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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계묘년 굿스타트, 오지현 내조있으매 [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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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계묘년 굿스타트, 오지현 내조있으매 [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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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매우 기쁘다.”

겹경사를 맞은 김시우(28·CJ대한통운)의 우승 소감. 백년가약을 맺은 뒤 한 달 만에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으니 더할 나위 없는 새해 출발이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열린 2023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로 헤이든 버클리(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1년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2년 만에 정상에 서며 통산 4승 째를 거뒀다.

김시우(왼쪽)가 16일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아내 오지현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던 그는 최종일 놀라운 뒷심을 보였다. 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선 그는 버클리가 11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틈을 타 12번 홀(파4)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버클리가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로 달아나자 승부수를 던졌다. 17번 홀(파3)에서 그린에 올리지 못한 공을 과감하게 어프로치 샷, 칩인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섰고 18번 홀(파5) 두 번째 만에 그린에 올린 뒤 12.5m 이글 퍼트를 홀컵 30㎝에 붙여 한 타를 더 줄였다. 버클리가 버디를 놓치며 우승을 확정한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 오지현(27·대방건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우승상금만 142만2000달러(17억5000만원)를 챙긴 김시우는 이날 발표된 주간 남자 골프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84위에서 41위로 수직 점프했다.

부족한 훈련량도 결혼으로 인한 심적 안정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두 사람은 이후 미국 댈러스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고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주 하와이에 도착했다. 한국 취재진과 온라인 인터뷰에 나선 김시우는 “결혼 후에 댈러스로 와서 클럽도 잡지 않고 1,2주 정도 쉬었다”며 “지난주에 지현이와 함께 신혼여행 겸 하와이로 왔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으러 다니면서 여행처럼 시간을 보냈다. 결혼 후 연습을 많이 못 했는데 성적이 나와서 좋고 올해 2승째도 빨리 찾아오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격적인 샷으로 무서운 뒷심을 보인 김시우는 2년 만에 통산 4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지현 또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둘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골퍼다. 그럼에도 미국에 있는 김시우를 대신해 주도적으로 결혼을 준비했다. 김시우는 “(아내가) 대회장에 함께 와줘서 고맙다. 결혼 준비도 제가 미국에 있느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다”며 “지현이도 시즌 중이었지만 결혼 준비를 잘 해줘서 고맙고 준비를 함께하지 못한 점은 아쉽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대회 내내 동행해준 것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힘이 많이 된다.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함께 걸어주는 것을 보면 웃을 수 있었고 긴장도 풀린다”며 앞으로도 함께 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오지현도 이에 화답했다. “내가 선수일 때 경기하는 것보다 더 떨린다. 같은 선수로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기 때문에 더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우승이 확정되고 나서 안겼는데 눈물이 났다”며 “앞으로 모든 대회를 같이 다닐 예정”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이어 “예전에는 떨어져 지내야 했는데 결혼하고서는 그런 생각을 안 해서 좋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이제는 골프 선수보다 김시우 프로 아내로서 열심히 내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우에겐 더 없이 힘이 되는 말이다.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리는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00만 달러)에 출전하는 김시우는 기세를 타서 2주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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