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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까지 찾은 고진영, 부상 딛고 1년 만에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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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까지 찾은 고진영, 부상 딛고 1년 만에 활짝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0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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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고진영(29)은 지난해 12월 부상 중이던 손목에 휴식을 줄 겸 핀란드로 떠났다. 그곳에서 오로라를 봤다. “오로라는 보기 정말 힘들어서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오로라를 본 건 하루밖에 안됐어요. 운이 좋았죠.”(골프 위크)

고진영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에는 다시 이시우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고진영은 이시우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2019년 메이저대회 2승을 거뒀고 2021년 하반기에 세계랭킹 1위를 달렸다. 둘은 한 달 동안 베트남에서 훈련했다. 명상도 시작했다. 손목 부상 때문에 마주한 극심한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고진영은 모든 방법을 찾았다.

그 간절함이 마침내 통했다. 1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그 동안의 길었던 힘겨움을 털어냈다.

고진영(왼쪽)이 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동료를 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고진영(왼쪽)이 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동료를 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5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6천74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2위 넬리 코다(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고진영은 1라운드에서 36위로 시작해 2~3라운드에서 각각 7타씩 줄이면서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날까지 자리를 지켰다. 고진영의 1년 만의 LPGA 정상이자 대회 2연패. 이 대회 통산 2회 우승은 박인비(2015·2017년) 이후 처음이다.

고진영의 LPGA투어 통산 14승째다.

고진영은 지난해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손목 부상 등으로 내내 고전했다. 이후 5개 대회에서 컷탈락 3회, 기권 1회에 그쳤다. 지난달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들어 7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고진영이 5일 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위하고 있다.
고진영이 5일 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고진영은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퍼팅을 한 뒤 눈물을 글썽이더니 이내 터뜨렸다. 코다와 스태프를 차례로 안을 때 그는 울고 있었다.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은 듯 그는 모자를 깊숙이 쓴 채 있었다.

고진영은 경기를 마친 후 L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우승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그래서 이번에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우승했지만 자만심을 갖기보다 '정말 열심히 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걸렸다면 오래 걸린 우승이지만 그 기간에 두 단계는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눈물의 의미에 대해선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고,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때 났던 눈물처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고진영의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의 18개 대회 연속 ‘무승’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고진영은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흘린 땀과 눈물이 있어서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LPGA에서 거둔 14승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우승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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