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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이 마침내 피워낼 '완벽'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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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이 마침내 피워낼 '완벽'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7.18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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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배우 이도현(28)에게 하나의 작품은 한 번의 등산이다. 아쉬운 타이밍에 찾아온 휴식기를 '내리막'에 비유하면서도, 새로운 경험과 성장을 향한 기대를 감추지 않는 배우 이도현을 만났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다.

1회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에서 시작해 지난달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나쁜엄마'에서 이도현은 뜻밖의 사고로 일곱살 아이가 되어버린 검사 아들 최강호로 열연했다.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냉혈한 검사와 천진난만한 일곱살 아이의 모습을 동시에 소화해야하는 연기는 당연하게도 이도현에게 큰 도전이었다. 그는 "서른일곱살 검사와 일곱살 어린아이 간극에서 오는 괴리감 없애는 과정들이 숙제였다. 그 부분이 큰 도전이지 않았었나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일곱살 아이 연기가 이도현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면, 막상 촬영하며 어려웠던 쪽은 검사 최강호였다. 그는 "검사 역할 자체도 처음이었다. 사 자 들어가면 공부 많이 해야된다고 하지 않나.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일곱살 지능의 강호를 연기할 때는 예진, 서진이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이랑 함께 촬영하면 굳이 뭘 더하지 않아도 이뤄지는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검사 강호는 작전을 짜고 판을 만드는 과정을 표현해야 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서른일곱살이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스로에게 엄격한 이도현, 나 자신을 칭찬하기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펼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주인공이었던 만큼, 배우 이도현에게 주어진 책임감도 막중했다. "어려워야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는 그의 목표는 '강호 역할은 이도현 아니면 안돼'라는 평을 듣는 것이었다고.

이도현은 "'강호는 이도현밖에 생각이 안 나', '걔 아니면 안 돼'가 정말 좋은 칭찬이라고 생각해서 목표를 크게 잡았다. 그 정도 사명감을 갖고 그런 말 들어야지 다짐해야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도현은 앞서 정한 목표를 달성했을까? 스스로 평가하는 만족도를 묻자 그는 "항상 아쉽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제 자신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자고 되뇌고 있다. 그동안 너무 야박하게 굴었다"면서 "그래서 이왕 칭찬할 거면 100점이라고 하고 싶다. '너 잘했어', '최선을 다했어' 말해주고 싶다"고 밝히며 웃었다.

최근 잇따라 흥행작을 완성하며 대중과 평단에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스스로에게 엄격하다. 그는 "'더 글로리' 때까지도 스스로가 너무 별로였다"며 "작가님도 '여정이 너무 잘한다, 멋있다' 말씀해주시는데 왜 칭찬받고 왜 잘했다고 하는 거지 싶어서 다른 분들한테 여쭤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20대 대표 남자배우로 빠르게 자리잡기까지의 비결에 대한 질문에도 이도현은 같은 답을 내놨다. 그는 "쉴 새 없는 일이 비결이지 않을까. 노출이 많이 돼서 많은 분들이 금방 알아봐주신 것 같다"며 "운도 좋았던 거 같다, 그 운을 잡기 위해서 저 스스로는 혹독하게 채찍질하고 야박하게 살아왔다"고 전했다.

"라미란 선배님께서 '물컵에 물이 넘칠 거 같으면서 안 넘치는, 중립 지키는 연기가 정말 어려운데 잘 해냈다. 그래서 칭찬하는 거다' 말씀해 주셨거든요. 알 듯 말 듯 수수께끼 같은 연기를 한다는 게 배우로서 너무 큰 축복이고, 그걸 해냈기 때문에 칭찬하는 거라는 얘기 듣고 내가 잘 한 게 맞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 뒤로 칭찬해 주시면 잘한 게 있으니까 칭찬해 주시는 거겠지, 스스로 쓰다듬어주려고 합니다."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 '나쁜엄마'로 가지 뻗고, 이제 꽃 피울 차례

"배우 생활이 '등산'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산을 오르기 위해서 꾸준히 걸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정상에 도착해 있잖아요. 이 일에 정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산하고 또 다른 산을 올라가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하산을 잘 하자고 주변 분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어요. 보통 하산하다가 다치곤 하니까."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으로 데뷔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호텔 델루나’, ‘18어게인’,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멜랑꼴리아’, ‘더 글로리’ 등 필모그래피를 빼곡히 채워온 이도현은 올해 중 군 입대로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이도현의 하산이 혹시 군 입대냐'는 질문에 "그렇게 됐다. 진짜 등산을 하게 됐다"며 웃음을 터뜨린 이도현은 "올해 안에 가는데 아직 날짜가 나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부터 가고 싶었다. 남자라면 가야 되지 않나"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이어 "다양한 경험이 배우한테는 정말 피와 살이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경험한다는 점에서 호의적이다. 얼마나 성장하고 어떤 걸 배워올지도 궁금하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20대 청춘스타로 큰 사랑을 받은 남자배우들은 군 복무를 기점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곤 한다. 이도현이 상상하는 전역 후 배우 이도현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예상은 잘 안 간다. 바람이 있다면 소년미는 좀 없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저를 소년 같은 이미지, 풋풋한 20대 초중반 이미지로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요. 군 복무 이후에 그런게 좀 빠지고 '진짜 남자기 됐구나' 같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이 좀 있어요. 그러려먼 많이 경험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군 입대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서른을 군대에서 맞이하게 된 소감도 산뜻했다. 이도현은 "기대된다. 옛날부터 빨리 서른이 넘고 싶었다. 남자는 서른이 넘어야 좀 중후한 멋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중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남자다워져서 돌아오겠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이도현은 입대 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얼마 전에 일본, 싱가폴 팬분들 만났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못 만나봬서 아쉽더라. 기회가 된다면 군대 가기 전에 팬분들 만날 수 있는 자리 생기면 좋지 않을까"라고 답하기도 했다. 바람대로 이도현은 내달 5일 데뷔 후 첫 팬미팅을 개최하며 팬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예정이다.

'더 글로리'의 주여정 역으로 눈도장을 단단히 찍고, '나쁜엄마'의 최강호 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힌 이도현은 만개할 준비를 마쳤다. 잠깐의 쉬는 시간마저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꽃을 활짝 피워내겠다는 각오가 가득하다.

"'나쁜엄마'는 제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작품입니다. 좋은 분들 만나서 좋은 과정을 겪었고 결과물까지 좋아서 정말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제가 나무였다면 새로운 가지가 트인 느낌이에요. 가지를 만들어주셨으니까 이제 제가 자양분을 줘서 꽃을 피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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