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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달러 투자' 넷플릭스, K콘텐츠 동반성장 향해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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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달러 투자' 넷플릭스, K콘텐츠 동반성장 향해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6.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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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총 25억달러를 투자한다.

넷플릭스는 2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를 열고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와의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테드 서랜도스는 대담 시작에 앞서 피칭을 통해 향후 4년간 한국 투자 방향을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4년간 25억달러(한화 3조2370억원)를 투자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해온 금액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투자금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시리즈물 제작 및 홍보, 차세대 제작자 육성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사진=넷플릭스 제공]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사진=넷플릭스 제공]

2016년 봉준호 감독의 오리지널 영화 '옥자'로 한국과 연을 맺은 넷플릭스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 190여 개국 2억3000만 이상 구독 가구에게 30개 이상 언어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다.

그중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는 물론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 새 역사를 쓰며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등 총 6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얻었다.

넷플릭스는 그간 '훌륭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사랑받을 수 있다'는 이념 아래 진정성 있는 로컬 이야기 발굴, 50개가 넘는 국가에 투자를 이어왔다. 테드 서랜도스는 이와 관련해 "한국만큼 (넷플릭스의 이념을) 제대로 입증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전체 가입자 중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터',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는 90개 이상 국가에서 TOP10을 달성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K콘텐츠의 미래를 논하다

한국 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한 넷플릭스는 잠재력을 가진 제작자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테드 서랜도스는 "올해와 2025년까지 예정된 오리지널 한국 영화 다섯 편 중 한 편 꼴이 신예 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오리지널 영화 '전,란'으로 협업하게 된 박찬욱 감독과 100여 명이 넘는 국내 콘텐츠 관련 학과 재학생을 만나기도.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전파진흥협회와 아카데미를 개설해 VFX 맞춤형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N프로덕션 스토리'를 진행해 3일간 600명이 넘는 제작자 및 예비 제작자가 참여한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및 동남아시아, 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N프로덕션 스토리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게 논의 중"이라며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한 아카데미는 2025년까지 6개월씩 끊어 총 5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은 2기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창작 생태계 상호 성장 의지도 굳건히 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2021년 이후의 K콘텐츠 성장은 5.6조원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와 16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저희가 집중하는 것은 창작자들을 위한 충분한 제작비 지원이다. 제작비 안에는 창작진에 대한 보상도 있을 것이고 배우들의 개런티 등이 포함될 거다. 기대 이상의 엄청난 성과가 나오는 경우 다음 작품, 다음 시즌을 함께하면서 지속적으로 함께 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는 '왜?'

넷플릭스가 이토록 한국 콘텐츠 성장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테드 서랜도스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K콘텐츠를 향한 세계의 선호를 직접 봤기 때문"이라며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어 "한국 사람을 위한 드라마 하나가 미국에 초록색 추리닝 유행을 몰고 올 줄 누가 알았겠나. 여기에 하얀색 반스는 드라마 흥행과 함께 매출이 8000%나 상승했다. 이것이 한국이 입증한 스토리텔링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 힘을 가진 나라다. 한국의 스토리텔링은 역사를 반영한 것 같다. 여기에 패션, 음악, 음식 등이 스토리텔링에 함께한다"며 "정해진 공식이 없다는 것 또한 강점이다. 위대한 스토리텔링이 탄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된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창의적으로도 굉장한 퀄리티를 보인다. 제 아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팬인데 드라마에 빠져서 새로운 장르의 재미를 발견하게 됐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흥분을 가져다 주는 게 강점"이라고 한국 콘텐츠의 특성을 꼽았다.

또한 "한국의 창작 위대성은 국민의 자긍심과 직결된 것 같다"며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국가적 영웅처럼 자긍심을 갖고 지지한다. 창작자들이 국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독특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망 사용료, 불법 시청, IP 독점... 앞으로 풀어갈 숙제 

넷플릭스의 의지와 달리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망 사용료가 그중 하나. 넷플릭스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가져온 트래픽 이슈는 국내 통신 업계와의 갈등을 양산했다. 망 사용료는 일정 기간 발생한 데이터 양에 기인해 요금을 지불하는 인터넷 이용료를 뜻한다.

인터넷통신사업자(ISP)는 콘텐츠 제공업체(CP)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이미 미국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기에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테드 서랜도스는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도록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저희는 ISP를 위해 10억달러 정도를 투자해 왔다. 이를 통해 인터넷 사용이 용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앞으로도 투자할 예정"이라며 "오히려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함께 고민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빚어진 IP 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크리에이터들과 프로듀서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이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트들과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욱 보상을 강화하려 한다"며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인기에 힘 입어 시즌2가 나온다면 시즌2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좋은 생태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 공개 당시 논란을 빚은 누누티비 등의 불법 시청 문제도 기술적으로 막을 수 있게 노력 중이다. 그는 "불법 시청의 가장 큰 문제는 창작 생태계 건강을 헤친다는 것"이라며 "앞서 창작자 보상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불법으로 시청하게 되면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없어지게 된다. 불법 콘텐츠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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