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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자축구 벽 여전히 높았다… 남은 과제는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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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자축구 벽 여전히 높았다… 남은 과제는 [월드컵]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08.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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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독일전에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축구와의 벽을 여실히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과 콜롬비아, 모로코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이룬 16강 진출 재현은 물론이고 그 이상도 바라봤다. 에이스 지소연(수원 FC)과 조소현(35), 김정미(28·현대제철), 박은선(36·서울시청) 등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을 앞세웠다. 지소연과 조소현은 A매치 148경기에 나서 이 부문 공동 선두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은 월드컵에서 꼭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대회 직전에는 콜린 벨(62) 대표팀 감독의 지휘 아래 고강도의 체력 훈련을 하며 마지막까지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지만 뚜껑을 연 월드컵은 기대와 달랐다. 독일전에서 한국 여자축구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선제골(조소현)이 나왔지만 1무 2패로 H조 최하위에 그쳤다. 캐나다 대회에서 조별리그 1승1무1패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 3패를 하는 등 성적은 뒷걸음을 쳤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세계 2위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조소현의 골에 힘입어 세계 2위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둔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준비한 공격 전술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1차전 콜롬비아전과 2차전 모로코전에서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다. 모로코전에서는 14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유효 슈팅(골문 안으로 들어간 슈팅)이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상대 건장한 체격과 빠른 스피드에 중원에서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는 것도 버거웠다. 콜롬비아전에서는 경기 초반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뒤이어 골키퍼 윤영글의 실책성 실점이 나왔다. 월드컵 첫 출전인 모로코전에서는 졸전을 펼쳤다. 오히려 가장 어려움이 예상된 독일전에서 경기력이 제일 좋았다는 점은 아쉽다.

한국은 세대교체는 물론 체계적인 유소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케이시 유진 페어가 돌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케이시 유진 페어가 돌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소연, 김정미 등 베테랑들은 15년 이상 한국 축구의 주축이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평균 연령 29.35세로 출전한 32개국 중 가장 높다.

가능성은 봤다. 월드컵 사상 최연소 선수 기록을 세운 케이시 유진 페어(16·PDA)와 천가람(21·화천KSPO), 추효주(23·수원FC 위민) 등이 이번 대회에서 뛰었다. 셋은 독일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유소녀 전문 선수가 1000여명에 불과한 한국 여자 축구 생태계에서도 지속된 유망주 발굴과 육성이 필요하다. 벨 감독은 “체제, 인력, 선수들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며 “유소녀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고, 그중에서 최고 선수들끼리 경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지소연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3차전 한국 대 독일 경기. 지소연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질 개선을 위해 훈련법도 전면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벨 감독은 이번 대회전부터 ‘고강도 훈련’을 부르짖었다. 고강도 훈련은 단순히 많이 뛴다는 의미가 아닌 순간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체력적, 정신적 능력을 뜻한다.

여자축구가 전체적으로 체력과 기술이 상당해 더욱 격렬해졌고 고강도 훈련은 기본이 됐다는 게 벨 감독의 설명이다. 벨 감독은 "이 고강도 개념이 어린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 WK리그까지 하나의 틀로 이어져야 한다"며 "한국 여자축구 시스템 전체가 재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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