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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8강행, 전북·수원이 외치는 '필사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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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8강행, 전북·수원이 외치는 '필사즉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5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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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1차전서 이기지 못해 원정 부담…베이징·가시와 맞아 다득점 승리 절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치르고 있는 K리그 네 팀 가운데 세 팀은 '백척간두'에 있다. 지금이야말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말했던 '필사즉생', 즉 죽고자 하면 산다는 정신이 필요할 때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과 일본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각각 베이징 궈안(중국),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상대로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19일 홈 1차전에서 먼저 골을 넣고 앞서나가고도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1차전에서 1-1로 비긴 전북에게 필요한 것은 일단 1골 이상이다. 0-0 결과가 나올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전북이 탈락한다.

안방에서 가시와에 2-3으로 역전패한 수원도 승리가 절실하다. 승리도 그냥 승리가 아니라 2골차 이상 승리를 따내야 한다. 1골차로 이겼을 경우 4골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2-0 이상의 승리가 필요하다. 역시 다득점이 절실하다. 정말 죽도록 뛰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왼쪽)과 골키퍼 권순태가 25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기자회견을 갖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예상하지 못했던 한교원 결장, 전북의 무기는 '판타스틱 4'

전북은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인천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홈경기에서 예상하지 못한 선수를 잃었다. 한교원이 경기 도중 상대 박대한을 두 차례나 가격하면서 퇴장을 당했다. 한교원의 퇴장은 AFC 챔피언스리그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지만 전북 구단은 자체 징계를 통해 벌금 2000만원을 비롯해 베이징 원정 제외를 결정했다.

그라운드 폭력을 행사한 한교원의 '읍참마속' 제외가 뼈아프긴 하지만 명문구단을 지향하는 전북으로서는 한교원을 베이징전에 도저히 출전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교원이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공격 옵션이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무척 불행한 일"이라며 "하지만 측면 공격 자원은 충분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남은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최강희 감독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강희감독은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원정경기가 어렵긴 하지만 전북 선수들은 경험이 많다"며 "몇몇 선수에 대해서는 체력도 안배해줬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분위기와 집중력이 문제가 될 것이며 조그만 실수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한 골 이상을 넣고 이기려면 에두와 이동국의 출전은 절대적이다. 레오나르도와 에닝요까지 전북이 자랑하는 '판타스틱 4'의 출전은 필수다. 몇몇 선수에 대해 체력을 안배해준다며 누구를 교체로 뺄 여유가 없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력에 지장이 있다면 조커로 뺄 수는 있어도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면 네 선수가 동시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도 전북을 상대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0-0으로 비겨도 되기 때문에 잠그는 작전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데얀이라는 자원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런만큼 김형일이나 김기희 등 전북의 포백 라인과 앞의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얼마나 탄탄한 수비벽을 쌓느냐도 승부의 관건이다.

▲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왼쪽)과 주장 염기훈이 25일 일본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2015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기자회견을 갖고 가시와전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염대세 듀오'에 다시 기대거는 수원, 두 골 이상이 필요하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시와를 맞아 2-3으로 졌다. 2-0 이상으로 이겨야만 8강에 나갈 수 있다. 가시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16강 2차전에서 수비를 탄탄하게 하고 역습으로 나선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10분에 2, 3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이 축구라고 하지만 90분이라는 시간은 의외로 짧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일찌감치 시사했다. 서정원 감독은 "2골차로 이겨야하고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라며 "그래도 전체적으로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이 가시와에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지만 반대로 일본 원정에서 일본팀에 한번도 지지 않은 기분좋은 기록도 있다"며 "가시와와 2차전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다음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서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을 것"이라고 선전포고에 가까운 각오도 함께 밝혔다.

역시 서정원 감독이 기대하는 공격 라인은 염기훈과 정대세다. 염기훈의 왼발은 전북과 K리그 클래식 맞대결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린 '황금의 왼발'이다. 염기훈의 왼발에서 시작한 패스는 정대세의 골로 이어지곤 했다. 반대로 정대세 역시 이타적인 플레이로 염기훈의 득점을 돕고 있다.

공격적으로 나가야 하는 만큼 빠르고 한 방이 있는 레오의 선발 출격도 예상된다. 수원은 지난 1차전에서 레오를 교체 투입시킨 뒤 공격에서 더욱 활기를 보이며 가시와를 후반 중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였다. 2-3으로 따라가는 골을 만들어낸 것도 레오가 공격에서 활력을 불어넣은 뒤였다. 아직 카이오는 정대세와 투톱을 서는 것이 아직까지 어색하기 때문에 조커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에서 공격에 힘을 불어넣어야 할 선수는 이상호가 있다.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이뤄야 하는 만큼 이상호와 백지훈 또는 권창훈이 중앙 미드필더를 형성,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시소'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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