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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웨아, 대통령 아버지도 못한 '드림스컴트루' [카타르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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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웨아, 대통령 아버지도 못한 '드림스컴트루' [카타르 스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1.2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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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현란한 발놀림과 탄탄한 체격, 폭발적인 스피드, 안정적인 마무리. 80m를 홀로 치고 나가 원더골을 만들어내는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 조지 웨아(56). 역사가 기억하는 축구 전설이지만 그에게도 못 이룬 꿈 하나가 있다. 바로 월드컵.

그 꿈을 아들이 이뤘다. 라이베리아가 아닌 미국에서. 그의 아들 티모시 웨아(22·릴)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선발 출전, 전반 36분 선제골을 작렬했다.

아프리카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아버지 웨아는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결국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끈태 월드컵엔 서지도 못했다. 그러나 아직 신성일 뿐인 아들은 아버지가 해내지 못한 꿈의 무대에 서더니 소중한 골까지 빚어냈다.

조지 웨아의 아들 티모시 웨아가 22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웨일스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조지 웨아는 현역 시절 AS모나코, 파리생제르맹(PSG·이상 프랑스), 로마, AC밀란(이상 이탈리아) 등에서 뛰며 13시즌 동안 478경기 193골을 넣은 아프리카 최고 골잡이였다. 1995년엔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고 같은 해 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유럽이나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한 해에 받은 것은 지금까지도 그 뿐이다.

그런 그에게도 월드컵은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라이베리아는 인구 530만에 불과한 매우 작은 나라로 아프리카에서도 축구 약체로 꼽힌다. 피파랭킹은 150위. 32개국만 참가하는 월드컵에 나서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엔 사재를 털어 대표팀 운영비를 마련했고 선수 겸 감독으로 본선 진출을 노렸다. 국민들은 열광했지만 그 꿈은 아득하게 멀기만 했다. 대표팀에서 18골(75경기)로 라이베리아 역대 최다골 주인공이지만 결국 월드컵 출전의 꿈을 접고 2003년 피치를 떠났다. 

그러나 그의 아들 티모시 웨아는 너무나도 일찍 꿈을 현실로 바꿔냈다. 라이베리아가 아닌 미국 유니폼을 입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버지 웨아가 프랑스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고 어머니는 자메이카 출신 미국인이었기에 티모시 웨아는 미국, 라이베리아, 자메이카, 프랑스 대표팀 중 골라 뛸 수 있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축구를 배운 티모시 웨아는 아버지를 빼닮아 뛰어난 축구 DNA를 보였고 빠르게 성장했다. 아버지의 친정팀 PSG에서 성장했고 릴에서 뛰고 있고 프랑스의 러브콜까지 있었으나 어머니의 나라 미국을 택했다.

조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아프리카 역대 최고 선수로 평가받지만 월드컵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선 아들이 미국 유니폼을 입고 그의 꿈을 대신 이뤄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버지를 닮아 빠른 스피드와 유연한 몸놀림, 슈팅 능력까지 갖춘 티모시 웨아는 빠르게 미국 대표팀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이 8년 만에 나선 월드컵 무대에서 당당히 선발로 나선 그는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더니 크리스천 풀리식(첼시)이 내준 침투 패스를 뒷공간을 파고들어 잡아낸 다음 감각적인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아버지 웨아는 경기장에서 아들의 득점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후반 막판 가레스 베일(로스엔젤레스FC)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동점골을 허용한 건 뼈아픈 결과였지만 미국은 준수한 경기력을 통해 이번 월드컵 가능성을 보여줬다. 티모시 웨아는 아버지가 해내지 못했던 월드컵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웨아가 선봉에 서 미국을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까.

■ [WHO Q] 티모시 웨아는?

- 생년월일 = 2000년 2월 22일
- 포지션 = 공격수
- 체격조건 = 183㎝-66㎏

- 클럽 1부리그 출전-골
  2017~2019.1 프랑스 리그앙 PSG 5-2
  2019-2019.7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 13-3
  2019-2022.11 프랑스 리그앙 릴 66-6

- 국가대표 A매치 출전-골
= 2018.3.28. 파라과이전 데뷔 이후 26경기 4골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9-1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1-1(22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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