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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걸그룹 열풍 속 빛난 '중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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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걸그룹 열풍 속 빛난 '중소의 기적'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4.0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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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K팝 팬들에게 '중소의 기적'이라는 표현은 익숙하다. SM·YG·JYP·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기획사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것이 '기적'처럼 드문 일이라는 의미다.

최근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에스파 등 대형 기획사 소속 걸그룹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며 '걸그룹 신드롬'이 불었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도 많았다. 지난해 버가부, 밴디트, 핫이슈, 블링블링 등 소형 기획사 소속 걸그룹은 코로나19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4일(현지시각)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발표한 ‘핫 100’ 차트에 따르면, 신생 기획사 어트랙트 소속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지난 2월 24일 발매한 '큐피드(Cupid)'는 지난 주 100위를 기록하며 해당 차트에 첫 진입한 것에 이어 이번 주에는 6계단이나 상승한 94위를 기록했다.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제공]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사진=어트랙트 제공]

 

피프티 피프티의 '핫 100' 진입은 그야말로 K팝의 역사를 새로 쓴 성과다. 지난해 11월 데뷔 후 약 4개월 만에 역대 K팝 그룹 중 가장 빠르게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한 것. 앞서 ‘디토(Ditto)’로 데뷔 6개월 만에 해당 차트에 첫 진입한 뉴진스보다 2개월 빠른 기록이다.

피프티 피프티에 앞서 해당 차트에 진입한 K팝 그룹은 원더걸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뉴진스다. YG, JYP,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건이다.

타이틀곡 ‘큐피드’(Cupid)는 미니멀한 디스코 비트와 펑키한 베이스라인을 기반으로 샹송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 풍 감성의 선율이 어우러진 곡이다. 속도를 올린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이 숏폼 챌린지로 유행하면서 해외 팬들의 반응을 먼저 얻었고, 입소문을 타고 북미권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빌보드 이외에도 세계 팝 양대 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차트 싱글 톱100 최근 차트에서도 96위로 진입했다. 역대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 진입한 K팝 걸그룹으로는 블랙핑크, 뉴진스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피프티 [사진=어트랙트 제공]
하이키 [사진=GLG 제공]

 

이에 앞서 지난해 데뷔한 4인조 신인 걸그룹 ‘하이키(H1-KEY)’ 역시 '중소의 기적'으로 주목받은 그룹이다. 지난 1월 5일 하이키가 발매한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위로를 주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입소문을 타며 차트를 역주행해 시선을 모았다. 

발매 두 달여 만인 지난 2월 말 멜론 톱(TOP) 100 차트에 첫 진입한 이 곡은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더니 지난달 13일 19위까지 오르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음반 판매 역시 발매 6주 차에 이례적으로 1위(한터차트 기준)를 하며 '자체 최고 기록' 경신을 이어 나갔다.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하이키는 소속사를 통해 "정말 많은 분들께서 저희 노래를 들어주신다는 것이 체감되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저희 노래가 많은 분들께 위로와 희망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하이브-SM 경영권 분쟁 사건 등으로 K팝 업계의 독과점 및 양극화 현상을 향한 우려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음악'은 통하고, 대중은 언더독의 반란에 여전히 응원을 보낸다는 사실이 피프티 피프티와 하이키의 놀라운 성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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