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분쟁을 벌이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가 같은 날 소액 주주 및 팬들에게 호소했다.

하이브는 장문의 글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로서 앞으로 추구할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고,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은 카카오와의 협력이 갖는 의미에 대해 10분 가량 길이의 동영상을 통해 설명에 나섰다.

하이브는 22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창업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14.8%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하이브는 해당 지분을 422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초 취득 예정일은 내달 6일이었으나 하이브는 12일이나 앞당겨 대금을 치렀다.

이날 하이브 측은 공식 SNS에 'SM엔터테인먼트의 팬, 아티스트, 구성원 및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에 오른 만큼 양사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겠다는 의도다.

우선 박지원 하이브 CEO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전 총괄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다”며 “SM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양사 기업 철학의 동질성과 앞으로 만들 시너지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다양한 레이블들을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 핵심은 ‘크리에이터의 영혼을 담은 창작물에 대해 완전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SM엔터테인먼트가 쌓아온 레거시,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와 미국, 남미, 인도 등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가 쌓아온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힘을 합쳐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자"고 포부를 드러냈다.

SM 아티스트와 팬덤, 임직원과 주주들을 향한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하이브는 "‘SM 3.0’ 성장 전략이 제시하는 방향성 및 SM엔터테인먼트의 구성원과 아티스트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온 가치와 비전을 존중한다.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을 총동원해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독려했다.

같은 날 SM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주·팬 관점에서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력이 SM에게 가지는 의미를 발표했다.

SM은 카카오와의 협력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콘텐츠와 플랫폼 간의 만남을 의미하며, 어느 한쪽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둘 사이의 수평적인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호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카카오와의 협력이 IP 전략, IP 수익화 관점, 글로벌 전략, 투자 및 신기술 협력 등 SM 3.0의 4대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카카오가 이미 구축해놓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발판 삼아 SM의 IP 콘텐츠를 널리 확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SM은 “카카오와의 협력을 결정한 것은 결코 특정한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SM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면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SM이 계획하고 있는 미래 성장 전략을 구현하는 데 있어 카카오가 보유한 역량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SM 3.0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마지막으로 "SM은 카카오가 보유한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카카오와의 협력은 향후에도 SM이 미래 K팝을 선도하는 데 있어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 첫 심문이 있던 날이다. 이수만 측 법률대리인은 "최대주주를 몰아내거나 지배권을 약화하기 위한 제3자 신주 배정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M 측은 업계 경쟁력 하락을 막고 프로듀싱 체계를 변경하기 위해선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와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카카오(SM 지분 총 9.05%를 확보한 2대 주주)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법이 인정하는 경영상 목적에 따라 신주·CB 발행을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법원은 이날 심문을 마무리하며 오는 28일까지 추가 서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가처분 결정 시기는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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