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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 감독, 데뷔 2년만 ‘쌍천만’ 쥐다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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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 감독, 데뷔 2년만 ‘쌍천만’ 쥐다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0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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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계 새 역사가 기록됐다. 그 어렵다던 '천만 영화'를 데뷔작으로 해낸 것도 모자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유일한 '천만 한국영화'를 써낸 이상용 감독이 두 번째 작품 '범죄도시3'로 데뷔 2년 만에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따냈다.

전작 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3은 개봉 32일째 오전 8시 누적 관객 수 1000만789명을 달성하며 2023년 개봉작 중 첫 1000만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국내 개봉작 사상 30번째, 한국영화 역대 21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시리즈 쌍천만 기록한 영화는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이후 두 번째다. 지난 1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1009만9378명으로 '범죄도시2'의 1269만3415명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흥행은 기획, 제작, 주연 배우로 프랜차이즈를 이끈 '마석도' 마동석의 힘도 있었지만, 마동석의 안목을 통해 장편 데뷔를 이룬 이상용 감독의 연출력도 빼놓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은 한국영화 역사 속에 커다란 방점을 남겼다.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3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상용 감독은 흥행에 대한 기대를 품기 보다 "후련하다"는 감정을 전했다. 4년간 시리즈 2편을 내리 만들어내느라 "이제야 데뷔한 기분"이라는 것. 범죄도시2가 끝나자마자 다음 시리즈를 준비해 전작의 흥행을 즐길 새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2편을 2021년 12월에 마무리 지었다. 끝나자마자 다음 시나리오를 받아 작업하고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2편이 개봉했다. 3평에 들어갈 장소를 헌팅 다니고 배우 오디션을 보느라 정신없이 보내서 이제 조금 홀가분하다"고 이야기했다.

2편의 '초대박'은 마동석도 이상용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팬데믹이라는 큰 보릿고개가 있는 데다 무엇보다 연출자의 첫 장편 데뷔작 아닌가. 이상용 감독은 전작의 흥행에 대해 "지금 생각해보면 내심 기뻤던 것도 같은데 일단 안도감이 가장 컸다. 2편을 시작할 때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시리즈가 계속 되려면 손익분기점만 넘자, 코로나 시국도 있으니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재미있게 만드는 거다' 등 이 모든 고민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그 힘으로 3편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는 힘이 되는 동시에 부담으로도 다가왔다. 그는 "재미있게 나올 수 있을까. 2편을 봤던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그런 불안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3은 인터뷰 날 기준 이미 개봉 전 유료시사회로 손익분기점(180만명)에 바짝 다가섰다. 1, 2편의 세계적인 인기로 해외 158개국에 선판매돼 손익분기점을 낮춘 덕도 있었다.

"개봉하고 일주일 지나면 관객들이 심판해 주실 거다. 지금은 단두대 위에 있다"고 긴장감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는 이제 심판대 위에서 내려와 기쁨을 만끽할 일만 남았다.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마흔 넘어 입봉한 신인, '쌍천만' 감독 되다

그동안 영화 '악의 연대기', '싱글라이더', '소원',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이상용 감독과 범죄도시의 인연은 1편에서 시작됐다. 그는 강윤성 감독이 연출한 1편에서 조연출로 함께한 후 마동석의 손을 잡고 2, 3편 감독으로 올라섰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관용어는 이상용 감독과 거리가 먼 말이었다. 상업영화 감독들이 그토록 원하는 '천만 감독' 칭호를 첫 장편 연출작에 따냈으니 감독으로서 꿈 꾸는 가장 큰 목표를 벌써 이룬 셈이다. 그런 그가 두 번째 영화를 어떻게 요리할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가졌다. 범죄도시가 한국영화 프랜차이즈의 신기원을 써낼까. 혹은 운이 좋었던 반짝 스타로 끝 맺을까. 결과는 전자였다.

이상용 감독은 마동석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다른 감독님들은 자신이 쓴 글을 투자받고 캐스팅해서 팀을 꾸리고 촬영과 후반작업을 통해 결과를 내놓는다. 쉬운 부분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저는 제가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감독님과 비할 바가 못 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연출 생활을 하면서 감독님들이 겪는 힘든 과정을 봐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민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천만 관객이 100% 제 힘으로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범죄도시 시리즈는 다 같이 만든 영화다. 1편부터 함께한 스태프가 있고 제작자, 투자자도 그렇다. 마동석 배우님이 에너지를 만들어가고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이것을 어떻게 보답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감독 기회를 얻은 것에 자만하고 싶지 않다"고 고백했다.

1980년생인 그는 40대가 돼서야 메가폰을 잡았다. 2008년 영화 '멋진 하루' 연출부로 참여한 시간부터만 계산해도 14년을 영화 뒤 편에서 몸 담아왔던 그다. 오랜 시간을 견뎌온 원동력은 '영화에 대한 마음'이었다. 그는 "영화를 좋아해서 버틴 거다. 나도 언젠가 감독이 돼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나를 버티게 한 힘은 어머니가 아닐까. 뒷바라지를 마흔 넘게 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상용 감독.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상용 감독이 말하는 '마동석'

그는 마동석의 마석도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1편을 찍으며 느꼈다고. 그는 "1편은 정말 좋은 영화다. 날 것 같은 면도 있고 윤계상 배우도 너무 잘해줬다. 1, 2, 3편의 빌런 DNA는 장첸(윤계상 분)이 심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정말 조선족 깡패처럼 무서운 캐릭터였는데 그런 장첸과 달리 마석도는 우리 편"이라며 "선량한 사람들에겐 귀엽고 착하게 행동하는 데다 주변 상인들에게 하는 행동만 봐도 사랑스럽고 정의롭다. 하지만 악한 놈은 끝장을 본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리 무서운 빌런도 마석도의 등 뒤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상용 감독은 "이렇게 든든한 우리 편, 우리를 배반하지 않고 잘 해줄 거라 기대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 있다는 게 장점이다. 현실에서 나쁜 놈들을 누가 혼내주겠나. 극중 마석도가 대신 혼내주는 거다"고 말했다.

마동석에 대해서는 "첫 만남부터 남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본인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도 자주 해주신다.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며 "아이템 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고 계속해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색다른 이야기를 발굴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존경스럽다. 꾸고 있는 꿈도 정말 순수하다. 그런 부분이 저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동석 배우는 매 순간 유머가 있다. 일상 생활에 있어서도 배우들과 장난을 많이 친다. 이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며 "그것이 전부 에너지다. 마동석 배우와 함께하는 현장 분위기는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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