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1주년·OTT 1위·시청률 1%대, 일 많은 '홍김동전' [SQ현장]
상태바
1주년·OTT 1위·시청률 1%대, 일 많은 '홍김동전'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7.14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홍김동전'이 1주년을 맞았다. 파일럿과 종영을 반복하는 위태로운 예능 생태계 속에서 이뤄낸 유의미한 결과다.

KBS2 예능 '홍김동전'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아트홀에서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해 7월 14일 '홍김동전 비긴즈'로 첫 선보여진 프로그램은 수저 게임, 홍김컴퍼니 워크샵, 가면무도회 등 다양한 특집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최근에는 힙합 프로젝트 '언밸런스'를 결성해 음악적인 재미를 더했다. 

[사진=KBS 제공]
주우재(왼쪽부터), 김숙, 박인석 PD, 홍진경, 조세호, 우영. [사진=KBS 제공]

방송 초기 국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웨이브에서 77위를 기록했던 홍김동전은 14일 기준 KBS 비드라마 부문 1위를 14주째 이어가며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또한 웨이브 신규유료가입 견인 콘텐츠 예능 부문 4위를 기록, 예능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조세호, 주우재, 홍진경, 김숙이 매주 상위권을 기록해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인석 PD를 비롯해 '조루노 마스'로 변신한 조세호, '홍 스미스'가 된 홍진경, '숙 레논' 옷을 입은 김숙, '비틀주' 주우재, '마이클 영슨' 2PM 우영이 참석했다. 팝스타로 변신한 이들은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끊임없는 웃음을 유발했다.

홍김동전의 인기는 OTT 시대를 맞이하며 찾아온 시청 방식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화제성과 인기를 지닌 프로그램이지만 시청률은 1~3%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과거였다면 빠르게 종영했을 프로그램임이 무려 1년을 버텼다. 

박인석 PD는 "요즘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너무나 많다. 다채널, 다플랫폼 시대에 1주년까지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준 KBS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리고 프로그램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인석 PD. [사진=KBS 제공]
박인석 PD. [사진=KBS 제공]

홍김동전은 지난해 열린 KBS 연예대상 프로그램상에서 후보조차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까지 시청률만으로 후보를 정하고 있어 빚어진 문제였다. 주우재는 이에 서운함을 드러냈을 정도. 김숙은 "앞으로도 후보에 오르기 어려울 것 같다. 좋은 프로그램 상은 시청률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OTT 반응이 들어가면 우리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이어 "작년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가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다음에 기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프로그램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다들 있는 회차라도 열심히 하자 다짐했다. 시청자들도 그 부분을 예뻐해 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KBS아트홀 밖에는 팬들이 보낸 커피차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박인석 PD는 "아마도 저금통(홍김동전 팬카페명) 분들이나 시청자를 사랑해주시는 이유가 멤버들에게 있는 것 같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좋은 사람들이 서로를 좋아한다. 이런 사람들이 일 이상의 애정을 갖고 임해주고 있다"며 "또한 웃음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이 만드는 기분 좋은 웃음,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를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고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첨언했다.

최근 예능 트렌드인 시즌제 제작으로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멤버들 포함, PD, 작가들, 촬영 스태프까지 고된 프로그램이다. 시즌제를 운영하면서 더 좋은 아이템을 개발하고 퀄리티 높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지난 방송에서 '물어보고 키스하기', '안 물어보고 키스하기' 토론을 했는데, 홍진경 씨가 '시간 없는 인생을 살아봤냐. 나는 시간이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처럼 우리는 쉴 시간이 없다. 쉬어가는 하루, 한달 사이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달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세호는 "'다음 시즌에 뵙겠습니다' 하고 못 뵙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쉼 없이 달려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KBS 제공]
주우재(왼쪽부터), 김숙, 홍진경, 조세호, 우영. [사진=KBS 제공]

1년간 이어진 프로그램은 일도 많고 탈도 많았다. 쉽지 않은 예능 환경은 멤버들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조세호는 "저와 주우재 씨는 매일 연락하는 사이가 됐고, 다 함께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에서도 서로의 기사가 나오거나 하면 끈끈하게 응원해 준다. 여기에는  동생들이 뭘해도 잘 받아준 숙이 누나, 진경이 누나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우재도 "저희는 시작 때부터 고군분투를 하고 있었다. 바닥부터 같이 쌓아온 느낌이라 훨씬 끈끈해졌고 같이 이겨냈다는 마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숙은 "사실은 눈치 챈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다들 다른 프로그램보다 유독 여기서 많이 까분다. 여기는 악의있는 사람이 없고 욕심부리는 사람이 없다. 제작진도 순하니까 '노세요'하면 놀이터 마냥 재미있게 노는 것 같다"며 "처음에 이 멤버들 한다고 했을 때 '무조건 할게'라고 했던 것이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목표 때문이 아녔다. 우리끼리 있는 게 재미있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이것이 1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전했다.

1주년 기자간담회가 이뤄진 이날도 오전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라고. 그만큼 제작진과 출연자들 모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출연자들은 서로의 열의를 칭찬하고 언급했다.

조세호는 "제작진들이 너무 열심히 준비를 해준다. 오늘이 녹화인데도 어제 밤 10시 40분 전화했을 때 내일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더라. 제작진들이 잘 준비해준 것에서 우리들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제작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석 PD는 "우리 출연자 분들은 다른 프로그램도 하고 있지만 제작진들은 현재, 오늘의 프로그램 하나 씩 밖에 없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이 다섯 명만 보고 산다. 그런데도 이게 너무 행복하다. 보통 출연자가 미울 때도 있고 아쉬움이 있을 때도 있을 텐데 이분들과는 행복하기만 하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사진=KBS 제공]
주우재(왼쪽부터), 김숙, 홍진경, 조세호, 우영. [사진=KBS 제공]

PD로서 가진 1주년 각오로는 "하나라도 이상하게 만들려고 한다"며 "대한민국 내 프로그램이 너무 많고 시청자에게 간택받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타겟팅을 그렇게 잡아가고 있다. KBS 채널이 통계적으로 젊은 시청자가 많이 이탈한 상황인데, 정공법으로 승부해서는 답이 없다. 구성을 할 때나 프로그램을 끝낼 때, 뮤직비디오를 틀 때조차 어떻게 하면 이상하게 보일까 고민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작가들한테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못할 거 다 해보고 가라고 한다. 날 것의 재미, 정형화되지 않은 이상한 재미를 방향성으로 가져가려 한다. 지지난주부터 시작한 음원 프로젝트도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그런 이상한 발상에도 도전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인 목표로는 "다음주는 시청률이 0.1%라도 떨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오늘 같은 간담회 자리도 이래도 싶을 정도로 과분함을 느낀다. 다음에 이런 이벤트가 있다면 그때는 조금 더 당당하게 더 좋은 성과를 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숙은 "우려 속에 1년을 버텼다. 앞으로도 앞을 향해 뛰어가겠다. 지금처럼만 응원해 주시고 한명한명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저희가 마음이 여리다. 눈물도 많고 안 좋은 한마디에 끙끙 앓는다.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전했다.

홍김동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