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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둘러싼 내분, 여론전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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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둘러싼 내분, 여론전 번지나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7.04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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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날이 갈 수록 격화되고 있다. 양측의 반박이 이어지고, 통화 녹취록까지 등장하며 날카로운 여론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2월 발매한 '큐피드(Cupid)'로 데뷔 약 4개월 만에 빌보드 '핫 100'에 진입, '중소의 기적'을 쓴 그룹이다. '큐피드'는 14주 연속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곧 발표될 15주차에도 상위권에 자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는 인기에 힘입어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으나, 멤버 아란의 건강 문제로 잠시 활동을 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소속사 어트랙트 측이 지난달 23일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진=스포츠Q(큐) DB]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스포츠Q(큐) DB]

 

3일 후 어트랙트는 배후에 워너뮤직코리아가 연관됐다고 발표했고, 뒤이어 피프티 피프티를 함께 제작한 외주사 더기버스 대표 안성일 외 3인을 업무방해 및 배임 행위로 고소한 사실을 밝혔다. 또 해외 작곡가로부터 ‘큐피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어트랙트 몰래 저작권을 자신들 앞으로 양도받았다고도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일에는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가 '외부세력 개입 입증 증거'라며 워너뮤직코리아 윤모 전무가 "안성일 대표에게 전에 바이아웃 하는걸로 200억 제안을 드린게 있다"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전 대표는 윤 전무의 말에 "못 들어봤다. 바이아웃이 뭐냐"고 물었고, 윤 전무는 "저희가 아이들을 다 인수한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놀란 전홍준 대표는 "아니, 아니다"라고 답한다.

어트랙트 측은 이 녹취파일과 관련해 "안성일 대표는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승인없이 독단적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시점까지 "어트랙트의 고소 사유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던 더기버스 측은 어트랙트를 상대로 허위고소로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문을 밝히며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더기버스 측은 "워너뮤직코리아에서 ‘레이블 딜(산하 레이블 편입을 통한 투자)’의 구조에 대해 제안해 어트랙트에게 전달했다"며 "당시 전 대표는 워너뮤직코리아에 거절 의사를 밝혔고, 이후 선급 투자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이에 워너뮤직코리아는 그에 맞게 제안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기획, 제작 및 프로듀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아티스트와 소속 회사 간 계약 관계는 당사의 업무 진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자사가 얻게 되는 어떠한 이득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소속사 어트랙트와 외주 프로듀싱 회사 더기버스가 공식 입장 표명과 폭로, 반박을 반복하는 가운데 대중의 피로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 모두 법적 대응을 시사한 만큼, 논란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스포츠Q(큐) DB]

 

◆ '황금알 거위' 피프티 피프티 향한 대중 여론은?

이런 상황에서 피프티 피프티 새나, 키나, 아란, 시오(이하 멤버들)이 지난달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낸 사실까지 드러났다. 

멤버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현재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특히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계약위반 사항에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서 ‘외부 세력에 의한 강탈 시도’라며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고, 멤버의 수술 사유를 당사자 협의 없이 임의로 공개하는 모습을 보며 큰 실망과 좌절을 했다”며 "어떠한 외부 개입 없이 4인의 멤버가 한마음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사와 외부 세력 간의 갈등으로만 보였던 이번 논란에서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까지 소속사에게 등을 돌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급격히 싸늘해졌다. 데뷔 8개월 만에 정산 문제를 거론한 것이 '경솔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거액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아이돌 그룹의 정산 시점은 통상 데뷔 3년 차 이후부터다.

특히 전 대표가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룹 론칭을 위해 개인 시계, 자동차를 내다 팔았으며 어머니가 평생 모은 돈 9000만원까지 제작비로 썼다고 토로한 바 있어, 소속사를 향한 동정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의 첫 심문기일은 5일로 예정돼 있다. 과연 피프티 피프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결과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지 시선이 모인다.

한편, 빌보드 차트에서 약 4개월째 순항 중인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5월 이후 활동을 '올스톱'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배를 스스로 갈랐다는 씁쓸한 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프티 피프티는 오는 8월 미국 LA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23’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 첫 무대를 예정해 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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