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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로비 내 인형” 그레타 거윅, ‘바비’ 정형 뒤집는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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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로비 내 인형” 그레타 거윅, ‘바비’ 정형 뒤집는다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03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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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스포츠Q(큐) 글 나혜인·사진 손힘찬 기자] 주체적인 여성에서 스테레오 타입 등으로 다양한 관점의 변화를 겪은 인형 '바비'가 마고 로비, 그레타 거윅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다.

영화 '바비'가 3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을 비롯해 배우 마고 로비, 아메리카 페레라가 참석했다. 당초 참석을 알린 라이언 고슬링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했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마고 로비 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 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아메리카 페레라(왼쪽부터), 마고 로비, 그레타 거윅 감독.

제작자이자 배우인 마고 로비가 바비의 판권을 얻고 영화 제작했다. 그는 배우 겸 감독 그레타 거윅이 바비의 적임자라고 생각해 그에게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겼다.

마고 로비는 "그레타 거윅을 배우로서 오랫동안 봐왔다. 저희는 친구인데 그레타 거윅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친절하고 똑똑하다. 연기해온 캐릭터도 뛰어나지만 감독으로서도 비전이 뛰어난 감독"이라며 "영화와 영화사, 제작 기술 등에 박학다식하다. 그것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있다. 작가로서도 뛰어나다. 그레타 거윅을 선택하는 데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바비를 5년 동안 작업하고 있는데 존중할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 작업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작은 아씨들', '레이디 버드' 등을 연출하고 써낸 그레타 거윅 감독은 "처음에 든 생각은 마고 로비와 작업할 수 있다는 기대였다. 마고 로비는 배우이지만 제작자이기도 하다.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들이 매우 뛰어나서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두려움도 컸다. 바비는 거대한 브랜드이다 사람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캐릭터다. 어떨 때는 시대를 앞서고 어떨 때는 시대에 뒤처진 모습이기도 하다.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는 동시에 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레타 거윅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내는 것으로 정평난 감독이다. 바비에 그레타 거윅이 참여한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도 정형화된 여성상으로 대표되는 바비를 어떤 위트와 시선으로 그려낼지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그레타 거윅 감독.

그레타 거윅은 "사실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그동안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고, 제가 관심 갖고 있고 흥미롭게 생각하는 작품을 할 수 있었다. 규모가 작든 크든 개인적인 주제를 담아냈다. 저는 여성에 관심이 많다. 영화를 좋아하고 여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게 기본적인 면"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호기심을 통해 커리어를 잘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감사함이 있다. 제 머릿속에는 판타지 야구 리그 등 영화화하고 싶은 주제들이 많다. 3~4년 정도에 한 작품을 하다 보니 다작을 하는 성격과 환경은 아니지만 언제나 좋은 영화를 만드려고 노력하겠다. 관심사가 있는 부분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959년 등장한 바비는 오랜 시간 여자 아이들의 친구이자 동반자, 선망의 대상이었다. 바비와 개인적인 추억이 있냐고 묻자 그레타 거윅은 "어렸을 때부터 인형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다. 꽤 많은 나이가 들었을 때까지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그 인형놀이 덕분에 제 스토리텔링이 발전한 것 같다. 스토리텔링을 처음으로 해본 것이 인형놀이다. 지금의 제 인형은 제 바로 옆에 있다. 마고 로비라는 인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어서 기쁘다"고 답했다.

반면 마고 로비와 아메리카 페레라는 바비와의 추억이 많지 않았다고. 마고 로비는 "저는 진흙탕에서 노는 스타일이었다. 주머니 안에 도마뱀을 넣고 다니고.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많이 가지고 노는 것을 봤다"며 "아이들은 장난감과 인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어른들을 이해했다.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어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반영했던 게 바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고 로비.

과거에는 많은 아이들이 여러 직업과 취미, 행동을 가진 바비를 통해 새로운 꿈을 갖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벽한 몸매의 서양 여자 인형이라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잘못된 스테레오 타입을 교육시킨다는 비판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레타 거윅은 "현재의 바비 위치를 생각해본다면 다양한 관념을 지니고 있다. 지금의 바비는 모든 여성이 바비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라고 할 수있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바비의 정체성이 모든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정체성이 분배된다는 게 멋진 아이디어였다"며 "마고의 스테레오 타입 바비는 바비하면 누구든 떠올리는 이미지다. 사람들이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저희 어머니는 어렸을 때 그러한 스테레오 타입 때문에 바비를 좋아하지 않으셨다. 이번 영화는 스테레오 타입을 넘어 바비를 성장하게 하고 여러가지 늬앙스를 지니게 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비를 연기하는 마고 로비는 "1959년에 탄생한 전형적인 바비가 제 배역이다. 전혁적인 바비라는 것은 박스 안에 들어간 바비라는 의미다. 할 수 있는 것도 가상 현실 안에서 정형화돼 있다. 그러던 바비가 현실로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 분)와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형은 여성이 아니다. 여성을 대표하고 여성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여성이 아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생각 거리를 주고 싶었다. 그레타 거윅의 시나리오에 유머코드와 사회적인 메시지가 잘 짜여 있다"며 "바비가 가지 콘셉트와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레타의 어머니처럼 바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바비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다"고 알렸다.

아메리카 페레라.

아메리카 페레라는 2000년대 초 국내에서 방영된 '어글리 베티' 시리즈 주인공 베티 스와레즈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당시 외적인 면과 상관없이 다양한 아이들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현실 속 바비의 주인 글로리아를 연기하며 바비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는 "바비는 아름답고 희망찬 걸 알지만 인간 여성 없이 바비도 없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안다. 소녀들은 바비를 가지고 놀며 여성이 된다"며 "그레타 거윅과 마고 로비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영화이자 철학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우리는 모두 스토리텔러지 않나. 맞다 틀리다 정의할 수는 없다. 제일 큰 교훈은 우리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을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최고 버전이라는 것, 우리는 완벽하게 태어났고 우리의 위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비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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