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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김희원·촬영 천우희X임시완, 십시일반 '스마트폰을'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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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김희원·촬영 천우희X임시완, 십시일반 '스마트폰을'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2.1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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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평범한 일상, 내 손 안에 공포가 찾아온다.

15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준 감독과 배우 임시완, 천우희, 김희원이 참석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작품을 통해 입봉한 김태준 감독은 "우리의 일상을 24시간 함께하고 한몸 같이 움직이는 스마트폰은 어떻게 보면 나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존재지 않나. 이 스마트폰이 악한 사람에게 무방비로 노출됐을 때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사건을 간접 경험해보는 스릴러"라고 설명했다.

임시완(왼쪽부터), 천우희, 김태준 감독, 김희원.

스크린이 아닌 넷플릭스 영화로 데뷔하게 된 김태준 감독은 "저도 넷플릭스 시청자로서 언젠가 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첫 작품부터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게 생각 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4년 전 영화사 미지 대표에게 일본 작가 시가 아키라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은 김태준 감독은 작품이 지닌 '시의성'에 주목하고 집필에 들어갔다. 다만 신인 감독이라는 자신의 위치가 스스로를 작게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감을 잃기 보다 더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김태준 감독은 "정식으로 프리프로덕션 들어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고 그때부터 콘티 작업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가 배우들에게 건넨 콘티북은 백과사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두꺼웠다고. "기존 작품이 없다 보니 어떻게 찍을지에 대한 그림을 보여드릴 수 없었다. 경험이 적은 제가 할 수 있는 발악이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먼저 작품 출연을 결정한 김희원은 "신인 감독 같은 느낌이 전혀 없었다"며 "지금까지 본 콘티북 중 가장 두꺼웠다. 촬영 전부터 콘티북이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는 걸 처음 봐서 다 찍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카메라 움직이면 다 찍는다더라. 준비가 철저해서 배우들 입장에선 촬영이 쉬웠다"고 말했다.

"제작사 대표와 인연이 깊다"고 밝힌 김희원은 "영화 '아저씨' 당시 PD로 지내셨던 분이기도 하다. 대본을 보기도 전에 하겠다고 했는데 대본을 받아보니 더 좋더라. 충격적이었다"고 작품을 처음 접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김희원.

그는 임시완 캐스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앞서 드라마 '미생', 영화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임시완은 "대본을 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희원이 형 때문이었다. 희원이 형이 같이 차 한 잔 마시자고 연락이 와서 만나서 이런 저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까지 태워주셨다. 내리기 직전에 영화 하나가 있는데 제가 맡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 김희원을 통해 작품을 제안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에 김희원은 "제가 느끼기에 임시완 배우는 깨끗한 이미지가 있다. 이런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이런 역할을 하면 굉장히 충격적이겠다는 생각이 확 들어서 추천했다"고 설명하며 "제가 감독이 아니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제안했다. 감독님이 전달해 주라고 하셨지만 배우가 배우에게 대본을 전달하는 게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기다리다가 집에 갈 때 전달한 거다"고 말했다.

세 배우 모두 다양한 시작점이 있었지만 작품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대본'으로 통했다. 천우희는 "스마트폰은 본인과 동일화돼 있지 않나. 누구나 본인을 대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입봉작에 임시완, 천우희, 김희원 캐스팅을 이뤄낸 김태준 감독은 "평생 이 세 분에게 감사하면서 살 생각"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오랜 시간 김희원 배우의 팬이었다. 대표님 찬스로 김희원 배우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희원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해 고민이 많았는데, 시나리오의 발전 가능성을 좋게 봐주신 거 같다"고 비화를 밝혔다.

임시완(왼쪽), 천우희.

