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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딛고 부활… 임창민 “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 [SQ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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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딛고 부활… 임창민 “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 [SQ인터뷰]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7.0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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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매 경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이면 눈치 볼 게 없잖아요. 늘 그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38살 투수 임창민(키움 히어로즈)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창민은 서른 후반 야구 최대 인생 위기를 맞았다. 2021시즌과 2022시즌 2년 연속 시즌을 마친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9년 동안 뛴 NC 다이노스에서는 세대교체를 하는 팀 방향에 밀렸다. 두산 베어스에서는 성적이 나쁘진 않았지만 후반기에 다소 부진했던 게 컸다.

임창민은 “잘 보내지 못했다. 그냥 시간이 지나다 보니 마음 정리가 됐다”고 방출되었던 그 시기를 떠올렸다.

키움 히어로즈 구원 투수 임창민. [사진=키움]

35살이 넘으면 베테랑 선수들은 웬만큼 성적을 내지 않는 이상 입지가 좁아진다. 한때 구원왕까지 오를 정도로 잘했던 임창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2번째 방출 통보를 받았을 때가 37살.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다.

다행히 키움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구원 투수진 보강이 절실했던 키움은 경험이 많고 후배들을 이끌어 줄 베테랑이 필요했다. 임창민에게도 키움 유니폼은 각별했다. 2012시즌을 마치고 NC로 트레이드된 이후 10년 만의 친정 복귀였기 때문이다. 임창민은 200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사리 현역을 연장한 임창민은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2017년 29세이브를 올린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대하게 한다. 임창민은 “후배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 분들이 많이 편하게 해 준다”며 “덕분에 스트레스 덜 받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키움 투수 임창민이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 16년 차의 베테랑이지만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때는 여전히 긴장한다. “마지노선을 늘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갑니다. 이 타자까지는 꼭 잡아야 한다는 식으로요.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 하는 타자, (상황에 따라) 내보내도 되는 타자 이렇게 상황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타자와 상대할 때는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래야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해요. 삼진만 타자를 잡는 게 아니잖아요. 수비수가 아웃카운트를 잡아주는 거예요. 공만 던져도 결과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야 멘탈에 흔들림이 생기지 않는 것 같아요.”

요즘은 후배 투수들이 공 던지는 모습도 많이 관찰한다. 어떻게 운동을 하고 루틴(과정)을 거치는 지 지켜본다. 필요하면 따라 하기도 한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임창민. [사진=키움]

임창민은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2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4일까지 29경기에서 12세이브(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5의 특급 투구를 펼치고 있다. 김재윤(33·KT 위즈)과 세이브 부문 공동 4위다.

지난달 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프로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최고령(37세 9개월 10일) 기록이었다. 6월에만 9세이브를 올리며 팀 승리(14)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6월 월간 MVP 후보에 올랐고 오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쏠(SOL) KBO 올스타전에는 감독 추천선수로 출전한다. 2017년 ‘베스트12’에 뽑힌 후 6년 만의 올스타전 나들이다.

그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최대한 높이 올라가는 것만 생각한다”며 “지금은 어떤 기록에 도전하기보다는 후배들에게 (제 경험을) 양분이 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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