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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호 4위 마감, 빛나는 미래 [U-20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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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호 4위 마감, 빛나는 미래 [U-20 월드컵]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1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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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이슈가 없으니(주목받지 못하니) 동기부여 면에서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힘든 걸 참고 증명해냈고, 대회를 치르며 부각이 됐습니다.”

김은중(44) U-20(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이스라엘과의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3·4위전에서 패한 뒤 한 말이다. 시작은 조용했지만 끝은 화려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날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3·4위전에서 이스라엘에 1-3으로 졌다. 4강에서 이탈리아에 0-1로 진 한국은 이스라엘에도 지며 이번 대회를 4위로 마쳤다.

11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시상식에서 이승원이 브론즈볼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국 축구에는 커다란 성과다. 스타 선수의 부재와 K리그 경험조차 부족한 선수들이 일궈낸 ‘4강 신화’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대회전만 하더라도 팬들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다. 2017년 한국 대회엔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의 이승우(25·수원FC) 백승호(26·전북)가 있었다. 2019년 폴란드 대회에는 ‘슛돌이’ 이강인(22·마요르카)이 뛰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지난해 K리그1 최연소(만 17세 4개월 20일) 데뷔한 김지수(19·성남) 정도를 제외하고는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확실한 공격 카드가 부재하다는 평도 나왔다.

하지만 김은중호는 대회가 시작하자마자 이같은 우려를 깔끔하게 씻었다. 조별리그 1차전 강호 프랑스를 2-1로 꺾었고 2차전 온두라스전에서는 0-2로 끌려가다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10골을 넣어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다.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3·4위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에서 이승원이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한국 스타는 이승원(20·강원FC)이다. 이승원은 7경기 모두 나가 3골 4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이 득점한 5경기에서 이승원은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승원은 지난 대회 이강인이 기록한 공격포인트 6개를 넘겼다. 이승원은 대회를 마치고 ‘브론즈볼’을 받았다. 대회 MVP 3위에 해당하는 상이다. 지난 대회에서 MVP인 ‘골든볼’을 받은 이강인에 이어 한국은 두 대회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승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에 입단했지만 K리그1에는 아직 데뷔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월드컵을 하면서 좋은 장면이 많았지만, 매우 부족하다고도 느꼈다"며 "이번에 느낀 보완할 부분, 제가 살릴 장점을 잘 다듬어서 앞으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성인 무대에서 대한민국 축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2골씩 넣은 이영준(20·김천 상무)과 최석현(20·단국대), 1골씩 넣은 배준호(20·대전하나시티즌),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도 이번 대회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11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3·4위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에서 김은중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모든 건 김은중 감독의 ‘원 팀’(one team) 리더십에서 나왔다. 세트피스에서 6골이 나올 정도로 약속된 플레이에 공을 들였다.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확실한 색깔을 만들어 강팀과 맞붙었다. 상대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이나 심판의 일부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에도 선수들을 내내 잘 다독거리고 칭찬했다.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박승호를 기억하기 위해 경기 전 공식 기념 촬영 때 선수들은 박승호의 유니폼을 매번 들었다.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14일 오후 12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KL861편으로 귀국한다.

선수들은 이제 프로무대로 복귀한다. 이들이 월드컵이라는 세계 무대에서 쌓은 자신감과 경험이 어떻게 발휘될지가 주목된다.

김은중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우리는 물론이고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등 아시아권 팀들이 피지컬 싸움에서 버거워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선수들이) 그 부분을 보완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전 경쟁에서 이기면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경기 체력과 경기 감각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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