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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밀수'·'콘크리트 유토피아', 이게 CG가 아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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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밀수'·'콘크리트 유토피아', 이게 CG가 아니라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6.2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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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올 여름 극장가를 장식할 한국영화 블록버스터들이 리얼리티를 내세웠다.

영상 기술의 진보는 VFX와 같은 혁신을 가져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놀라움을 안겼다. 기술은 창작자들이 상상의 나래를 더욱 멀리 펼치도록 도우는 기반이 됐다. 블루스크린 하나면 벌판 위에 건물을 만들고, 자연을 재창조하며, 10명의 무리를 1000명의 군중으로 만들 수 있었다.

반면 올 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은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기술에 완전히 의존하기 보다 실제에 가까운 세트장을 만들어 배우들의 몰입도를 높인 것. 드넓은 바다를 그리는 '밀수', 미지의 세계 달을 담은 '더 문', 대재난 이후 유일하게 군중에 집중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 보다 더 큰 감탄사를 내뱉게 만든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기 영상 캡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기 영상 캡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5개월에 걸쳐 3층 높이의 아파트를 지어 눈길을 끈다.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된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황궁 아파트는 주차장부터 아파트 로비, 캐릭터들의 공간이 될 각자의 공간 등이 실제 아파트와 다름없는 모습을 선사한다. 재난 이후 소통 창구가 된 벽보들은 미술팀이 직접 수천 장에 달하는 글을 작성했다고.

엄태화 감독은 "황궁 아파트라는 공간이 각 인물만큼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머릿 속 아파트를 구현하는 데 기존 아파트를 사용하기에는 여건도 힘들 뿐더러 여러 조건상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외관 뿐만 아니라 내부들도 이곳에 사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보이게끔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병헌은 "실제 아파트 같은 주차장과 외형이라 원래 있는 아파트를 3층까지 남기고 부순 건가 했다"며 "리얼함에 정말 많은 신경을 쓰셨구나 했다"고 감탄을 보냈다.

영화 ‘밀수’ 스틸컷. [사진=NEW 제공]
영화 ‘밀수’ 스틸컷. [사진=NEW 제공]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디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밀수'는 바다와 수심 6m의 수조 촬영을 병행했다.

김혜수, 염정아, 고민시 등이 해녀 역할을 맡은 만큼 바다의 위아래가 풍광이 담길 예정. 대형 수조에는 실제 어선을 띄워 바다에서의 촬영과 이어지도록 설정했다.

이에 대해 고민시는 "처음에 굉장히 신기했다. 바다와 흡사하게 준비돼 있어서 놀랐던 것도 사실"이라며 "실제와 비슷한 공간에서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바다라는 공간이 주는 광활한 긴장감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영화 ‘더 문’ 스틸컷. [사진=CJ ENM 제공]
영화 ‘더 문’ 스틸컷. [사진=CJ ENM 제공]

그런가 하면 '쌍천만' 김용화 감독의 세계관을 담은 '더 문'은 실제 달을 만들어내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작품.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블루스크린 작업이 주를 이뤘던 '신과 함께'와 달리 대부분이 실제에 가까운 세트 촬영으로 진행됐다.

우주선, 우주센터, 우주복 등은 나사(NASA)에서 쓰는 부품과 재질을 사용해 제작했다. 여기에 실제로 달에서의 운행이 가능한 월면차까지 만들었다고. 이는 모두 국가 기관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쳤다. 주 배경이 되는 달도 진짜 우주에 가까운 어둠을 계산해 블랙천으로 배경을 만들고 다양한 돌을 깔아 표면을 완성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은 빛이 통과하지 않는 '진짜 어둠'을 만드는 것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이전 작품을 하다 보니까 배우들에게 죄송스러웠다. 사방이 블루 스크린인 곳에서 연기하는 걸 보면서 다음 영화는 물리적 접촉이 많은 영화를 해야겠다 싶었다"며 "그런 면에서 우주선, 우주복 등 소품의 퀄리티를 위해 하나하나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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