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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결국 살아난다… 막강 ‘핑크빛 쌍포’ 어찌 막으랴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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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결국 살아난다… 막강 ‘핑크빛 쌍포’ 어찌 막으랴 [SQ현장]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3.2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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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글 김진수·사진 손힘찬 기자] 김종민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감독은 29일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캣벨을 아포짓(라이트)으로 내세웠다. 흥국생명에서 아웃사이더 히터(레프트)로 나오는 김연경을 상대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켓벨이 아포짓에서 (경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도 분석 없이 준비했을 거다. 노림수라고 보면 될 거다”라고 했다. 켓벨의 신장이 188cm이기 때문에 192cm의 김연경과 대등할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김 감독의 의도는 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2세트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흥국생명에는 또 다른 주포가 있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있었다. 옐레나가 활약하면서 김연경도 솟아올랐다.

두 주포의 활약 속에 흥국생명은 4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먼저 앞서 나갔다. 흥국생명은 이날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7-25 25-12 25-23 25-18)로 이기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56.25%(16차례 중 9번)이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흥국생명은 지난 19일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열흘 만의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1세트는 치열했다. 최다 점수 차가 4점이었는데 딱 두 번 나왔다. 동점과 역전이 거듭되면서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흥국생명은 25-25에서 옐레나의 백어택 성공에 이어 김연경이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간신히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다소 싱겁게 흥국생명에게 기울었다. 옐레나와 김미연, 김나희가 돌아가면서 점수를 내 흥국생명은 2세트 초 7-0으로 앞섰다. 흥국생명은 20-9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캣벨이 2세트에서 5점에 그쳤고 공격성공률이 31.25%에 그쳤다. 캠벨에게 공격 기회는 많이 찾아왔지만 옐레나를 비롯한 흥국생명의 블로킹에 번번이 막혔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2연승을 거둔 한국도로공사는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캣벨(6점)과 문정원(5점), 박정아(3점)를 앞세워 3세트를 가져왔다. 흥국생명은 3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었다. 2세트까지 7점에 그쳤던 김연경이 3세트에만 8점을 올린 것이었다. 이건 신호탄에 불과했다. 김연경은 4세트 들어서 더욱 매서워졌다. 4세트 초반 연거푸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흥국생명이 리드를 이끌었다. 옐레나가 시원한 백어택 공격으로 흥국생명은 21-13점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김연경은 21-15에서 연달아 3점을 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연경은 4세트에만 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옐레나는 이날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31점(공격성공률 45.90%)을 기록했고 경기 후반부터 제대로 몸이 풀린 김연경은 26점(공격성공률 45.10%)으로 그 다음으로 많은 점수를 올렸다.

김연경은 경기 뒤 “캠벨이 평소 포지션과 다르게 나왔는데 예상을 안 한 건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예상했고 저희도 여러 가지 공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2세트까진 많은 득점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챔프전은 한 경기에 모든 게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이런 경기에서 여유를 가진다는 건 말도 안 된다. 1차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흥국새명 감독은 “(선수들이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많이 쉬었기 때문에) 바로 리듬을 찾는 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이긴 게 더 멋졌다”고 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이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2023 도드람 V-리그(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캣벨이 팀 내 최다인 20점을 기록했으나 공격성공률이 30.51%에 그쳤다. 박정아가 10점에 공격성공률은 23.81%였다. 팀 평균 공격성공률은 26.63%로 흥국생명(42.17%)과 크게 차이 났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경기를 잘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실이 많았고 공격수와 세터 사이의 호흡이 엉뚱하게 나와 힘들었다”고 했다.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감기 기운이 있는 등 몸컨디션이 완전치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 몸 상태만 정상적으로 와준다면 좋은 경기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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