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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 돌풍!!! '투자+공격' 결실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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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 돌풍!!! '투자+공격' 결실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4.18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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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첫 11경기에서 5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겠다.”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밝힌 포부다. 대전은 2023 하나원큐 K리그1 7경기에서 4승(2무1패·승점 14)을 거뒀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더 거두면 이 감독의 첫 번째 목표가 이뤄진다.

대전발(發) 축구 돌풍이 심상치 않다. 8년 만에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한 팀이 FC서울(4위), 전북 현대(9위) 등 전통의 명문구단보다 상위권에 있다.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6일 경기가 뜨거웠다. 올 시즌 개막 후 무패 행진(6연승)을 달리던 거함 울산 현대를 2-1로 꺾었다. 이 감독의 공격 축구가 K리그 최강팀을 상대로도 통한 것이다. 대전은 선수들의 라인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려서 공의 점유율을 높이고 전방부터 압박하면서 울산에 맞섰다. 적극적으로 슈팅을 날리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날 전반 9분 나온 이진현의 선제골도 끈질긴 압박 속에 나온 득점이었다. 이현식이 울산 설영우에게 달라붙어 공을 뺏은 후 이진현에게 패스했고 이진현이 왼발로 감아 차 골문을 갈랐다. 이현식은 1-1로 맞선 전반 추가 시간에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면서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울산은 16개의 슈팅 중 절반인 8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다. 대전은 슈팅 10번을 차 4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울산에 비해 유효 슈팅 비율은 떨어졌지만 이 중 절반을 골로 마무리하는 정확도를 보여줬다.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의 티아고.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의 티아고.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민성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라인을 내릴 때 플레이가 제일 좋지 않았다. 나쁜 결과가 오더라도 맞붙어 싸워야 한다"며 "공격적으로 해야 상대도 내려앉는다. 울산이 결정력이 좋은 팀이라 공격해야 기회를 열 차례 내줄 것을 다섯 차례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활약한 이현식은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7라운드 MVP(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 감독은 2021년 부임 첫해부터 팀의 득점을 끌어올렸다. 2020년 K리그2 득점 4위였던 대전은 2021년 2위(56골)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70골로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대전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있는 울산(14골)을 제치고 16골로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점(12점) 최다 2위인 것은 흠이지만 대신 적극적으로 공격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경남FC에서 18골을 넣어 득점 2위에 오른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가 4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고 김인균, 이현식, 이진현(이상 2골), 변준수, 이시다 마사토시(등록명 마사·이상 1골) 등 득점 분포도 넓다.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단이 16일 홈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단이 16일 홈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의 돌풍에는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대전이 중하위권에 그치던 2020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했다. 하나금융은 대한축구협회(KFA) 공식스폰서이며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기용할 만큼 축구에 진심이다. 이를 주도한 함영주 그룹 회장은 회장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자주 나타난다. 

대전은 첫 해 월드컵 스타 황선홍(현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구본상(김포), 김동준(제주), 박진섭(전북), 이규로(김포) 등을 폭풍 영입했고 안드레(전북), 바이오 등 외국인선수도 대거 영입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독일 무대에서 뛰던 서영재를 영입했다.

대전은 정규리그 4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3위 경남FC를 넘지 못해서 승격하지 못했다.

2021시즌에는 이민성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하고 선수들 더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이진현, 이현식, 김민덕 등이 이때 합류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마사, 임은수 등을 데리고 왔다. 하지만 이 해에도 대전은 승격에 실패했다.

대전은 더욱 선수단을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임대로 합류했던 마사와 임은수가 완전 이적했고 조유민, 레안드로, 김재우(김천), 김인균 등을 영입해 1부 팀에서도 부러워 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 외국인 선수 윌리안(FC서울), 카이저도 영입했다.

8년 만의 승격을 이룬 올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 유강현과 티아고를 영입하면서 공격진에 더욱 힘을 실었다.

대전의 지난 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은 87억6890만6000원이다. K리그2에서 가장 많았다. 울산(176억8525만6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투자의 결실은 달콤했다.

팀이 신바람을 내자 팬들도 경기장을 찾으며 열광하고 있다. 4번의 홈경기에 5만9403명의 관중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총 관중은 FC서울, 울산에 이어 3위다. 대전이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뛴 20경기 총 관중 수(4만5411명)의 1.3배다. 김은중, 이관우가 뛰던 시절이 떠오른다. 대전이 다시 '축구도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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