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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김민재 김주형 우상혁, '월클 코리안' [스포츠결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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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김민재 김주형 우상혁, '월클 코리안' [스포츠결산 ②]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12.2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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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세기말 IMF 위기로 힘들었을 때 박찬호와 박세리의 맹활약은 국민들에게 많은 용기와 힘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는 꺾일 줄 몰랐고 경제 위기 등으로 힘든 한해였지만 그럴수록 코리안 스포츠 스타들은 힘을 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다. 2021~2022시즌 아시아 최초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세계 최고 축구 스타를 뽑는 발롱도르 투표에서도 11위에 오르며 역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손흥민 외에도 세계가 주목하는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26·나폴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어린 시절과 비견되고 있는 김주형(20·CJ대한통운), 높이뛰기 세계 톱 3 중 하나 우상혁(26·용인시청)은 힘든 시기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줬다.

손흥민(가운데)은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사진=EPA/연합뉴스]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격수 중 하나이기는 했으나 손흥민을 둘러싼 ‘월드클래스(월클) 논쟁’은 축구계에서 뜨거운 이슈였다. 그러나 올해는 그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시기였다. 해리 케인이 주춤하며 더 많은 공격 기회가 손흥민에게 향했고 23골을 작렬하며 당당히 EPL 최고 골잡이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 리그 최다 득점자 타이틀을 챙긴 그는 이란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가 AZ알크마르 소속으로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넣은 21골도 넘어서 아시아 선수 유럽 프로축구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도 갈아치웠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소속팀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얼굴 가격을 당하며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는데 재빠르게 수술대에 오르며 월드컵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시야가 제한되고 심리적으로 위축될만한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고 포르투갈을 잡아낸 역전골을 완벽히 도우며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표팀 전방에 손흥민이 있다면 골문 앞엔 김민재가 든든히 지켜서고 있었다. 올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진출한 김민재는 첼시로 떠난 칼리두 쿨리발리의 공백은 완벽히 메웠다. 오히려 쿨리발리 이상이라는 평가를 얻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의 양 축으로 자리를 잡은 김민재는 몸값을 끌어올리며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나폴리 홈페이지 캡처]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개막 15경기 무패, 11연승 행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의 활약 속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김민재는 세리에A 9월의 선수로 뽑히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월드컵에서도 김민재는 손흥민과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음에도 월드컵을 거치며 김민재의 가치는 더 솟구치고 있다. 나폴리는 김민재를 데려오며 5000만유로(678억원) 바이아웃(이적가능 최소 금액)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는 물론이고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까지 그를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나폴리는 바이아웃 조항을 없애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놀라웠던 2022년보다도 더 기대되는 2023년이 김민재를 기다리고 있다.

골프계에도 큰 별이 떠올랐다. 임성재와 김시우, 이경훈(이상 CJ대한통운) 등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를 오버랩시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1세 이전에 PGA 투어에서 2승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 기세는 우즈보다도 더 뛰어났다. 20세 3개월에 2승을 챙긴 그는 우즈의 기로글 6개월이나 앞당겼다. 역대 2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김주형은 어린 나이에 PGA 2승을 챙기며 타이거 우즈의 어린 시절과 비견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31위로 시작한 세계랭킹을 15위까지 끌어올린 그는 프레지던츠컵에선 강렬한 세리머니와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스타성도 입증했다. 현지에선 그의 미래를 우즈와 비견하고 있을 정도로 기대가 크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에게도 잊지 못할 한해였다.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세계의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그는 올해 한 번 더 도약했다. 2022년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니 7월엔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넘어 자신이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2m35)을 경신했고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와 승부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등 명실상부 세계 최고 점퍼로 떠올랐음을 증명했다. 2022년을 남자 높이뛰기 세계 랭킹 1위로 마감한 그는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우승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연초에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주목을 받은 스타도 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는데 그 가운데서도 최민정(24·성남시청)과 황대헌(23·강원도청)은 나란히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계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친 우상혁은 내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동시 사냥에 나선다. [사진=EPA/연합뉴스]

 

’눈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편파판정이 두드러졌던 대회였음에도 최민정과 황대헌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이도 여전히 어려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19·강원도청)도 본격적인 기지개를 켠 해였다. 황선우는 지난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롱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7로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태환 이후 11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올라선 포디엄. 200m에선 한국 최고 성적이었다. 이달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선 1분39초72로 아시아 신기록과 함께 2연패에 성공했다.

미국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웸은 이날 황선우를 2022 올해의 아시아 남자 수영 선수 선정하기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인 그이기에 내년과 2년 뒤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다.

이상화의 뒤를 이을 김민선(23·의정부시청)의 도약도 돋보였다. 월드컵 500m에선 4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선 김민선. 특히 4차 대회에선 36초96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2013년 이상화가 세운 세계 기록(36초36)에도 더 가까이 다가섰다.

토끼띠로 2023년 자신의 해를 맞는 김민선은 약점으로 꼽히는 스타트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정상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더불어 1000m에도 욕심을 내며 보다 다재다능한 선수로 발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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