무엇보다 스마트폰 해킹 범죄 피해자인 나미 역에 천우희가 아니면 안 됐다고. 김태준 감독은 "나미 캐릭터의 갈피를 못 잡고 있었을 때 천우희 배우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이나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나미가 곧 천우희라는 사실을 알렸다. 임시완에 대해서는 "저는 빌런을 상상할 때 '무기가 사람이 된다면' 이런 생각을 한다. '식칼이 사람이된다면' 이런 식이다. 이번에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사람이된다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임시완 배우가 떠올랐다. 맑은 이미지에 악한 의지가 입혀졌을 때 입체적인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김희원 선배님께 부탁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선한 눈빛의 빌런 준영 역의 임시완은 소름돋는 두 얼굴을 보여주며 '타인은 지옥이다', '비상선언'에 이은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펼친다. 임시완은 준영에 대해 "스마트폰을 주워서 해킹을 하고 상대방의 아이덴티티를 뺏어오는 사람이다. 금전적인 목적이 아니라 그게 취미 생활을 충족시켜주는 행위인 거다. 그래서 한두 차례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컬렉팅한다" 소개했다.

연기톤은 모든 일이 준영의 재미를 위해서 벌어진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악해보이는 눈빛이기 보다 흥미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접근했다. 극 전체 흐름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진지한 감정을 배제하고 장나스러운 마음으로만 접근하려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모든 것을 캐치해 상대방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것처럼 가져가면 섬뜩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일부러 더 가볍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SNS인플루언서이자 직장인 나미 역을 맡은 천우희는 "스타트업 마케터의 영혼과 같은 핸드폰을 떨어트리면서 무무방비하게 피해자가 된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점이 집중해 가장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고 시청자가 공감을 넘어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을 꼽았다.

천우희.

최근 유튜브를 통해 개인 브이로그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나미는 자기 표현과 자기 어필을 잘하고, SNS 운영도 잘하고 있고, 적극적이다. 그런데 저는 (저를 표현)할 때마다 어렵다.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고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한 이번 작품을 촬영한 뒤 모든 비밀번호를 변경할 정도였다고. 그는 "(작품을 찍고 나니)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이 렌즈를 통해서 누군가 보고 있느게 아닐까. 그래서 핸드폰을 뒤집어 놓거나 방에 있을 때 거실에 놓거나 했다. 하지만 떼어 놓을 수는 없더라"고 말했다.

집녑의 형사이자 사건의 추격자 지만 역 김희원은 "이번 영화에서는 형사보다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권위주의, 고지식한 아버지에 더 중점을 뒀다. 표현을 못하다 보니까 대화도 안 되고 자기만 화목하다고 느끼는데 가족은 정작 화목하지 않다. 그런 오해들이 사소한 것들에서 벌어지지 않나. 사소한 것이 모여 커지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범인에게서 아들의 흔적을 보는 역할인 만큼 김희원에게 영화는 스릴러가 아니라 '드라마'였다. 그는 "자책하면서 연기를 했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됐구나.' 평소에도 권위주의를 싫어하는데 '권위주의는 참 나쁜 거다' 여기에 도달하고 싶어서 자책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이 작품 제작 단계에서 도움을 줬다면 임시완과 천우희는 촬영에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스마트폰으로 송출되는 화면이 많다 보니 천우희가 직접 고프로, 스마트폰 등을 들고 촬영을 이어가는 장면이 많았던 것. 천우희는 "다른 작품에서도 간간히 필요할 때가 있어서 도움을 드릴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컷이 많더라. 저도 씨캠이라 불릴 정도로 욕심을 부렸다. 연출의도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뿌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임시완.

임시완은 영화 초반부 표정 연기에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준영이 치밀한 사람이라 본인이 드러나는 것을 최소화하지 않을까 해서 감독님께 'AI 기술이 발달해서 음성 정도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드렸다. 목소리도 가짜로 만들어내 본인의 정보를 최소한으로 노출할 것 같다고 제안드렸는데, 감독님이 흔쾌히 받아들어주셨다"고 알렸다. 여기에 "그 덕에 저는 편했다. 대사를 외울 게 줄어들어서"라고 재치있는 입담을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김태준 감독은 프리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저는 준비됐다. 가능성은 철저하게 영화의 흥망 여부에 걸려있는 것 같다. 많이 시청해주시면 제가 노력해보겠다"고 시청을 독하며 "스릴러 영화를 가장 재밌게 보는 방법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17일 오후 5시에 남들보다 누구보다 빠르게 시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먼저 보신 분들도 늦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는 자제 부탁드린다"는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오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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