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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보기(6) 고민정] 맨시티 매니저+파주 전력분석관, 축구에 미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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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보기(6) 고민정] 맨시티 매니저+파주 전력분석관, 축구에 미친 대학생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3.06.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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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윤서 객원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현재 가장 많은 자본이 돌고 있는 축구리그다. 시청자 수를 비롯한 각종 주목도 지표에서도 단연 톱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적을 합작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턴)이 뛰고 있어 국내에서 인기도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 비해 압도적이다. 

20구단이 치열하게 겨루는 EPL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다. 아랍에미리트(UAE)부총리인 '부자의 대명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이 구단주로 부임한 이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강호 반열에 오르더니 2022~2023시즌엔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전부 거머쥐는 트레블(3관왕)을 달성,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겼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 스터디팀 '스미스'가 지난해부터 맨시티의 소셜미디어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을 만났다. 스포츠산업 취업을 위해 경험과 스펙을 축적하는 학생을 조명하는 JOB아보기가 6번째로 만난 이는 축구에 미쳐 K3리그 전력분석관까지 겸하고 있는 여대생이다.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고민정.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고민정.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축구광' 고민정입니다.”

-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런 질문 받을 때마다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어릴 때부터 운명처럼 축구를 접하게 됐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축구를 보는 것, 하는 것 모두를 좋아합니다."

- 축구가 좋은 이유는?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같은 소속팀 선수가 월드컵에서 다른 국적으로 페널티킥을 차고 막는 장면, 역사적으로 라이벌 관계가 있는 팀의 대결 등이 좋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보면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전술에서도 감독이 하고자 하는 축구가 이해될 때, 선수가 움직이는 이유가 보일 때, 축구가 더 재미있어 집니다.”

2022년 연고전 여자축구 경기에서 주장으로 뛰고 있는 모습.
2022년 연고전 여자축구에서 주장으로 뛰고 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 축구와 관련해 하고 있는 일은요?

“20세 때부터 축구 코치를 하고 있고, K3 파주시민축구단의 전력분석관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맨체스터 시티 의 소셜미디어 매니저로 일해 현재 EPL 소속 해외구단을 한국팬들과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KICKS의 주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 소셜미디어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

"해외 구단에서 보내주는 콘텐츠를 한국인 취향으로 번역, 편집하는 일을 합니다. 이벤트나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하고, 트로피 투어나 친선경기 등 내한 행사가 있을 때 관련한 모든 일에 참여합니다. 작년 맨시티의 한국 트로피 투어 때, 맨시티 선수와 콘텐츠를 기획하고 섭외, 촬영, 편집에 모두 함께 했던 적이 있습니다. 3박4일간의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맨시티 트로피 투어 풋볼 페스티벌 행사에서 트로피 담당 구단 직원들과.
맨시티 트로피 투어 풋볼 페스티벌 행사에서 트로피 담당 구단 직원들과. [사진=본인 제공]

- 어떤 과정을 거쳐 일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소셜미디어 매니저는 구단에서 계약한 대행사에서 일합니다. 대행사가 다국적기업이라 모든 업무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선 영어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후 화상으로 영어 면접을 진행했는데, 면접관이 이탈리아인이라 억양을 알아듣기 쉽지 않았습니다. 회화 경험도 많지 않아 긴장하고 면접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 면접 후 마지막으로 한국팀 직원들과 면접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이제 생각해보면 제 방이 온통 맨시티로 꾸며져 있는데, 화상 면접 때 비친 방의 모습이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중요시 여기는 회사의 가치관과 잘 맞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해외 구단과 일하면 어려운 점은 없는지.

"가장 어려운 점은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능 영어에서 배우지 않은 비즈니스 영어를 해야 하니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단 소식을 오피셜 공지보다 먼저 알 수 있을 때 등 보람찬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방한, 선수 이적 등 다양한 정보를 먼저 알게 될 때 '내가 진짜 구단 관계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 전력분석을 시작한 이유와 계기도 궁금합니다.

