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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우승 청부사, 전북 명가 회복 돌입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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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우승 청부사, 전북 명가 회복 돌입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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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장기적으로는 챔피언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올해가 아니라면, 내년에 달성하겠습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사령탑에 오른 단 페트레스쿠(55·루마니아) 감독이 밝힌 목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현역 시절 1986년부터 2003년까지 제노아(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 빅클럽에서 총 500경기를 넘게 뛴 베테랑 출신이다.

국가대표로는 95경기(12득점)에 출전했다. 월드컵(1994·1998)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선수권대회(1996·2000년)에 각각 2번 나섰다.

단 페트레스쿠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신임 감독이 14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사령탑으로도 경험이 풍부하다. 2003년 루마니아 리그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2008~2009시즌 FC 우니레아 우르지체니 창단 최초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9년부터 러시아 무대로 자리를 옮겼고 2014년부터 아시아와 인연을 맺었다.

알 아라비(카타르)를 시작으로 2015년 장쑤 쑤닝(중국), 2016년 알 나스르(UAE), 2018년 구이저우 헝펑(중국)을 거쳤다. 2017년 CFR 1907 클루지(루마니아)의 지휘봉을 잡고 총 4차례 리그 우승을 했다. 특히 2017~2018시즌부터 3시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전북의 역대 2번째 외인 사령탑이다. 2019시즌부터 2시즌 간 호세 모라이스(포르투갈)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14일 경기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14일 경기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 취임식에서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전북이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그가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아시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새 감독 영입을 주도한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14일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열린 기자회견에서 “페트레스쿠 감독은 아시아 경험도 있고, 다양한 팀과 문화권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성향이 전북 축구와 잘 맞다고 생각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중국 클럽에 있을 당시 전북과의 경기 경험에서 남은 좋은 인상이 감독님과 계약하는 데 수월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단 페트레스쿠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신임 감독(가운데)이 14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지성 전북 디렉터(왼쪽), 허병길 K리그1 전북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페트레스쿠 감독은 “아시아와 한국에서 가장 큰 빅클럽인 전북이기 때문에 당연히 감독 자리를 선택했다”며 “팬들이 원하는 승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겠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의 팀 스타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이기 때문에 팀 스타일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이기는지에 대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의 목표 또한 오로지 승리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성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이) 우리 진영에서의 볼 소유보다는 빠르게 상대 진영에 올라가는 공격적인 축구를 강조한다”며 “팬들이 원하는 공격축구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우승 청부사이기도 하지만 사령탑 데뷔 후 20년 간 17번 팀을 옮긴 ‘저니맨’이기도 하다. 그는 “감독으로서의 삶이 쉽지 않다. 나라, 클럽마다 다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언제나 있다”며 “전북에서 가능하면 긴 시간 있었으면 한다. 감독으로서의 삶은 부담감과 위험이 크다”고 했다.

지난해 울산 현대에 승점 3점차로 리그 우승컵을 내준 전북은 올해도 울산과 ‘2강’ 후보로 꼽혔지만 시즌 초부터 고초를 겪었다. 김상식 감독의 전술에 한계가 들어나면서 팀은 시즌 초 강등권인 10위까지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김상식 감독의 해임을 요구하며 구단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결국 성적부진으로 지난달 초 사임했고 김두현 감독 대행이 팀을 지휘했다. 김상식 대행 체제에서 전북은 5승2무1패로 반등을 이뤄냈다. 현재 8승7패3무(승점 27)로 5위에 올라있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와는 승점 1점차, 2위 포항 스틸러스와는 승점 3점차에 불과하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내 목표는 다음 게임의 승리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며 “시즌 최종 순위를 생각하기 보다는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장기적으로는 내년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전북 팬들은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단버지’(단+아버지)라는 별명을 일찌감치 붙여주며 환영했다. 그는 “단버지로 불리는 것이 좋다.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나 또한 선수들을 아들처럼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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