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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25패'에도 "전술에 문제 없다"는 세자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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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25패'에도 "전술에 문제 없다"는 세자르 감독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6.28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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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던 배구 코트와 달리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실의 공기는 무거웠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7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FIVB(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번째 경기인 불가리아전에서 1-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9연패이자 참가국 16개 중 유일한 전패다. 간신히 2세트를 따낸 게 전부다. 지난해에 이어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21연패에 빠져 있다.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과 불가리아의 경기. 한국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과 불가리아의 경기. 한국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여자 배구는 김연경(35)과 김수지(36·이상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양효진(34·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등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후 세대교체에 나섰지만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세자르 에르난데스(46) 감독 부임 후 VNL과 세계선수권대회 통틀어 1승25패에 그쳤다. 14위에 올랐던 여자 배구는 이날 경기를 마친 후 34위까지 떨어졌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있지만 워낙 긴 시간 부진하다 보니 감독의 전술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독의 색깔이 드러나기보다는 새 얼굴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방향만 커 보이기 때문.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과 불가리아의 경기.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한국과 불가리아의 경기.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자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전술에는 문제가 없다. 선수들이 국제 수준의 맥락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게 부족하다”며 “팀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과를 못 냈다. 계속 훈련해 시간이 지나 서로 맞춰 가면 최고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세자르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치를 맡은 소속팀 바키프방크 SK(튀르키예)의 일정 때문에 선수들과 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한유미 코치 지도 아래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세자르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최근 프랑스 여자 배구 팀인 넵튠스 드 낭트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배구계에서 클럽팀과 대표팀을 동시에 맡는 건 특이한 건 아니다.

다만, 한국의 전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소속팀 일정 때문에 제대로 된 손발을 맞추지도 못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세자르 감독은 이에 대해 “제게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다른 국제리그에서 뛰고 있는 감독들처럼 저 또한 겨울 시즌에는 구단에 소속돼 있고 대표팀에서는 (대표팀) 소속으로 일한다. 제게 불만을 가져야 하는 건 구단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얻은 성과에 대해서는 2가지를 꼽았다. 세자르 감독은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선수에게 기회를 줘 성장하게 하는 것도 대표팀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날 패한 대표팀은 남은 3주차 3경기에서도 승리하긴 전력상 어려워 보인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중국, 폴란드가 FIVB랭킹 10위 안에 드는 강팀이기 때문이다.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 출전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랭킹이 높아야 유리하다.

세자르 감독은 ”쉽지 않지만 시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한 계속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 갈 수 없게 된다면 감독으로서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다. 대표팀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해 보겠다. 하지만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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