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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주SF '더 문'의 혁신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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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주SF '더 문'의 혁신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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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지난 5월 한국이 자력으로 만들어낸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우주로 향했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세계 11번째 자력 우주로켓 발사국 타이틀을 달았다.

누리호 이전에 대한민국 최초 우주발사체 로켓 나로호(KSLV-I)가 있었다. 그보다 더 과거에는 대한민국 최초 우주개발용 로켓 KSR이 우주 길을 열었다. 1993년 KSR-I, 2013년 나로호, 2023년 누리호까지. 밤하늘을 비추는 달은 더이상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공간이 아녔고, 반짝이는 별들은 더이상 사랑을 증명하는 약속이 아녔다.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 현실 그 자체였다. 2021년까지만 해도 개발도상국에 속했던 한국이 이런 결과를 맺으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김용화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스포츠 영화는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 속에 '국가대표(2009)'로 839만 관객을 기록했고, 한국형 판타지 불신 속에 '신과함께' 시리즈 쌍천만을 달성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과감하게 선택하며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신작 '더 문'으로 한국 기술과 자본을 향한 편견에 맞서며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김용화 감독. [사진=CJ ENM 제공]
김용화 감독. [사진=CJ ENM 제공]

영화 더 문은 근미래인 2029년, 대한민국 달 탐사선 우리호의 여정을 담는다. 우리호는 5년 전 실패를 교훈 삼아 세 명의 대원을 싣고 성공적인 발사를 이뤄내지만, 예상치 못한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해 대원을 잃는 아픔을 되풀이 한다. 남은 대원은 황선우(도경수 분) 한 명. 그를 구하기 위해 전 센터장인 김재국(설경구 분)이 황선우를 구하기 위해 호출된다.

김용화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사실적인 체험의 우주'를 제시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의 자문을 받은 것은 물론, VFX 작업도 과학 논문과 실제 영상을 기반 삼아 저중력 상태인 달에서의 폭발과 충돌, 먼지 흩날림 효과 등을 표현했다. 극중 도경수가 운전하는 월면차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이 공개한 설계도를 본 따 실제 달에서 운전이 가능하게끔 제작했다.

그는 월면차에 대해 "현대, 기아 등에서 자동차를 제작하시는 장인께서 만드셨다. 실제 월면차는 태양열 자체 충전 방식이지만, 극중 월면차는 전기차 형태로 시속 5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한 번 충전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에서 사용된 월면차. [사진=CJ ENM 제공]
영화 ‘더 문’에서 사용된 월면차. [사진=CJ ENM 제공]

대한민국 유일무이 우주 체험 영화로서 책임을 다하는 기술 혁신도 돋보였다. 촬영부터 VFX까지 모든 공정을 4K로 작업해 화면 퀄리티를 높였고, 700여 개 사운드 채널을 사용해 공간감을 더했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 최초로 프리미엄 HDR 영상 기술 '돌비 비전(Dolby Vision®)'과 첨단 공간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적용된 돌비 시네마를 상영했다. VFX 영상을 LED 화면으로 재생해 동시 촬영하는 ICVFX(인카메라 시각효과) VP 기술도 한국영화 최초로 도입했다.

최초에 최초가 더해지는 화려한 이력에는 배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론적 의미가 담겼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의 여러 요소 중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연기다.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낸 연기를 다른 요소로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며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더 문’ 스틸컷. [사진=CJ ENM 제공]
영화 ‘더 문’ 스틸컷. [사진=CJ ENM 제공]

사진과 같은 선명함을 자랑하는 해상도에 대해서는 "우주는 대기가 없어 잡광이 섞이지 않기 때문에 영화 속 해상도처럼 보인다"며 "사람의 시각과 청각만큼 예민한 감각이 없다. 그만큼 적응도 빠르다. 관객에게 5분 정도만 가이드 레퍼런스를 주면 금방 적응 할 거라 생각했다. 너무 생생해서 오히려 생생하지 않은 느낌이 들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해상도가 떨어졌을 때다. 그런 장면은 최대한 걷어냈다. 완성도를 위해 좋은 샷만 가져갔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컴퓨터가 잘 버텨줄 수 있을까 걱정했다. 4K 렌더링은 단순히 이전의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4배 이상이다. 앞서 '기생충'이 4K 영사로 상영된 적은 있지만 VFX까지 4K로 제작된 한국영화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우주를 수놓은 별들은 NASA 소스를 사용했다며 "NASA에서 제공하는 12K 해상도 소스를 받아서 썼다. 저희가 별을 만들게 되면 정말로 '별' 같을 수 있어서 실제 별을 적용했다"고 알렸다.

김용화 감독. [사진=CJ ENM 제공]
김용화 감독. [사진=CJ ENM 제공]

더 문은 우주 전문가에게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이다. 심채경 천문학자, 이경숙 한국천문연구원 등이 영화의 사실적 표현에 감탄했다. 국내 SF소설 작가들의 호평도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장르적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는 의미다.

김용화 감독은 "국가대표를 했을 땐 스포츠 영화는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고, 신과함께를 할 땐 판타지는 안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장르에 대한 도전 의식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SF장르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희망했다.

더 문은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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