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식을 시장에서 공개 매수해 지분 최대 35%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가 하이브를 제치고 SM의 최대 주주에 오른다.

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고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부터 26일까지 SM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총 833만3641주 공개 매수한다. SM 주식의 35%에 해당하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나눠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공개 매수가격은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 매수에서 제시한 주당 12만원보다 25% 올린 것이며, 전날 SM 종가인 13만100원보다 14.5% 높다. 7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개 매수는 SM엔터테인먼트 주주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39.9%를 확보하게 되며,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SM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카카오의 신주·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SM 지분 9.05%를 확보하려는 계획에 실패한 카카오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이브 측에서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진행한 주식 공개 매수가 애초 목표량이었던 25%보다 훨씬 적은 0.98%(23만3817주)만 추가 확보되며 마무리된 만큼, 발 빠른 대항 매수를 통해 불리하게 돌아가던 판세를 바꾸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매수를 위한 실탄은 확보돼 있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약 9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1차로 지난달 24일 들어왔다.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된다. 또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이 4조5552억원에 이른다.

다만 하이브가 카카오의 공개 매수에 맞서 더 높은 가격에 재차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 역시 추가 자본 조달 등 다양한 경영권 확보에 나섰으며, 오는 31일 SM엔터 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 선임을 위해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는 SM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소 지분 30%을 가져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3사는 서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사업 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공개 매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SM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다. 수평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사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여 K컬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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