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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공황 극복" 김혜수X염정아, 눈물 담긴 연대 '밀수'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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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공황 극복" 김혜수X염정아, 눈물 담긴 연대 '밀수'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6.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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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배우 김혜수, 염정아가 '밀수'의 뜨거운 연대를 전했다.

영화 '밀수'가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했다.

영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 활극. '베테랑', '모가디슈', '베를린', '주먹이 운다' 등 대한민국 액션 영화의 역사를 쓴 류승완 감독이 내놓은 김혜수, 염정아 여성 투톱 영화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염정아(왼쪽),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염정아(왼쪽),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류승완 감독은 "이야기를 기획했을 때부터 김혜수, 염정아 배우님을 떠올렸다. 영화를 만들 때 설명이 안 되지만 꼭 이 배우여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최고의 파트너"라고 거듭 칭찬하며 애정을 뽐냈다. 

김혜수는 "염정아 배우의 연기를 워낙 좋아했다. 출연한 영화, 드라마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제가 갖지 못한 장점을 굉장히 많이 가진 배우"라며 "대표님에게 여성 중심 서사고 함께하는 배우가 염정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환호했다. 실제로 만나고 나서는 더 멋진 배우라고 생각했고 저의 부족함을 많이 채워줬다"라고 말했다.

염정아 역시 "그 어떤 현장보다 행복했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핑 돌 정도다. 그 중심에는 혜수 언니가 있었다"며 "(제안 왔을 때) 김혜수 씨와 하면 어떻겠냐고 해서 '끼악!' 너무 감사하다고 소리 질렀다"고 회상했다.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김혜수는 마이웨이 성격의 조춘자를 연기한다. 14살부터 식모살이를 전전하다 밀수 판에서 크게 한 건을 하려고 뛰어든 그는 길이 없으면 길을 뚫고 가는 강렬한 캐릭터다. "지금까지 한 캐릭터 중 가장 상스럽다"고 말한 김혜수는 "이런 역을 두 번 다시 맡을 수 있을까 싶다. 보시면 알겠지만 원초적인 것들을 발현할 수 있었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염정아는 동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싶어할 정도로 정이 깊은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을 연기했다. 실감나는 물질을 선보여야 하는 배우들은 수심 6m 수조에서의 촬영을 위해 3개월 가량 수중 훈련을 진행했다.

평소 물에 대한 공포가 심해 수영조차 하지 못했다던 염정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물 공포를 극복했다. 그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같이 했던 해녀들의 도움이 컸다. 내 컷을 찍지 않아도 모니터를 보고 소리 지르고 박수 치며 울어 주는 분위기 속에 잘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염정아(왼쪽),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염정아(왼쪽), 김혜수. [사진=연합뉴스]

영화 '도둑들' 이후 수중공황을 겪었던 김혜수도 배우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 그는 "도둑들 촬영 당시 수갑을 찬 상태에서 차가 물에 잠기는 장면이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촬영이 너무 힘들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공황이었다. 그런 상황을 겪고 나니 이번 영화를 제안받고 나서도 두려운 거다. 수중 촬영 영상만 봐도 공황이 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3개월 수중 훈련 기간 동안 저는 '소년심판' 촬영 중이기도 해서 거의 참여를 못했다. 실제 촬영 전에 배우분들만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그때도 공황이 왔다. '하기로 하고 기사도 나갔는데 어떡하지. 큰일 났다. 여기서 그만 둬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며 "그때 배우들이 한 명씩 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너무 잘하는 거다. 그걸 보며 환호하다가 저 또한 공황에서 벗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나중에는 완전히 공황 상태에 벗어나 연기를 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김혜수는 그때를 떠올리며 "모두가 한 덩어리, 하나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현장이었다"고 표현했다.

김혜수, 염정아, 고민시 외에도 박경혜, 박준면 등이 해녀 역할로 출연한다. 이들은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 눈물 흘리며 수중 촬영을 이어갔다. 탄탄한 여성 연대가 두드러지는 부분이었다.

류승완 감독. [사진=연합뉴스]
류승완 감독. [사진=연합뉴스]

류승완 감독은 "배우분들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수조 세트를 찍고 있으면 서로 자기 촬영이 없을 때도 응원해 주고 그랬다. 그 모습이 꼭 문화센터 노래교실 같았다. 어떨 때는 제가 권위를 잃을 정도였다"며 "배우들이 박수 치고 환호하면 '어라? 오케이인가?' 싶었다"고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1996년 단편 영화 '변질헤드'로 데뷔한 류승완 감독은 20여 년 만에 여성 투톱 서사를 내놓았다. 이에 관해서는 "'2023년에는 여성 영화를 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던 건 아녔다. '20년 만에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라고 한다면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냥 이야기가 끌렸고 이 배우분들과 해야 한다는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여성 서사로만 규정 짓기에는 더 큰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여러 인간의 모습이 담긴 군상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전했다.

김혜수 역시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여성 서사가 제작되기 어렵다. 그런데도 밀수가 제작되고 제게 의뢰가 왔다는 게 기뻤다"며 "다만 여성 서사에 치우친 영화는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하며 크게 상기한 점은 우리의 정체성은 팀이고, 저의 정체성은 팀원이라는 것"이라고 공감했다.

여기에 "'모가디슈'로 또 다른 정점을 찍은 류승완 감독님이 이후의 작품으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상업 영화를 여성 중심의 서사로 선택했다는 것에 기대감이 컸다. 제가 멤버로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굉장히 고무적이고 기대를 했을 요소"라고 덧붙였다.

밀수는 내달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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