"전력분석에 관심을 가져 스포츠잡알리오에서 교육을 들었습니다. 그 후 축구 공부를 하다가 현장에서 일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잡알 대표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축구에 진심인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이력서를 넣어보라 하셔서 직접 분석한 자료를 제출한 후 면접을 통해 비프로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현재 비프로를 사용 중인 K3 파주시민축구단에서 분석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입사 과정도 궁금합니다.

“전력분석관 자리가 생겼단 소식을 듣고 이력서와 직접 분석한 경기 리포트를 제출했습니다. 이력서에는 코칭 라이센스와 코칭 경력을 써 전문성을 어필했습니다. 경기 리포트는 EPL의 경기를 분석했는데, 그동안 공부했던 전술과 용어를 경기 속 실제 장면에 풀어냈습니다. 평소 해외 분석사이트를 통해 데이터를 보고 결과와 연결 짓는 것을 좋아하는데, 경기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이유를 스탯을 통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유효한 데이터를 찾아내는 힘을 보여 팀에 도움이 될 자원임을 어필했습니다."

- 맨시티 매니저, 전력분석관 둘을 위해 준비한 것은 무엇일까요?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데 준비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면접 때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던 건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던 덕분이었습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닌데 꾸준히 찾아보았던 해외 사이트의 분석 데이터들이 없었다면 처음 써보는 경기 리포트에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필요한 역량을 생각해보고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연세대 W-KICKS는 우승 전적이 많은 강팀입니다. 주장을 지낸 기분은?

"W-KICKS가 전통 강호이긴 하지만 아마추어 여자축구가 상향 평준화돼 우승이라는 게 정말 어려워졌습니다. 주장을 맡았던 작년 초 팀 내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패배를 많이 겪고 힘들어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겨내 연말에는 우승을 일궈 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2022 SUFA Laides League 우승 후.
2022 SUFA 레이디스리그 우승 후. [사진=본인 제공]

- 여러 매체에 출연한 비결은?

“YTN에서 여자축구를 주제로 인터뷰한 적이 있고, KBS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W-KICKS 팀원들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밖에 축구 유튜브, 기사에도 노출된 경험이 있어요. 저는 오래전부터 축구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골때녀' 등 미디어의 영향으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저도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시대를 잘 만났다,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KBS 방송 ‘오케이? 오케이!’에 출연한 모습.
방송 ‘오케이? 오케이!’에 출연한 모습.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고민정의 가장 큰 무기는?

"도전하는 용기입니다. 사실 소셜미디어 매니저 채용 과정에 영어 면접이 있다는 것을 듣고 도전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그때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께서 '일단 해봐요, 실패해도 세상 안 무너져요'하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이 말을 듣고 성공하려면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준비가 완벽히 되어있지 않으면 도전을 망설이던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됐습니다. 이후 다양한 것에 고민 않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도전해보는 용기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가장 좋아하는 축구 팀은?

“당연히 맨시티입니다. 44년 만에 맨시티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세르히오 아게로의 극장골 영상을 처음 보고 울컥할 정도로 감동을 받아 팬이 됐습니다.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 선수와 구단 간 서로를 향한 믿음이 드러날 때마다 맨시티 팬인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또한 전력분석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생각합니다. 확고한 믿음으로 창의적인 전술을 만들고 팀을 이끄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그 전술이 팀에 반영되도록 하는 리더십 또한 닮고 싶습니다."

맨시티 선수인 숀라이트 필립스의 단독 인터뷰 현장에서.
맨시티 전 선수 숀 라이트 필립스의 단독 인터뷰 현장에서. [사진=본인 제공]

-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W-KICKS 주장을 맡았을 때 전술에 대해 팀의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전술이 통할 때마다 짜릿함을 느껴 전력 분석관을 꿈꾸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전력분석관이 되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 고민정에게 축구란?

“익숙해지지 않는 설렘입니다. 보통 설렘이란 감정은 익숙해지거나 사라지는데, 축구는 저에게 늘 두근거리는 존재입니다.”

- 축구에 빠진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제 인생 모토는 ‘급하면 오프사이드’입니다. 축구에서도 너무 빨리 가려다 보면 오프사이드 규칙으로 골이 무효가 될 때가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목표에 한 발짝씩 다가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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