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몇 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프로농구 최고 명문팀은 단연 울산 현대모비스로 꼽혔다. 특히 ‘만수’ 유재학(59)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7차례 정상에 섰다. 반대로 유 감독이 물러나며 현대모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
조동현(46)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순항하고 있다. 12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83-79로 이겼다.
12승 8패로 고양 캐롯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와 승차는 3경기.

현대모비스의 반등은 놀랍다. 2019년 11월 현대모비스는 팀 핵심인 국가대표 듀오 라건아(KCC)와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을 트레이드했다. 그들을 대신해 받아온 건 리온 윌리엄스와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이었다. 시즌 종료 후엔 양동근까지 은퇴했다. 현대모비스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조금 더 일찍 움직였다.
그 시즌 8위에 머물렀다. 예견된 결과였다. 이듬해 정규리그 2위, 4위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봄 농구에 나섰으나 예전 같은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시즌 후엔 유재학 감독까지 옷을 벗었다.
코치로 오랜 시간 유 감독을 보좌했으나 조동현 감독 체제에서 현대모비스가 힘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렇기에 2위를 달리고 있는 행보가 더욱 놀랍다.
일찌감치부터 리빌딩에 나섰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은 이우석은 물론이고 2번으로 전격 변신한 가드로 자리매김한 서명진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도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함지훈은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다.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다소 무리할 때도 있으나 뛰어난 볼핸들링과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끈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골밑을 공략하는 외국인 선수 게이지 프림도 현대모비스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준다. 저스틴 녹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워줬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큰 활약이다.
여기에 장재석, 김국찬, 김영현, 신민석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김영현은 상대 슈터들을 봉쇄하고 최근 득점력까지 살아나며 조동현 감독을 기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 여전히 성장해 나가야 할 점이 많은 현대모비스다. 새로 합류한 헨리 심스의 몸상태가 관건이다. 이미 국내 무대를 경험한 이력이 있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프림의 체력적 부담을 줄여주긴 어려울 수 있다.
신민석과 김국찬, 김동준 등이 더 성장세를 보여줘야 할 필요도 있다. 여전히 함께 발전해가는 현대모비스이기에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해선 동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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