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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하면 아웃! '피치 클록'에 우왕좌왕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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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하면 아웃! '피치 클록'에 우왕좌왕 [MLB]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2.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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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노스포트 쿨루데이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6-6으로 맞선 9회말 타석에 들어선 애틀랜타 내야수 칼 콘리는 풀 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보스턴 투수 로버트 크윗코스키가 공을 던지려던 찰나 구심이 양손을 들었다. 콘리는 투수가 피치 클록을 어겨 구심이 볼넷을 선언했다고 판단해 1루로 향했다.

그러나 구심은 그 다음 오른손으로 콘리를 가르켰다. 콘리의 피치 클록 위반을 선언한 것이다. 콘리는 허탈하게 웃음을 지었고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끝났다. 팽팽하던 승부가 순식간에 허무하게 끝나는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피치 클록을 도입했다. 선수들의 행동에 시간제한을 둬 정규리그 경기 진행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남은 시간을 볼 수 있게 홈플레이트 뒤 벽면에 피치 클록을 설치했다.

피치 클록이 2019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도입됐을 때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피치 클록이 2019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도입됐을 때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달라진 규정에 따르면,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자동으로 볼 한 개가 주어진다. 반대로 타자는 피치 클록이 8초가 남기 전에 완전히 타격 자세를 잡아야 한다. 즉 주자가 있을 때 타자는 12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서 타격 준비를 모두 마쳐야 한다. 콘리는 7초 남았을 때 타석에서는 들어서 있었으나 방망이를 땅에 긋고 타격 자세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듯 피치 클록에 의한 새 규정이 선수들의 행동에 익으려면 꽤 시간이 걸릴 듯하다.

27일 포브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열린 메이저리그 35경기에서 총 69차례 피치 클록 규정 위반 사례가 나왔다. 첫 위반 사례는 ‘김하성 동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강타자 매니 마차도이다. 그는 시범경기 첫날인 2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회 타격 준비를 7초 안에 마무리 짓지 못해 자동 스트라이크 선언을 당했다.

기자가 야구장에 설치된 피치 클록을 사진 찍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피치 클록을 도입해 투수가 투구동작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사진=AP/연합뉴스]
기자가 야구장에 설치된 피치 클록을 사진 찍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피치 클록을 도입해 투수가 투구동작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사진=AP/연합뉴스]

AP통신은 콘리의 아웃을 두고 “새로운 피치 클록 시대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은 가장 드라마틱한 시나리오로 찾아왔다”며 “(새로운 야구 규정이 생긴) 2023년에 온 걸 환영한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피치 클록이)이 경기를 이렇게 끝나게 하려고 만들어진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은 우왕좌왕하고 있지만 실제 경기 시간 단축에는 효과가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경기당 평균 시간은 3시간1분이었다. 현재까지 열린 35경기 중 3시간을 넘긴 경기는 6경기에 그쳤다. 가장 긴 경기 시간은 3시간 6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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