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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피 끓는 영화 인생 20년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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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피 끓는 영화 인생 20년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19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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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를 소유하고 싶은 마음, 이뤄내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은 영화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파고들고, 인상 깊었던 장면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감상을 남길 수도 있다. 이보다 더 나아가 눈앞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연기를 통해 다른 삶을 살아보는 방법도 있다. 어떠한 방법을 택하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통한다. 

배우이자 감독 겸 제작자 하정우(45)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 좋아한 영화를 여러 번 돌려보고, 끊임없이 연기와 영화에 대한 고찰을 가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데뷔 20주년인 2023년에도 영화를 생각하면 "피가 끓는" 그였다.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이를 입증하듯 올해는 영화 '리바운드' 제작과 영화 '비공식작전' 출연 등으로 관객을 만났다. 오는 추석 연휴에는 영화 '1947 보스톤'으로 찾아올 예정, 여기에 세 번째 연출작 '로비' 시나리오 작업까지 진행 중이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제작자로서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최근 개봉한 비공식작전은 2016년 '터널' 이후 7년 만에 김성훈 감독과 손잡은 작품이다. 대본을 보지 않고 오직 신뢰만으로 출연을 결정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그는 김성훈 감독에 대해 "잘 맞는 코드가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도 비슷하고, 삶의 태도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어 "'터널'은 주인공이 고립되는 이야기다. 만약 제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할 거다. 그것이 저만의 생존 방식이다. 마냥 우울해 하지 않고, 마냥 슬퍼하지 않고,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김성훈 감독님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같은 이해를 가진 사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피랍 사건을 바탕에 두고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민준은 개인적인 욕심에 구조를 시작하지만,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으며 점차 성장해 나간다. 하정우 특유의 코믹 연기가 잘 녹아있는 인물. 하정우는 "캐릭터에 잠재력이 있었다. 희비극도 동시에 가능했다. 감독님이 이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꽉 채우지 않고 배우 하정우가 들어갈 공간을 남겨두셨다. 저 스스로 찾아보고 고민해 볼 구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과함께'로 호흡한 주지훈과 재회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온바. 그는 "'신과함께'에서 보여준 강림(하정우 분)과 해원맥(주지훈 분)으로 많은 분이 기시감을 느끼셨을 거다. 주연 배우로서 작품 수가 쌓이다 보면 생기는 필연적인 일"이라며 연기 생활에 뒤따르는 "평생의 숙제"라고 밝혔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자유롭게 플레이하는 것에 방해가 되면 안 되지 않나. 그런 것에 발목을 잡히면 안 된다. 관객분들은 영화의 본질에 포커스를 맞춰 봐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 하정우가 바라본 작금의 영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맛본 하정우지만, 침체한 극장가에선 고군분투를 면치 못했다. 2020년 크랭크업한 '1947 보스톤'은 3년의 시간 끝에 겨우 빛을 보는 데다 2021년 촬영 종료한 김진황 감독의 '야행'은 개봉 시기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 비단 하정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팬데믹 시기 촬영한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기 위해 무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

하정우는 현 상황에 대해 "우리 안에서 위축된 게 아닌가 싶다. 앞서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탑건: 매버릭', '공조2: 인터내셔날' 등이 유의미한 숫자를 냈다. '미니언즈'도 코로나 이전에 개봉한 1편과 이후에 개봉한 2편 성적 차이가 크지 않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도 시리즈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관객은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히려 투자사, 제작사가 위축된 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를 통과하면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멈춰있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마냥 기다려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걱정을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하정우. [사진=쇼박스 제공]

하정우의 영화 인생 20년 원동력은 '영화' 그 자체였다. 그는 "매일 매너리즘에 빠진다. 그럴 때마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영화를 다시 찾아보는 편이다. 잊혀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몇몇 영화들이 있다"며 "비슷한 표정, 눈빛, 화술이 바뀌려면 깨달음을 얻는 사건이 있어야 한다. 늙어간다는 건 사건을 겪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당장 해결책을 찾기보다 지금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가슴 뛰었던 영화를 보며 숨 고르기를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원동력으로 작용한 작품은 '오퍼: 대부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1939)'를 좋아한다는 하정우는 "대부 제작기를 담은 드라마 '오퍼'를 보고 많이 울었다. 대부는 카메라 앞, 오퍼는 카메라 뒤를 목격하는데 사실적으로 나오더라. 굉장한 울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로비' 촬영을 앞둔 감독이자 배우로서 "잡힐 듯 잡히는 않는 것이 영화 작업이다. 누구나 각자에게 그런 것들이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처럼 시나리오를 작업하면 눈이 멀어 구조를 읽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주연 배우 입장에서 장면을 주관적으로 분석한다면 연출자로서 흐릿해지기도 한다. 어렵고 놀라운 부분이다. 그것이 피를 끓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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