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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 시청자 실망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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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 시청자 실망 큰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2.12.21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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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이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봉착했다. '국민 멘토'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일 방송에는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겪는 부부가 등장했다. 이 부부는 결혼 2년 차로, 부인은 전 남편 사이에서 딸을 낳았고 초혼인 남성과 재혼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남편이 7세 딸을 대하는 행동이었다. 남편은 딸을 껴안은 채 옆구리와 가슴 등을 간지럽히거나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찔렀다. 딸은 "놔 달라. 하지 말라. 싫다"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며 거부했다.

 

[사진=MBC '결혼지옥' 홈페이지 캡처]
[사진=MBC '결혼지옥' 홈페이지 캡처]

 

남편은 애정 표현이라고 주장했지만, 남편을 말리던 아내는 "너무 괴롭다. 남들이 보면 장난으로 볼 수 있지만 아이가 ‘엄마 도와주세요’ 하는 소리가 너무 괴롭게 들린다. 제지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면 (남편이) ‘왜 아이와 친해질 기회를 박탈하냐’고 했다"며 호소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외로운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가여웠다"고 말한 뒤, "유난히 촉각이 예민한 애들이 있다. 그런 애들은 뽀뽀하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 불편한 행동을 반복하는 그 상황이 아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자기가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 다섯 살이 넘으면 이성의 부모가 목욕할 때 아이의 생식기 부위를 직접 만지지 말라고 한다. 상징적으로 하지 않는 걸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에 대한 존중"이라며 "엉덩이 또한 친부라고 하더라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이기에 가족이 된 지 얼마 안 된 새 아빠의 경우에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을 '아동 성추행'이라고 비판했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해달라" "아이를 분리해달라" 제작진은 윤리 의식이나 준법 정신이 없냐" 등 제목으로 의붓딸 성추행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 결혼지옥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대거 쏟아졌다.

파장이 더욱 커지자 MBC 측은 아이를 대하는 남편의 신체 접촉 장면, 오은영 박사의 조언 모두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다만, 공식 SNS와 MBC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는 여전히 논란의 장면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신체 접촉에 대해 주의만 주고 방송을 마무리한 오은영 박사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오은영 박사가 '아동학대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20일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SNS에 '세상엔 오 박사님도 해결 못할 문제가 있다'는 제목으로 지난 6월 자신이 쓴 칼럼 기사를 인용하고 19일 방송 내용을 꼬집었다.

위 평론가는 "대체 MBC 교양국은 무슨 생각인가.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오 박사의 한계보다는 그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세팅한 프로그램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며 문제를 일삼는 제작진을 지적했다.

아울러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 박사도 본인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쓰레기통 같은 유튜브도 아닌 지상파 교양프로그램에서 자극성을 쫓아 이러고 있는데, 정말이지 결혼이 지옥이 아니라 이 세상이 지옥"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제작진은 19일 방송 후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등 화제성을 홍보하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해 쓴소리를 받았으며, 현재까지 일부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한 것 이외에는 해당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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