(20언더파 264타)에 올랐다. PGA 투어 대회 첫 톱10 진입. 디펜딩 챔피언 임성재는 7위(19언더파 265타), 김시우는 공동 8위(18언더파 266타)에 오르며 PGA 투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우승을 포함해 처음으로 4명이나 톱 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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