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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면 말라” 영화인들, 저작권법 개정안 안고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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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면 말라” 영화인들, 저작권법 개정안 안고 국회로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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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K콘텐츠 창작자들이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한국독립PD협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등 국내 콘텐츠 창작자 단체들이 14일오후 국회소통관에서 영상창작자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강대규 DGK 부대표, 정승구 DGK 이사, 정주리 감독 등이 참석해 발언했다.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왼쪽부터),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승구 DGK 이사, 류호정 정의당 의원, 정주리 DGK 감독. [사진=DGK 제공]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왼쪽부터),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승구 DGK 이사, 류호정 정의당 의원, 정주리 DGK 감독. [사진=DGK 제공]

진행을 맡은 DGK 부대표 겸 영화감독 강대규는 "K콘텐츠의 영광스러운 자리에는 언제나 국가가 그 이름을 함께 하면서, K창작자들의 위태로운 구호 요청에 대한 대답은 하염 없이 뒤로 미루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화두를 던졌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 해 8월 31일과 9월 16일 '영상저작물 저작자의 비례적이고 공정한 보상을 위한 보상금 제도'를 신설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수차례 진행된 토론회, 문체위 공청회를 거쳤고, 이후 문체부는 해당 법안에 대한 연구 용역까지 마쳤다. 하지만 문체위 법안 소위에 한 차례 상정된 뒤 뚜렷한 이유 없이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유정주 의원은 1년 가까이 미뤄진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최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의 불공정한 이윤 분배, 불합리한 작업 환경 등으로 벌어진 미국 영화배우조합(SAG) 및 작가조합(WGA) 파업을 언급하며 "창작자의 정당한 보상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됐다. 정당한 보상 없이는 문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걸음마도 떼지 못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정주리 감독. [사진=DGK 제공]
정주리 감독. [사진=DGK 제공]

저작권법 개정안을 가로막는 요소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 반대'다. 

영화 '다음 소희', '도희야'의 정주리 감독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반대를 멈추고 창작자를 여러분의 파트너로 인정해달라. 그래야만 저희들이 계속 작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OTT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미디어플랫폼 저작권 대책연대(플랫폼연대)는 지난달 "신중한 법률 검토와 사회적 합의 없는 성급한 입법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지급 중인 저작물 이용 대가가 '이중 지급'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개정안이 보상 범위, 보상 형태, 지급방법 등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해 헌법의 '포괄위임 금지 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포괄위임 금지 원칙은 법률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에 세부 내용을 위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DGK 제공]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DGK 제공]

김병인 SGK 대표는 이중 보상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매절 계약이 우리 헌법정신이냐. 음악과 방송산업에서 30년 넘게 작동해온 저작권사용료 시스템이 위헌이냐"고 강하게 되물었다.

법제화 대신 사적 계약으로 해결하라는 반론에 대해서는 "유럽의 창작자들은 저작권법을 통해서, 미국의 창작자들은 노조를 통해서 '정당하고 비례적인 보상'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의 창작 생태계는 더욱 다채롭고 풍성해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왜 한국의 창작자들만 아무 대책없이 방치돼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창작자연대 창공의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위원장은 '구름빵' 백희나 작가, '검정고무신' 고(故) 이우영 작가의 저작권 논쟁 사건을 예로 들며 "법적 기반이 없어 해외 플랫폼에도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지 못한다. 이것은 모든 분야에서 동일한 이치로 벌어지는 비극이자 K콘텐츠의 민낯"이라며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권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재산권 차원이 아니라 창작노동의 최소한의 대가 차원에서, 인권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DGK 이사 겸 영화감독 정승구는 '상생'을 이야기하며 "2023년 현재, 전세계 콘텐츠 문명국 중에서는 오직 한국만이,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0에 수렴하는 상태로 방치한 채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연간 8700억원 규모의 국제 저작권료 시장에는 진입조차 하지 못한 상태"라며 "현행법에 따르면 창작자는 저작권자가 아니다. 권리가 없는 자와 협상에 임할 사업자는 어디에도 없다"고 개정안 통과가 플랫폼 사업자와의 상생 협의를 위한 필요 조건임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유정주 의원은 "이 법안은 사실상 두 달 전에 법안 소위에서 다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거부됐다. 제가 알기로는 감독님들이 많은 의원님들 찾아가고, 전화를 걸고, 만나달라 했음에도 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회가 신속하게 법안 통과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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