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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질' 한교원 중징계, 전북 구단이 먼저 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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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질' 한교원 중징계, 전북 구단이 먼저 칼 들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4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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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원정 엔트리 제외, 벌금 2000만원·80시간 사회봉사 활동 명령…한교원 "어떠한 징계 달게 받겠다" 사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 구단이 경기 도중 상대 선수에게 폭력을 휘두른 한교원에게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제외 등 자체 중징계를 내렸다.

전북 구단은 24일 한교원에게 베이징 궈안(중국)과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에서 제외하고 2000만원 벌금과 80시간 사회봉사 활동을 지시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 원정을 위해 선수단과 함께 인천으로 이동했던 한교원은 클럽하우스로 복귀했다.

한교원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인천과 홈경기에서 전반 5분만에 상대 수비수 박대한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강한 몸싸움 과정에서 마음이 상한 한교원은 박대한의 어깨를 한 차례 가격한 뒤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다시 쫓아가 얼굴을 때렸다.

▲ 전북 현대 한교원(왼쪽)이 23일 전주월드컵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인천 박대한에게 폭력을 휘두른 뒤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심으로부터 퇴장을 받은 한교원은 경기가 끝난 뒤 후폭풍을 맞았다. 전북 팬을 포함해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비상식적이고 비스포츠적인 행위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전북 구단 역시 한교원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에 시간을 끄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제외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런 가운데 전북 구단은 자신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힌 한교원의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한교원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좋은 모습으로 만났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어떤 말로도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걸 잘 아는만큼 죄송스럽다"며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 부끄럽다. 몇 번을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 전북 현대 한교원(왼쪽)이 23일 전주월드컵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인천 박대한에게 폭력을 휘두른 뒤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박대한과 전북 팬, 인천 팬 그리고 축구팬들께 진심의 사과를 전한다. 동업자 정신을 잃은 자신을 바라보며 실수에 대해 사죄를 드린다"며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어린이 팬들이 부모님과 경기장을 즐거운 마음을 찾아왔지만 꿈과 희망이 아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더욱 마음이 아프다. 구단과 연맹의 어떠한 징계, 팬들의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심정을 전했다.

전북 관계자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기 때문에 중징계를 내렸다"며 "한교원은 경기가 끝난 뒤 박대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고 박대한도 사과를 받아들여 다음 경기에 만나 악수하고 화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 자체 징계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절차가 남아있다. 연맹은 오는 26일 경기평가회의에서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라운드에서 폭력, 특히 보복 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하는 축구이기 때문에 역시 중징계가 예상된다. 최근 포항 모리츠는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것이 사후 비디오분석에서 적발돼 4경기 출전정지에 벌금 4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또 이날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직접 경기를 지켜보며 한교원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한교원은 축구선수로서 인성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다음달 월드컵 2차 예선 때 발탁될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 보인다.

▲ 한교원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박대한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에 대해 자필로 사과문을 작성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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