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드라마 촬영장 민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 시즌2'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지난 11일 촬영 스태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촬영이 벼슬인 줄 알던 오징어 게임2 스태프 한 분 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오징어 게임2' 촬영을 언급하며 촬영 스태프들이 공항 이용객들에게 불쾌감을 안겼다고 알렸다.
그는 "진짜 어이없는 게 에스컬레이터를 탈려니까 스태프 중에 키 180cm가 넘고 덩치 큰 사람이 에스컬레이터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면서 너무나 당당하고 기분 나쁜 명령조로 다른 데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공항 이용객들한테 피해를 줬으면 촬영 중이라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돌아가시라 예의 차려서 말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 스태프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갑자기 길막에 옆에 엘리베이터 타고 가라며 짜증스러운 명령조로 말했다"고 분노했다.
촬영 스태프의 태도에 불쾌감을 느낀 것은 글쓴이뿐만이 아녔다. 촬영보다 비행 일정이 중요한 이들은 공항을 이용하려 했지만 난데 없는 갑질에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글쓴이는 "촬영이 벼슬인가 어이없다. 인천공항 전세 낸 것도 아니고"라면서 "전부터 예능이나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이 시민들한테 예의 없게 굴어서 논란된 적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스태프는 모르시나 보다. 사람들한테 피해 끼쳤으면서 뭐가 그렇게 당당, 뻔뻔하냐"고 비판했다.
드라마들은 촬영 스태프 갑질 민폐로 시름을 앓으며 선 논란 후 사과로 이어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인국, 박소담 주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촬영 스태프가 지나가던 행인에게 욕설을 뱉어 논란을 빚었고,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새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는 고창 청보리밭에서 촬영을 하던 중 방문객들과 마찰을 빚었다. 박은빈이 출연하는 '무인도의 디바'는 늦은 밤에 이어진 촬영으로 불편함을 겪은 주민이 촬영장에 벽돌을 투척해 충격을 안겼다.
드라마 촬영장 문제는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정우성, 신현빈이 호흡하는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촬영 현장에서 나온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자리를 떠나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끊이지 않는 문제에 제작 매뉴얼과 촬영 스태프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드라마 현장 자체에서는 자정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2'의 경우 그룹 빅뱅 출신 최승현(탑)을 캐스팅하며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첫 촬영을 강행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스태프 갑질 논란까지 더해졌다.
반면 ENA 드라마 '행복배틀'은 미담을 생성해 눈길을 끈다. 행복배틀 측은 지난 8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촬영에 협조해준 아파트 주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아파트에 커피차 2대를 보냈다.
커피차 상단에는 "협조해주신 주민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해 저희 행복배틀 스태프들이 커피차를 보내드립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에 주민들도 커피차 인증샷을 올리며 드라마 촬영팀에 감사를 전하는 등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엘, 진서연, 차예련 주연의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고급 아파트 속 엄마들의 커뮤니티를 그린 작품으로 상당 회차가 해당 아파트에서 촬영됐다.
이들은 촬영 현장에서 빚어질 수밖에 없는 불편 사항들을 감내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드라마 촬영 현장의 좋은 본보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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