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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 슈팅 0’… 72위 상대로 졸전 여자축구 [모로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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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 슈팅 0’… 72위 상대로 졸전 여자축구 [모로코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7.3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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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공격은 날카롭지 않았고 수비는 촘촘하지 않았다. 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에서 또다시 높은 벽을 실감했다.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은 한국 여자축구의 현주소를 절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지난 25일 슈팅 5개(유효 슈팅 3개)에 그쳤던 조별리그 1차전 콜롬비아전과는 다르게 14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 슈팅(골문 안으로 들어간 슈팅)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는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슈팅만 많이 날렸을 뿐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비수들도 몇 차례나 실점 위기를 겪으면서 우왕좌왕했다. 측면 공격도 쉽게 내줬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후반 한국 박은선이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 슛을 시도하자 모로코 골키퍼가 공을 손으로 잡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후반 한국 박은선이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 슛을 시도하자 모로코 골키퍼가 공을 손으로 잡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지면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운 한국은 콜롬비아전과는 다르게 박은선(서울시청)을 손화연(현대제철)과 최전방 공격수로 먼저 내세웠다. 에이스 지소연(수원FC 위민)과 조소현, 이금민(브라이턴)을 미드필더로 세워 공격에 힘줬다. 경기 시작 직전 수비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수비수 임선주(현대제철)가 경기 시작 전 몸을 풀다 종아리 부상을 입어 심서연(수원FC 위민)으로 교체됐다.

조별리그 1차전 독일전에서 0-6으로 진 모로코는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팀이었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한국 수비수를 등진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모로코의 첫 골.

이후에도 몇 차례나 한국 진영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수에서 한국보다 위였다.

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박은선이 헤더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박은선이 헤더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박은선과 조소현, 이금민 등이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슈팅이 날카롭지 않고 공을 문전 앞까지 끌고 가더라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전반에 모로코와 슈팅수에서는 5-5로 대등했지만 유효 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슈팅이 모두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나왔지만 정작 골문 안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날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장면은 전반 26분에 나왔다. 지소연이 왼쪽에서 빠르게 올린 크로스를 박은선이 몸을 날리며 헤더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 밖으로 향했다. 벨 감독은 경기가 잘 안 풀려서인지 경기 내내 표정을 찌푸리고 화난 모습이었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콜린 벨 감독이 조소현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콜린 벨 감독이 조소현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화연과 추효주(수원FC 위민)를 빼고 최유리(현대제철)와 문미라(수원FC 위민)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후반 초중반 최유리가 오른쪽 측면을 통해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끝내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38분에는 옐로카드를 얻어낸 지소연이 프리킥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한국은 결국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채 0-1로 모로코에 졌다.

지소연의 말대로 여자축구가 남자축구에 비해 랭킹과 실력의 연관성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FIFA랭킹 17위 한국은 이날 모로코(72위)를 상대로 졸전을 펼친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이날 공 점유율에서 49%-31%(20% 경합), 슈팅수에서 14-9로 앞섰지만 단 1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모로코는 2개였다. 한국은 내달 3일 오후 7시 독일(2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독일과 콜롬비아의 조별리그 2차전은 30일 오후 6시30분에 시작한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모로코에 0-1로 패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지소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모로코에 0-1로 패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지소연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로코는 이날 자국의 월드컵 역사적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첫 승까지 따냈다. 이날 선발 출전한 모로코의 수비수 누하일라 벤지나는 히잡을 쓰고 월드컵에 출전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무슬림인 벤지나는 독일과의 1차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후반 36분에 지소연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며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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