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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류수정, 현실에 발 끝을 딛고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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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류수정, 현실에 발 끝을 딛고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5.2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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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여리고 수줍던 소녀는 자신을 온전히 꺼내보일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다.

앨범 발매 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만난 류수정은 "한 두달 사이에 쓴 곡들이라 최근의 감정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20대 후반을 향해서 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을 수 있었다"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Archive of Emotions)'는 지난 2014년 그룹 러블리즈(Lovelyz)의 보컬로 데뷔 후 지난해 9월 독립 레이블 '하우스 오브 드림스'를 설립하고 솔로 아티스트로 새롭게 태어난 류수정이 데뷔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이다.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감정의 기록', 류수정은 첫 정규 앨범에 20대 중반에 접어들며 그녀가 느끼는 새로운 감정들을 다뤘다. 20대 초반에 썼던 이전 자작곡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앨범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새롭게 마주하게 된 고민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류수정은 "새삼 새롭게 보이더라. 많이 실망하기도 했고 새로운 희망도 봤고 또 다른 형태의 행복함도 많이 보게 됐다"고 20대 중반에 새롭게 느낀 감정들에 대해 전했다.

그러면서 "'논 판타지(Non-Fantasy)' 라는 곡에 담긴 내용인데, 현실을 마주하면서 예전에는 내가 꿨던 꿈들이나 소망들이 무조건 이뤄진다는 희망이 있었다면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노력한다고 모든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실망감도 느꼈던 거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류수정은 전작에 이어 이번 첫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 '그래비 걸(Grabby Girl)'을 비롯해 수록곡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타이틀곡 '그래비 걸'은 류수정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원래 일에 대한 욕심, 사랑에 대한 욕심이 저한테는 제일 크다. 욕심이나 욕망을 한 번도 팬분들이나 누구에게 들려드릴 생각을 못했는데 솔직하게 풀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쓰게 됐다"며 욕심, 욕망이라는 주제를 음악으로 표현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사진=하우스 오브 드림스 제공]

 

"자연스러운 저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욕망도 갖고 욕심도 있고 그래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밝고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다보니 항상 행복하겠다 좋겠다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저도 남들의 좋은 순간만 보게 되더라고요. 나쁜 감정들도 직면하고 같이 이겨보자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었어요."

감정을 가장 '쏟아낸' 곡으로는 '러브 오어 헤이트(Love or Hate)'를 꼽았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기 어렵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쉽다'는 내용을 직설적이고 진솔한 가사에 담았다.

류수정은 "헤이터들에게 쓰는 곡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고 그렇게 받아들이실 수도 있지만 제가 염두에 둔 건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며 "이 사람은 나를 왜 미워할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미워할까 생각한 적이 있다. 결국 '니가 아무래도 날 너무 좋아하는 거 같다'고 결론을 냈다. 그 감정에서 벗어나면서 쓴 곡이기 때문에 쓰면서 괴롭기도 했지만 감정을 많이 털어낼 수 있었다"고 곡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작업 전에는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고 담아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쓰면서는 고민을 안 했거든요.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자연스러운 감정들을 많이 전달하고 싶어요. 꾸며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어마무시' 꾸밀 수도 있겠지만.(웃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그때그때 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10대에 데뷔해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든 류수정은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러블리즈 활동이 가수 류수정에겐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류수정은 "제가 되게 여렸고 눈물도 많았다. 근데 활동하면서 단단해지는 법을 배운거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느낌상 3년 차인거 같은데 벌써 8년이 넘었더라. 지난 활동을 바탕으로 곡도 쓸 수 있게 되고 건강하게 생각하게 되고 단단해지게 되고 좀 더 긍정적인걸 바라볼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돌아봤다.

아이돌 그룹 멤버로 지난 10년을 보내고, 솔로 가수로서 첫 도약에 나선 류수정이 바라는 10년 후의 자신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음악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10년 뒤면 30대 후반이 되어가고 있을 텐데 그 때까지는 계속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미소지었다.

뒤이어 "결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이어져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일이 너무 좋다. 결혼을 하면 다음 챕터가 시작되지 않나. 그 다음 챕터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 준비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보다 앨범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다. 류수정은 "갖고 싶은 앨범, 사서 쟁여놓고 싶은 앨범을 만들자는 목표를 잡았다. 그래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썼고,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든 성적이 좋으면 좋고 저도 마찬가지지만 요즘에는 정말 결과가 목표가 되지는 않는 거 같다. 행복하게 앨범을 작업하는 게 제 최근 목표였다. 과정을 이루다보니 결과보다 중요한 게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번 앨범에 넣으려고 써놓고 나니 너무 딥해져서 전체적인 색깔 때문에 뺀 곡도 있거든요. 반대로 너무 사랑스럽거나 신나서 뺀 곡들도 있어요. 잘 모아놓고 이것저것 조합하고 새로 써서 새 앨범으로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앨범에는 위트 있고 개구진 콘셉트도, 더 감성적인 콘셉트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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