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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타점' 최형우 재능 알아본 롯데 레전드 [SQ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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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타점' 최형우 재능 알아본 롯데 레전드 [SQ인터뷰]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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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KBO리그 사상 첫 1500타점을 달성한 최형우(40·KIA 타이거즈)의 실력을 끌어낸 스승이 있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에게 외야수 전향을 권유한 김용철(67) 대구 드림즈 감독이다.

김용철 감독이 최형우를 알게 된 건 2005년 말이었다. 최형우는 그해 시즌을 마친 뒤 삼성에서 방출됐다. 당시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단 테스트에서 탈락한 최형우는 그해 처음 창설된 경찰야구단에 합격했다. 그 당시 경찰야구단 초대 사령탑이 김용철 감독이었다.

“그때는 방출된 걸 몰랐어요. 삼성에 전화하니까 방출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최형우가 방망이를 잘 쳤어요. (삼성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내가 뽑았으니까 같이 한다고만 이야기했죠.” 20일 연락이 닿은 김용철 감독의 말이다.

2005년 12월 경찰야구단 창단식에 참석한 김용철 감독. [사진=연합뉴스]
2005년 12월 경찰야구단 창단식에 참석한 김용철 감독. [사진=연합뉴스]

최형우는 그때까지만 해도 포수였다. 하지만 수비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연습경기에 나가서 포수를 보라고 했어요. 어깨는 강한데, 한 번에 빠른 동작으로 2루로 송구해야 하는데 (자세가) 걸리더라고요. 제가 불러서 포수는 그만하고 외야(우익수)로 나가서 (타자로 방망이를) 치는 것만 신경 쓰라고 했습니다. 최형우가 전주고 시절, 타격을 잘하는 선수라고 조금 알고 있었거든요.”

롯데 자이언츠 창단 멤버인 김용철 감독은 현역 시절 롯데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통산 1025경기를 뛰면서 968안타(타율 0.283) 183홈런 555타점으로 활약했다. 1992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이후 삼성과 현대 유니콘스에서 타격 코치, 롯데에서 1군 수석 코치와 감독 대행을 거쳤다. 타격에서 이름을 날린 만큼, 최형우의 방망이 실력을 한눈에 알아본 셈이다.

김용철 감독의 권유를 받아들인 최형우는 밤낮으로 스윙 연습을 했고 타격에 눈을 떴다. 2007년 2군에서 트리플 크라운(타격·타점·홈런)을 포함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올랐다. 2008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재계약을 한 그는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골든글러브 6회(외야수 5회·지명타자 1회), 타격왕 2번, 홈런왕 1회, 최다안타 1위 1회 등 KBO리그 대표 강타자로 프로 18년째를 보내고 있다.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초 1사 1루 때 KIA 최형우가 2점 홈런을 쳐내고 있다. 이 홈런으로 1천500타점째를 기록한 최형우는 이승엽 감독(1498타점)을 2위로 밀어내고 통산 타점 1위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초 1사 1루 때 KIA 최형우가 2점 홈런을 쳐내고 있다. 이 홈런으로 1천500타점째를 기록한 최형우는 이승엽 감독(1498타점)을 2위로 밀어내고 통산 타점 1위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4월에는 개인 통산 465번째 2루타를 날려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의 기록(464개)을 넘어 KBO리그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20일까지 477개로 이 부문 신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는 0-1로 뒤진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려 KBO리그 역대 최초로 1500타점을 달성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던 1498타점을 넘어선 대기록이다.

2021~2022년 2할 초중반 타율로 부진했지만 올 시즌에는 59경기에서 타율 0.313(9위) 9홈런(공동 8위) 39타점(공동 9위)으로 ‘4번 타자’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 밖에도 통산 최다안타 4위(2260개), 홈런 5위(365개), 3000타석 이상 타자 중 통산 타율 11위(0.312)에 올라 있다.

김용철 감독은 “최근에 타점 신기록이 몇 개 안 남았다고 해서, 신기록을 넘어 새로 쓰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웃었다. “(팀에) 같이 있던 선수가 잘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어요. 본인의 노력으로 다 된 거죠.”

2018년 11월 6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서 열린 '제5회 최동원상' 수상자 발표식에 앞서 전 야구감독 박영길(왼쪽부터), 강병철, 김용철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구 드림즈는 실업야구단이다. 프로에 선발되지 않은 고교·대학 선수들이 다시 야구하거나 사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팀이다.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야 하는 게 그의 몫이다. “최형우 같은 선수도 몇 명 안 나오겠습니까.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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