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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새 황제 즉위식 [카타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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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새 황제 즉위식 [카타르 월드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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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연패 도전을 외친 프랑스지만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우승 후보라는 말엔 힘이 떨어졌다. 그러나 ‘소년 가장’ 킬리안 음바페(24·파리생제르맹)은 조국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케하고 있다.

음바페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에 3-1 승리를 이끌었다.

단 2개 대회 만에 벌써 9골. 벌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8골)을 넘어섰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파리생제르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음바페에게 이번 대회는 새로운 황제 탄생을 알리는 대관식이나 마찬가지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 킬리안 음바페가 5일 폴란드와 16강전에서 골을 넣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년 전 음바페는 약관의 음바페는 전 세계 축구계를 뒤집어놨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현란한 돌파, 강력한 슛으로 4골을 몰아치며 영플레이어상을 차지했다. ‘메날두(메시+호날두)’가 양분했던 ‘신계’는 이제 음바페가 넘겨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메날두와 비교하기엔 아직 일렀다.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은 그는 프랑스 리그앙에서 4연속 득점왕까지 차지했음에도 ‘신계’로 분류하기에는 어딘가 아쉬웠다. 메날두가 보여줬던 ‘압도적 우월성’이 다소 부족해보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력을 바짝 끌어올렸다. 월드컵 전까지 올 시즌 치른 26경기에서 21골 5도움을 몰아친 그는 호주와 대회 첫 경기부터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대승을 안겼다. 덴마크전 멀티골을 작렬한 그는 16강행이 확정됐던 튀니지전 숨을 고르며 16강에 대비했다.

폴란드는 수비적으로 무게감을 두고 나섰다. 그러나 음바페는 수비 조직력만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전반 44분 자신에게 수비 4명의 시선이 쏠린 틈을 타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의 골을 돕는 완벽한 침투패스를 찔러넣었다. 경기 내내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힌 음바페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슛으로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음바페에게 숱하게 돌파를 당했던 폴란드 수비진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두 장면 모두 그의 주위에 수비 3명이 지키고 있었으나 음바페의 슛은 비어있는 좁은 틈을 통과했고 여지 없이 골로 연결됐다.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음바페에게 만점에 가까운 평점 9.8을 매겼다. 적장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경기력이었다. 체스와프 미흐니에비치 폴란드 감독은 경기 후 “음바페는 환상적인 선수다. 그를 응원한다”며 “그는 스타이고 메시와 호날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의 뒤를 이을 선수”라고 극찬했다.

경기 내내 돌파로 폴란드 수비진을 괴롭혔던 음바페(왼쪽에서 3번째)는 강력한 두 방으로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선발로 나섰던 3경기 평균 평점은 무려 9.1. 단연 세계 최고 선수들 가운데서도 가장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써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총 4,5호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로 올라선 음바페는 2위 그룹(3골)과 격차를 벌렸다. 5번째 월드컵에 나선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호날두는 이미 넘어섰다. 더불어 만 24세가 되기 전에 열린 월드컵에서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를 넘어 최다골 보유자로 등극했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도 않았고 충분히 2,3번 더 월드컵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월드컵 통산 득점 1위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6골)의 기록 경신도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

또 이날 음바페의 도움으로 지루는 자신의 A매치 117번째 경기에서 52번째 득점, 티에리 앙리(51골)를 넘어 프랑스 A매치 최다 골 신기록을 썼다. 그러나 63경기에서 33골을 터뜨린 음바페는 이 기록마저도 머지 않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벤제마와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캉테(첼시), 크리스토퍼 은쿤쿠(라이프치히)가 줄줄이 쓰러지며 걱정을 키웠던 프랑스 대표팀. ‘슈퍼에이스’ 음바페의 활약 속에 그 걱정은 이탈리아(1934년·1938년)와 브라질(1958년·1962년)만이 올라섰던 ‘월드컵 2연패’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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