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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캐롯 이정현, 2년차 맞나 [KBL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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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재감' 캐롯 이정현, 2년차 맞나 [KBL PO]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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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고양 캐롯 점퍼스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3쿼터 종료 40여 초를 남겨두고 이정현(24·고양 캐롯 점퍼스)이 가로채기에 이어 빠르게 공을 드리블해 상대 림에 레이업으로 꽂아 넣었다. 이정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김승기(51) 캐롯 감독은 미소를 보냈다.

이날 캐롯은 KGC를 89-75로 꺾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정현은 팀 내 최다인 37분31초를 뛰면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32점을 터뜨렸다. 가로채기 5개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의 중심은 이정현이다. 프로에 입단한 지 고작 둘째 시즌밖에 안 된 선수가 팀을 이끈다. 이정현은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평균 34분을 뛰면서 평균 22.3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자신의 정규리그 평균 득점(15점)보다 월등히 많다. 정규리그 득점 3위인 팀 동료 외국인 디드릭 로슨(26)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뛰면서 득점은 비슷하게 했다. 로슨은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평균 33분8초를 뛰면서 22.9점을 넣었다.

고양 캐롯 가드 이정현. [사진=KBL]
고양 캐롯 가드 이정현. [사진=KBL]

3점 슈터 전성현(32)이 돌발성 난청에서 아직 완전하게 회복하지 않아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이정현의 어깨는 무겁다.

이정현은 연세대 졸업 후 지난 시즌부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첫 시즌에는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23분26초를 뛰면서 9.7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이 이정현에 대해 “MVP감”이라고 하며 비시즌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고 이정현은 성장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평균 34분2초를 소화하면서 15점을 넣었고 경기당 3점슛은 1.1개에서 2.1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덕분에 이정현은 정규리그를 마치고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손창환(47) 캐롯 코치는 이정현에 활약에 대해 “전성현과 로슨, 이정현의 삼각편대였는데 전성현이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나머지 둘에게 비중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그러면서 이정현이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과감한 플레이가 표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볼 배급을 할 때 시야를 넓힐 필요는 있다. 아직 성장하는 선수고 더 발전해야 한다”면서도 “예전에는 맞춰주는 부분만 소화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과감해졌다”고 말했다.

고양 캐롯 이정현(오른쪽). [사진=KBL]
고양 캐롯 이정현(오른쪽). [사진=KBL]

김승기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때 “정현이가 40분을 다 뛴다고 하면 승산이 있고 힘들어서 30분 뛰면 팀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농담이 섞인 이야기이긴 했지만 전성현의 부상 때문에 절박함도 섞여 있었다.

김승기 감독은 15일 경기 후에는 "이정현이 오늘처럼 하면 MVP급 아닌가"라며 "제가 농구를 별로 가르친 것은 없지만 전투적인 마음가짐을 심어준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정현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는 제가 상대 수비를 주로 하다가, 기회가 생기면 자신 있게 공격하는 역할이었다"며 "올해는 상대 수비를 해결하고, 팀을 이끌고 있는데 4강에서 처음 이겨 개인적으로 의미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에게 많은 기대를 거는 캐롯은 17일 홈에서 KGC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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